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는 “용산참사”의 비애...다음 달 3주기 맞아

용산진상규명위 “구속철거민 석방,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촉구”

오는 1월 20일, 용산철거민들의 망루점거에 경찰특공대를 투입 강제진압하면서 철거민 5명과 경찰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가 발생한지 3년이 된다.


용산참사 3주년에 앞서 용산참사진상규명위는 6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용산참사 유가족과 진상규명위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용산참사 생존자인 구속 철거민들을 석방하고, 용산참사 재발방지를 위한 강제퇴거금지법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진상규명위는 “참사의 생존자인 철거민들만이 참사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구속되어 3년째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고, 망루에서 추락해 부상당한 철거민은 지난달 다섯 번째 재수술을 받으며 영구장애를 안은 채 1심에서 4년의 형이 선고되어, 항소심 법정 구속의 위협에 놓여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무리하고 성급하게 공권력을 투입한 살인진압 책임자 김석기(전 서울경찰청장)는 이명박 정권의 보은인사로 오사카 총영사가 되더니, 8개월 만에 총선에 출마한다며 귀국했다. 법정에서 밝혀진 진실을 외면하고, 검찰의 왜곡된 주장만을 받아들여 철거민들에게만 중형을 확정 판결한 양승태 판사는 대법원장으로 임명되었다”며 “참사의 책임자들은 MB정권의 보은인사를 통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규탄했다.

현재 용산참사로 숨진 고 이상림 씨의 차남 이충연 씨와 남경남 전철연 의장 등 8명이 5년~4년 형이 확정되어 3년 가까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진상규명위는 내년 1월 20일 3주기 전에 잘못된 도시개발 정책의 피해자이자, 참사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구속 철거민들에 대한 조건 없는 석방 및 사면을 촉구했다. 진상규명위는 구속철거민 석방 사면 촉구 선언을 진행해 종교계, 시민사회, 정당 등 2000여명이 참여한 선언을 발표했다.


한편, 진상규명위는 여전히 용역깡패의 폭력을 동원한 살인적인 강제퇴거와 무분별한 개발로, 또 다른 용산참사가 예고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진상규명위는 용산참사와 같은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거권의 법제화와 더불어, 강제퇴거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원칙과 국가의 책임 등을 밝히는 “강제퇴거금지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상규명위가 준비하고 있는 강제퇴거금지법에는 △강제퇴거금지, △철거현장 폭력행위 금지, △퇴거금지 시기규정, △재정착 권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진상규명위는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을 위해 올해 3월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특위를 구성해 민변, 서울변호사회 등과 세미나 및 포럼 등을 개최했다. 10월에는 정동영, 김진애, 김희철, 강기갑 의원실과 함께 국회에서 ‘강제퇴거금지법’ 토론회를 열었다.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촉구 선언을 진행해 현재까지 총 4,26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12월초 국회에 입법청원서를 제출하고 3주기 전에 법률이 제정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는 구속철거민 석방과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을 위해 6일부터 3주기인 다음 달 19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매일 1인 시위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속해야 할 사람은 김석기와 MB정부”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정영신

  구속철거민 석방 1인 시위에 나선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씨
용산참사 3주기가 다 되어 간다.
_3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철거민들은 교도소에 있고 살인의 주범들은 할 호강하고 있다. 참담한 심정이다. 진정 구속해야 할 사람들은 김석기와 이명박 정부다.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사과도 제대로 안 한 정운찬이 국무총리 하면서 자신이 제일 잘 한 일이 용산참사 해결 한 거라고 하던데 그 말은 거짓말이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구속당한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나?
_엊그제 면회 다녀왔다. 잘 지내고 있지. 비리 정치인들은 사면하고 양심수는 석방 안하는게 말이 되냐. 구속자들을 전국 각지의 교도소로 보냈다. 면회도 일주일에 한 번, 10분밖에 안되고... 겨울인데 내복 반입도 안 되고 교도소 안에서 사 입으라더라. 없는 사람들은 교도소에서도 없이 산다. 좋은 일 하던 사람들을 교도소로 보낸 이명박이 잘못이다. 꼭 석방해야 한다. 부자만 살리는 정부를 바꿔야 한다.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운동을 하고 있다.
_애초 12월에 발의할 생각이었는데 한미FTA 날치기 통과로 국회가 열리지 않아 1월 발의할 예정이다. 용산참사 전까지는 몰랐는데 여기저기 약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서울에 공사 현장이 1000여 곳이 넘는다더라. 용산만 해도 지금 공터다. 우리는 빌딩 한 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살 수 있는 집을 바랄 뿐이다. 박원순 시장 당선 되고나서 재개발 정책 바꾼다고 하는데,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장에 가서 사람들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생계가 힘들지는 않나?
_우리 아들, 식구들 나오는게 중요하다. 추운 겨울 교도소에서 보내면서 고생하는데 우리가 1인 시위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생계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더라. 여기저기 너무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철거민들이 강제퇴거 안 당하도록 강제퇴거금지법 제정하는데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 철거민들은 내 옆에 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제2, 제3의 용산참사가 생기면 절대 안 된다.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국회의원 출마 한다고 하던데
_김석기가 국회의원이 된다니 말도 안 된다. 이 사람이 정치하면 국민들 다 죽일 사람이다. 김석기는 떳떳하면 용산에 출마하지, 경주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건 떳떳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법정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이유가 뭐겠냐.

최근 FTA 날치기 처리 후 비준 무효 요구가 높아지는데
_FTA날치기 통과한 것도 문제다. 사람이 아니라 도둑놈이다. 칼만 안들었을 뿐 강도다. 시민들이 시위하는 것은 사회에 혼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목소리를 내고자 함이다. 정부가 목소리 내는 시민들에 물대포 쏘고, 최루액 쏘고 하니까 혼란스러워 지는거다. 정말 없는 사람들이 잘 사는 평등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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