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하청노동자, 이번엔 일방적 임금삭감

30일, 세진중공업 폭발사고에 이어, 이번엔 STX조선에서 임금삭감

창원의 STX조선소가 새해 첫 날부터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30일, 울산 세진중공업의 폭발사고로 하청노동자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또 다시 조선소 사내하청노동자 임금 삭감 논란이 떠오르면서, 조선업 전반의 비정규직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STX조선은 지난 30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세진중공업 메가블록의 원 발주처로 알려져 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자료사진]

STX조선 도장팀 소속 하청노동자들은 지난 2일,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임금삭감 통보를 받았다. 경제난으로 일당 1만원과 수당 10만원을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STX조선 비정규직 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일, 두 군데 하청업체에서 임금삭감을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며, 어제 작업거부에 이어 오늘 선전전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임금삭감이, STX조선의 모든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지금 전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을 상대로 30% 임금이 삭감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번 소지공들의 임금삭감이 저항 없이 이뤄진다면, 원청은 모든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을 강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조선은 지난 특별근로감독 기간에도 하청노동자들에게 휴업수당 없이 작업대기를 통보한 바 있다.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휴무를 할 경우, 평균임금의 7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STX조선해양 정규직 노조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STX조선해양 원청과 협상을 진행해, 특별근로감독 기간의 휴업수당을 1월 20일까지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STX조선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는 2,000명이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는 4,500명에 달한다. 배를 만드는 생산 공정의 80%를 비정규직이 담당하고 있으며, 정규직은 20%만이 공정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곳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삭감 뿐 아니라 열악한 작업환경에도 노출 돼 있다. 관계자는 “다른 대형 조선소에 비해 근무 환경과 작업환경이 열악한 편에 속해, 작년 5명의 산재 사고 중 4명이 하청노동자였다”며 “원청에서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해야 하는데, 무엇이든 하청에 떠넘기고, 하청은 안전관리 자체를 못 하고 있는 시스템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개선을 위해 노조를 결성하려해도, 고용승계 거부나 폐업으로 해고되기 일쑤다. 지난 2010년 5월, STX조선의 H사내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5명이 노조를 결성하자, 회사는 이들에게 업체 폐업에 따른 해고조치를 취했다.

한편 금속노조 STX비정규직 위원회는 “STX조선해양의 하청노동자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근로기준법의 적용 대상임을 회사 측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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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킁킁

    하청업체 고혈을 빠는 stx는 정말 쓰레기 기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