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 넘는 싸움...경상병원 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시의원 대화요구도 거절...“고용승계합의사항 이행하라”

고용보장합의서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경산삼성병원에 맞서 500일이 넘는 싸움을 해온 경산삼성병원 노조 대표자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상병원분회]

지난 16일 의료연대노조 경상병원분회와 경상병원 정상화와 고용승계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경상병원공투본)은 병원의 고용보장합의서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신은정 분회장과 김헌주 경북일반노조 부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경산삼성병원은 2010년 2월 파산한 경상병원을 인수해 2011년 3월 개원했다. 개원 당시 노조와 ‘고용보장합의서’를 작성하고 고용승계 보장을 약속했으나 개원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병원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집회와 농성을 벌여왔다. 이에 병원측은 세 차례 업무방해가처분 신청과 1억 5천만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노조에 청구했다. 또, 사측이 병원 정문 앞 컨테이너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고발해 노조가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공투본 관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경상병원공투본은 병원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왔으나 병원은 태도 변화가 없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상병원분회]

신은정 분회장은 “우리는 자기들이 한 약속 지키라는 것 밖에 없다. 그게 그렇게 힘든 건지 잘 모르겠다. 너무 속이 상하다”며 “법원하고 한 (고용승계)합의는 지켜지지 않는데, 노동자 탄압할 때 법은 쉽게 지켜진다”며 병원의 태도에 대한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그는 “두 아이의 엄마로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너무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 투쟁 너무나 정당하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한다”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절박함 심정을 토로했다.

신은정 분회장은 “시민들을 대표하는 시의원과의 면담도 거부하는 행동이 안타깝다. 병원 운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병원측이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식농성 시작 기자회견 날 경산시 시의원들이 병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신은정 분회장과 함께 단식농성에 들어간 김헌주 부위원장은 “마지막까지 남아서 투쟁하는 조합원 중에 일반노조 조합원도 있다. 투쟁은 조합원이 하지만 집행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의지를 밝혔다. 그는 조합원을 언급하며 “남편이 암이라 생계를 위해 장애인자립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농성장에 찾아와 조합원들 점심식사 챙겨주고 또 일하러 다니신다”며 경상병원 고용승계 문제의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경상병원공투본은 단식농성 대표자들과 함께 릴레이 단식을 진행한다. 23일 오후 3시에는 공공운수노조 집중 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 쌍용차노동자 등 법 판결과 노사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경산삼성병원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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