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자살 시도 노동자 아내 1인시위 나서

매일 서울 본사앞에서 시위할 것...회사 “별로 할 얘기가 없다”

유성기업 노동자 유 모 씨가 5차례 자살을 시도한 가운데 아내 임 모 씨가 회사측의 책임을 물으며 19일 1인시위에 돌입했다.

임 씨는 매일 낮 11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유성기업 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관련해 회사측 관계자는 “회사에 언론홍보 담당자 자체가 없다”거나 “별로 할 얘기가 없다”며 사실상 인터뷰를 거절했다.

임 씨는 ‘토사구팽 유성기업’ 제목으로 “1차 복귀자는 나라로 치면 충신이라더니 아프면 회사에 문제되니 알아서 해라?”이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회사측을 비판했다.

임 씨는 1인시위 뒤 본지와 인터뷰 하며 “답답하다”며 “회사 관리자들이 1인시위 하는 데 나와서 구경하고, 비웃고 하는 데 참담하더라”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임 씨는 “내가 1인시위할 때 우리 아이들이 보고 있었는데, 회사 관리자들이 사람 너무 괄시한다며 한 숨 쉬더라”라고 전했다.


임 씨는 피켓을 통해 “지난 2011년 5월 유성기업 노사갈등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제 남편은 오로지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 하에 1차 복귀자로 회사에 들어가 밤낮없이 철야작업을 실시하고, 작업현장에서 불편한 잠을 청하며 생활했다”며 “한 식구인 구노조(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유성기업지회) 동료들과 대치 기간 중 동료를 배신하고 싸워야 하는 죄책감과 괴로움에 급기야 외상후 스트레스가 왔다”고 전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작년 5월 ‘밤에는 잠을 자자’며 야간노동 철폐를 주장하고 파업에 나설 때, 회사측은 노조 조합원만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하고 공장 내 출입을 금지시킨 바 있다.

그 뒤 파업 중 개별 복귀한 조합원을 중심으로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를 탈퇴하고 기업노조인 ‘유성기업노조’, 즉 복수노조를 설립했다. 유성기업지회는 이 노조에 대해 회사측이 개입해 만든 ‘어용노조’라 주장하며 회사측의 불법성을 폭로해왔다.

파업기간 중 복귀해 기업노조에 가입한 유 씨는 지난 8월 적응장애 우울증 진단을 받아 자택과 회사에서 5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등 고통에 시달려왔다. 현재 그는 충남 천안 모 병원 정신과에 입원해 있는 상황이다.

유 씨를 비롯해 가족들은 유 씨의 병이 산업재해로 인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이 산재 신청 근거를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 제대로 작성하지 않거나 조작”해서 산업재해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회사측이 유 씨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권고하거나 퇴직금 중간 정산 요청도 무시했다고 밝혔다.

임 씨는 피켓을 통해 “한 가장으로서 경제적 어려움까지 닥쳐와 유성기업에게 도와달라고, 퇴직금 중간정산 해 달라고 8번이나 찾아가 사정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직장폐쇄 기간 구노조와의 법적 소송과 회사의 관례만 강조하면서 어쩔 수 없다, 방법이 없다는 무책임한 응답으로 일관하거나 이 문제를 개인 사정으로 인한 질병으로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노동자에 대한 유성기업의 비도덕적 자세를 경험하며 이제야 외친다”며 “더 이상 돈의 논리에 우리 노동자의 권리를 매수하지 말라”고 전했다.

한편 임 씨는 회사측이 1인시위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 씨는 “회사 이사 유00 씨가 회사 땅에 침범해 영업방해라며 경찰을 불렀고, 경찰이 와서 채증해 갔다”며 “회사 사장 아들이라는 그 이사는 나에게 ‘어제는 말도 잘 하더니, 오늘은 왜 말 안 하냐? 귀는 뚫렸으니까 들을 수 있겠네’라며 막말을 했고,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임 씨는 “회사측이 렌터카 차로 내가 1인시위를 못하게 방해해 그 모습을 보던 지나가던 시민이 ‘사람을 차로 죽이려고 작정했냐’며 사진을 막 찍어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임 씨는 "우리가 목격했는데, 회사측 관리자가 사주해 주차를 한다는 이유로 1인시위를 방해했다"며 "지나가는 시민의 도와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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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햇님

    그동안 보여준 유성기업의 행태도 기가 막힌데.. 정말 화가 나네요! 힘내세요!

  • 지나가다

    한쪽의 얘기만으론 믿을수가 없어...
    개인의 사적인 건강부분을 회사에서 모두
    책임질수는 없는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