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10주년, 인권단체 “현병철 위원장 사퇴하라”

인권위에는 인권 있나...물대포 과잉진압 외면

국가인권위 10년, 기념식과 더불어 ‘인권위에 인권없다’는 항의가 쏟아졌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인권위 기념식장에 들어가 "현병철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25일 인권단체연석회의,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인권위 설립 1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 방문해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인권단체들, 인권위 10주년 기념식에서 현병철 위원장 사퇴 요구

이들은 항의 방문에 앞선 오전 9시 30분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권력의 인권침해를 감시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해야 하는 인권위가 권력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며 인권위가 인권위답지 못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인권위 10주년 기념식장에 방문했다.

  25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인권위 설립 1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경찰은 업무방해를 이유로 인권단체 활동가들의 행동을 제지했다

기념식장 앞은 프레스센터 직원들과 인권위 직원들이 막고 인권 활동가들의 진입을 저지했다. 인권 활동가들은 기념식장에 들어가 “인권 없는 인권위는 반성하라”, “현병철 인권위원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인권 활동가들이 구호를 외치자 인권위 직원들은 “행사 방해 하지 말라”며 기념식장 밖으로 내 쫓았다.

박홍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는 “장애인권 외면하는 현병철은 사퇴하라”고 외치다 밖으로 내몰렸고, 마침 장애인권상을 수상하고 있었다. 한 참석자가 누구냐고 묻자 인권위 직원은 “행사 때마다 오시는 분들이다. 신경 쓰지 말라”는 말로 일축했다.

현병철 위원장의 기념사가 이어지자 인권 활동가들은 기념식장 밖에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구호를 외쳤다. 현병철 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인권위가 10년 동안 우리사회에서 인권을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세계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국가인권기구가 되도록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장이 기념식장 앞을 막아서고 업무방해 하지 말라며 인권 활동가들의 행동을 제지했다. 인권 활동가들은 “우리가 만든 인권위다. 인권위 행사에 왜 못 들어가나. 현병철 위원장이 한 게 뭐있냐”며 비판했다.

  기념식장에서 쫓겨난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기념식장 밖에서 구호를 외쳤다

박홍구 대표는 “활동보조제도와 장애인권을 위해 인권위 점거 농성을 했더니 실형과 벌금을 물었다. 인권에는 관심도 없는 현병철 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차별을 방치하고 동성애를 혐오의 대상으로 몰아가는 인권위는 차별을 조장한다”며 인권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8, 19일 이틀 간 국가인권위 10년 평가 토론회를 열고 △인선 절차 개선 △독립성 확보 △법률주의 극복 △투명성 제고 △사법부에 적극 의견개진 △권고를 넘어 이행까지 책임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관심 △사회권 분야 관심 △시민사회와 협력 △지역사무소 확대 및 강화로 이루어진 인권위 변화과제를 제출했다.

겨울, 경찰 물대포도 방치
사회적 약자 목소리 외면한다는 비판 줄이어...인권위는 북한인권만 집중


“저는 인권위 홍보대사로 인권위가 국민 곁에 바로 서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인권을 위해 싸워 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수많은 위원이 사퇴했을 때도 남아있었습니다. 현병철 위원장님이 지금 당장 경찰청으로 달려가 물대포를 맞고 연행된 국민을 위해 항의해야 합니다.”

  23일 한미FTA비준무효 행진 당시 경찰은 물대포를 참가자를 향해 직사했다.

22일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통과 후 이에 반발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비준무효를 주장하며 거리에 나섰다. 경찰은 시민들의 행진을 물대포를 쏘며 저지했다. 23일에도 경찰은 물대포를 시민들을 향해 직사했다.

인권위 홍보대사인 방송인 김미화 씨는 24일 인권위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는 24일 “오늘도 침묵한다면 인권위 홍보대사직을 즉시 내놓고 내일 예정된 인권위 10주년 행사의 진행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담을 느꼈는지 인권위는 인권지킴이를 집회현장에 보냈다. 24일 물대포는 나오지 않았다.

원희룡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당 정치인조차 추운 겨울에 물대포는 너무 하다는 의견을 꺼냈다. 그제서야 인권위는 24일 경찰청 경비과 등에 유선을 통해 물대포 및 과잉진압을 자제 요청을 했다. 늦었지만 인권위의 태도 변화로 김미화 씨는 예정대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병철 위원장 취임과 함께 ‘인권 없는 인권위’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2009년 취임 이후 직원 21%를 감축하고 홍보협력과장을 해고 하는 등 독단적 운영을 해왔다. 이에 상임위원과 전문위원들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물과 음식을 제공하게 해달라는 진정요청을 거부하고 인권위상 수상자가 수상을 거부하는 등 자질논란도 끊이지 않아왔다.

이광철 민변 사무차장은 “인권위는 서민들과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권위 기념식에 사회지도층 인사들만 모여들고 있다. 김진숙과 PD수첩, 용산참사를 외면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북한인권에만 몰두한다”며 인권위의 행보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