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론스타·농협문제 놓고 민주당 탈퇴 배수진

민주당, 예결위서 농협 구조조정 합의했다 금융노조 반발로 번복

민주통합당이 론스타 국정조사와 농협중앙회 신용과 경제 분리(신경분리) 문제를 놓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통합의 한 축이었던 한국노총 금융노조가 탈퇴를 거론하며 배수진을 쳤다.

금융노조 위원장인 김문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민주통합당은 금융주권 사수와 국부유출 방지를 위한 론스타 먹튀 저지와 300만 농민과 협동조합을 살리는 농협 구조개편 부분에 정부여당과 협상하면서 일부 교섭을 심각하게 잘못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며 “한국노총과 노동계는 현재 민주통합당의 대여 협상 전략과 전술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은 노동계의 현안 해결을 위해 민주당과 통합하면서 노동부문 최고위원에 2명을 파견한 바 있다.

  30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최고위원 사퇴를 거론하는 김문호 최고위원

김문호 최고위원은 “우리당 원내교섭단이 이 부분에 대해 의지가 약하고, 동시에 우리당이 이를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노동계 최고위원들은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노동계는 민주통합당과의 관계설정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노동계 입장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치권 전반의 지각변동을 불러 일으킬 사안”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김문호 위원장의 최고위원직 사퇴 거론은 금융노조가 민주당과의 통합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준 것이다. 금융노조가 통합을 되돌리면 한국노총 내에 통합 반발 세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통합이 무효로 갈 가능성도 있다.

김문호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참세상>과 통화에서 “최고위원회 발언은 배수진을 친 것이고, 요구가 관철 안되면 사퇴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오전 사퇴 발언으로 원내 교섭단이 금융노조의 의지를 정확히 읽었고 통합정신을 위배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다시 금융노조의 주장을 가지고 협상을 하는 국면이 됐다”고 밝혔다.

“농협 신경분리 예산안 지도부에 물어봐라”

금융노조의 압박으로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예결특위 여야 간사들이 합의한 2012년도 예산안을 다시 뒤집었다. 강기정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18대 국회 마지막 해인 2012년 예산 처리 과정에 어려움은 있었으나 지혜를 모아 결국 합의 처리했다는 점에 크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예산안 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논란이 된 농협 신경분리 문제 관련 예산안은 한나라당 안대로 합의 됐다.

애초 금융노조는 농협 신경분리와 연관된 농협중앙회 이자보전을 위한 1500억원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을 요구했지만 강기정 의원이 합의한 예산안엔 1500억원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강기정 의원은 “농협 신경 분리 예산 문제는 예산안을 최종 합의하기 직전 임시지도부에 보고하고 지도부 회의에서 의논 하고 민주당이 취 할 입장이 뭔지 진지하게 검토 했다”고 밝혔다. 김진표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도 조율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강 의원은 금융노조의 반발이 예산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 문젠 지도부에 물어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바로 30여분 뒤에 홍영표 원내대변인이 국회 기자회견장으로 내려와 강기정 의원이 합의한 예산안을 뒤집었다. 홍영표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은 2012년도 예산 심의와 관련해 농협 신경분리와 연관된 이자보전을 위한 1500억원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012년도 예산안 합의처리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예산안 합의를 뒤집었다. 예결위에서 합의한 내용이 의총에 보고되자 금융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강기정 의원이 합의해 온 안을 뒤집은 것이다.

애초 정부는 2017년으로 예정되어 있던 농협 신경분리 사업을 2012년으로 앞당기면서 농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6조원의 지원을 약속 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해 6조원의 지원을 4조원으로 축소하고, 1조원 만 주식으로 출자하겠다고 말을 뒤집었다. 또 3조원은 농협에서 차입하고 이에 대한 이자로 15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예산안을 제출했다. 따라서 이자 분 1500억원을 예산안에 반영하면 정부 안 대로 신경분리가 진행 될 수밖에 없다.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지금 6조원에 대한 지원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농협은 11조원에 달하는 빚더미를 떠안게 된다”며 “현재 농해수위에 1년간 신경분리를 유예하는 법안이 제출되어 있다. 정부는 이 법안에 동의하거나 6조원을 확실하게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처럼 유동성이 없는 출연/출자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농민들에 대한 사기극”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금융노조 요구와 일치한다. 금융노조의 최고위원 사퇴와 한구노총 관계 재설정 발언으로 협상 국면이 다시 바뀐 것이다.

“의총에서 론스타 국정조사 결의 해놓고, 김진표가 등원 협상에 넣지 않았다”

금융노조가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민주통합당이 이 문제를 등원의 조건으로 의총에서 결정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오치화 금융노조 선전부장은 “12월 14일 통합민주당 의총에서 예산 국회 등원의 조건으로 론스타 국정조사와 농협 신경분리 연기를 결의 한 바가 있다”며 “그런데 김진표 원내대표가 한나라당과 야합해 등원하면서 론스타 국정조사 문제는 제외하고 신경분리 문제도 두리 뭉실하게 문구로 만들어 등원에 합의했다. 말로만 론스타 국종조사와 신경분리 문제를 떠들고 뒤로 돌아서는 호박씨를 깐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제 금융노조에 따르면 금융노조가 여야 정치권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진표 원내대표가 등원 협상 당시부터 론스타 문제엔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을 확인한 금융노조는 28일 김진표 원내대표실 항의 농성에 돌입했지만 국회 경위들에게 끌려나왔다.

오치화 부장은 “원내대표실에서 김문호 최고위원 등이 끌려나오는 동안 김진표 원내대표는 쳐다만 보고 있고, 이러면 안 된다는 말만 했다”며 “진정으로 노동세력을 통합의 주체로 받아들이는지 회의와 배신감이 들었다. 국정조사 합의를 등원 조건에서 제외 한 것은 론스타 문제에 일정 책임이 있는 김진표 대표 때문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론스타 국정조사와 농협 문제가 관철이 안되면 금융노조는 관계 재설정 발언에 책임을 가지고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외환은행과 농협은 격앙된 분위기다. 이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민주통합당으로의 정치 참여를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금융노조와 외환은행 노조 조합원 30여명은 한국노총의 민주통합당 탈퇴를 요구하며, 한국노총에서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에 가족을 포함해 29일까지 1만5천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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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람이

    -졸속하게 농협신경분리되면 그 피해는 결국 힘없고 빽없는 농민에게 돌아옵니다. 당초 취지데로 207년에 농협이 자율적으로 사업분리 되도록하여야 합니다.

  • 우라질

    당연 모피아인데, 멀 바래.ㅋ
    갠적으로 민주진영 한다는 의원들도 결국 안건마다 한통속으로 나가는거 보면.
    그냥 민주당 버려.

  • 69

    답은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이 옆에서 진상떠는 김진표 전재경부장관 아구창을 날리는 것이다!!
    고 놈이 바로 제프리 존스의 로비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게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뻔한 사실을 두고 한나라당 탓하니... ㅉㅉㅉ
    금융자본주의 문제는 정권문제가 아니다.
    정권에 관계없이 권력을 쥐고 설치는 경제관료와 그들을 후원하는 금융자본을 타도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백날천날 정권교체 타령해야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