현대차 비정규직, 집회신고 위해 23일간 노숙...또 유령집회

집회신고 위해 상경한 현대차 비정규직을 만났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중단을 요구하며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이 25일간 벌였던 공장 점거투쟁이 1년 지났다. 점거투쟁 후 54명은 해고 됐고, 수 백 명은 정직을 당했다.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에도 흔들리지 않는 현대차에 대한 비정규직지회의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현대차 본사 집회 신고 위해 상경, 진을 치고 나선 용역

15일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 6명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 집회 신고를 위해 서초경찰서로 상경했다. 하지만 서초경찰서 앞에는 현대차 직원이라며 비정규직지회와 동일 장소에 집회 신고를 내고자 하는 이들이 줄 서 있었다.

  서초경찰서 앞은 집회신고 내기 위한 이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오른쪽에 앉아 있는 이들이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다. 나머지는 삼성과 현대차에 집회신고를 내기 위해 회사측 사람들이다.

집회신고를 위해 상경한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A 씨는 “비정규직지회의 집회 신고를 막기 위해 현대에서 보낸 용역들인 것 같다. 현대차 직원이라고 하는데 수십명이 여기에 와 있을 이유가 있겠냐”며 “집회 신고를 하루에 한 명씩만 받아주고 있어 앞에 줄 서 있는 용역들이 빠지고 집회 신고를 낼 때까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일에 상경한 이들 앞에는 17명이 있었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6인 외에 현대차와 삼성에 집회 신고를 낸다며 수십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집회신고를 위해 모여든 풍경을 사진 찍으려 하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A 씨는 “용역들이 주말은 신고하지 않고 있어 우리가 집회신고 내려면 시간이 더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지회는 6일 연속 집회 신고를 낼 계획이기 때문에, 주말이 앞선 이들의 집회 신고에서 빠지면 비정규직지회의 신고일자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서초경찰서 집회신고 담당자는 “회사 측과 노조 측이 같은 장소에 집회 신고를 하려고 해 어쩔 수 없다. 720시간 이내 신고만 받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 명씩만 자정에 받는다”며 “순서는 CCTV를 통해 먼저 온 순번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점거 투쟁 1년, “자신감 가지고 다시 싸울 것”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박민호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전 법규부장. 17일부터 이상수 전 지회장과 함께 대법 판결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집회신고를 위해 비정규직지회가 서초경찰서에 24시간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17일부터 이상수 전 지회장과 박민호 전 법규부장이 대법원 앞에서 ‘현대차 불법파견 대법원 최종 판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공장점거 투쟁 1년,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과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눴다. 서초경찰서로 상경한 조합원들은 공장점거 투쟁 이후 해고된 이들이었다.

공장점거 투쟁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나

-그 때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기도 하면서 아쉬움 마음도 동시에 든다. 김밥 한 줄 서너명이서 나눠 먹기도 하면서... 배는 고파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 같다. 조장, 반장 하던 사람들도 함께 싸우고 있었다. 이경훈 집행부와 정당이 내놓은 합의안을 믿고 25일 만에 나왔던게 아쉽다. 이후 손배 소송 취하도 전혀 없었다. 조금 더 싸웠어야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해고자가 54명이나 나왔다. 정직도 많이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점거 투쟁 이후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

-아무래도 생계를 유지하는게 가장 힘들었다. 해고 조합원들 중 일부는 생계 때문에 택시운전, 대리운전, 일용직 건설 노동을 하기도 했다. 해고자들 연령대가 대부분 30대 초반이라 아이들도 어리고...

투쟁 이후 회사의 압박도 힘들었다. 회사측이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노조 활동 안하면 자리를 보장해주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다. 일부 조합원들이 각서를 쓰고 조합활동을 피한다.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좀 답답하다. 함께 울고 웃고 했던 사람들인데...현대차 자본이 다 갈라놓은 것 아니냐.

해고자, 정직자들 중에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자다가 깨 베란다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떨어지면 죽을까‘하는 생각을 한 사람도 있었다. 혼자 있으면 불안해서 동료들이랑 같이 모여서 자기도 했다.


싸움이 장기화 되면 생계 문제가 가장 힘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노조 차원에서 방법을 만들고 있지는 않나. 노조 분위기는 어떤가

-현장으로 복귀한 조합원들이 결의해서 생계비를 마련하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도 함께 동참하고 있다. 오는 일요일(20일) 울산에서 조합원 총회가 있다. 노조가 그동안 힘이 많이 빠졌었는데 이번 총회를 기점으로 다시 구심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이번에 집회 신고 투쟁을 위해 상경하면서 조합원들이 ‘고생 많다’, ‘힘내라’는 연락이 많이 왔다. 정규직 노조 선거에서도 어용 집행부가 아니라서 힘이 될 것 같다. 현대차지부 이취임식이 끝나면 비정규직지회와 간담회도 예정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진중공업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지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내려왔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아쉬운 점이 많은 합의이긴 하나 기뻤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가 많다. 한진중 투쟁 보면서 우리 투쟁에도 희망버스가 오면 좋겠다고. 그러면서 ‘우리가 투쟁을 잘해야 희망버스도 오는 것 아니냐, 지회가 투쟁의 구심을 잘 만들어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조 내부가 많이 시끄러웠는데, 우리가 투쟁을 잘 만들어 내야 사회적 연대도 있지 않겠나. 공장점거 투쟁도 대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긴 시간동안 싸워보자는 노력이 있었다. 그 때 당시 심정으로 현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오후 3시 30분 쯤 서초경찰서 앞에는 울산과 전주에서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40여명이 방문했다.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낸 근로자지위기준 관련 재판 참석을 위해 올라온 이들이었다. 조합원들의 지지방문으로 이상수 전 지회장과 집회신고 투쟁을 벌이는 조합원들은 밝은 모습이었다. 골리앗 현대차와 맞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싸움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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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집회신고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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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111

    어짜피 줄어 ..

    공장자동화 ..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다

    그만큼줄어든다...

    자본주의 에서는 인력의 재배치가 그런ㄱ ㅔ 있다

    가령 10만명 이라면 무엇이 발달할수록
    인원은 5만명 1만명으로 줄어든다 .

    인간이 하던것을 기계가 대처되기 때문이다


    희발유차에 15만개부품이라면
    전기차는 7만부품이다보니 절반정도는 남아돌게되죠

  • ㅉㅉㅉ,철자법좀배워라

    111아? 철자법 좀배우고서 뎃글달아라,,희가아니라휘발유다

  • 후...

    ㅉㅉㅉ 님.. 뎃글이 아니라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