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마이크로텍지회 정리해고 맞서 석달째 투쟁

"풍산그룹은 기획매각 중단하고 정리해고 철회하라"

풍산그룹의 기획 매각과 PSMC(풍산마이크로텍) 자본의 정리해고에 맞선 풍산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86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26일 유인물 100만 장 뿌리기 등 대대적인 대시민 선전전과 천막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26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9일 행동' 돌입 선포식을 열고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공장 땅 투기를 위해 일부러 공장을 매각하고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풍산그룹과 PSMC 자본의 의도를 알리기 위해 선전전과 천막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6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9일 행동' 돌입 선포식을 하고 있는 금속노조 풍산마이크로텍지회와 노동시민사회단체 [출처: 풍산마이크로텍지회]

풍산마이크로텍은 지난 1991년 풍산금속 동래공장 생산부에서 풍산정밀로 분사, 2000년 풍산마이크로텍으로 상호를 변경한 회사다.

이 회사는 1985년 리드프레임 사업을 시작한 이래 비철금속 중 동(銅) 사업 주력 그룹인 풍산그룹의 일원으로 그룹의 반도체 부품산업을 맡아왔다.

그러던 중 풍산그룹은 생산물량이 없다며 노동자들에게 연월차 휴가를 쓰도록 해놓고 2010년 12월 29일 지회와 협의도 없이 풍산마이크로텍 주식 지분 57.2%를 240억 원에 매각했다. 당시 인수자는 (주)하이디스였다.

그 뒤 고용불안과 퇴직금 정산 등 위기를 느낀 비조합원들이 대거 금속노조에 가입해 조합원이 23명에서 186명이 됐다.

지회는 이때부터 △고용 승계 △노조와 단체협약 승계 △70억 원에 이르는 퇴직금 중간정산 확보 등을 요구해왔다. 지회 관계자는 "작년 3월 풍산마이크로텍은 주주총회에서 회사 이름을 (주)피에스엠씨(PSMC)로 바꾸고 3월 22일 교섭에서 지회의 주요 요구 사항인 △고용 및 근로조건, 단체협약 승계 △퇴직금 중간정산 등을 받아들이겠으며, 한술 더떠 지회의 경영참가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4월 들어서면서 회사는 태도를 바꿔 유상증자를 거론하며 교섭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지회는 부분파업을 하며 투쟁을 전개했고 회사는 6월부터 ‘3년째 적자인데, 내년에도 적자면 상장이 폐지돼 회사가 망한다. 임금 삭감해서 흑자를 만들고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를 살리자'고 주장했다고 지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관해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노동자들의 임금삭감으로 흑자를 만들고 유상증자를 하려는 자본은 처음 봤다"며 회사의 경영 태도를 비난했다.

노사 정리해고 철회 합의서 썼지만 회사쪽 합의 뒤집어

회사와 지회는 지난해 8월 23일 △ 회사는 진행중인 정리해고를 즉시 철회한다 △조합원 고소건을 8월 24일 철회한다 △노사는 신의 성실 속에 8월 26일까지 모든 현안(영업이익 달성, 2010년, 2011년 임단협)을 마무리한다는 세가지 조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교섭 과정에서 회사는 기본급 15% 삭감, 상여금 200% 삭감, 연차 전부 소진, 순환휴직 20~30%’를 실시하고 그래도 안되면 고통분담을 더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지회는 50% 순환휴직과 상여금 지급 시기를 2012년으로 미룰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8월 31일 교섭이 결렬됐다.

PSMC는 지난해 9월 2일 풍산마이크로텍지회에 "11월 7일 총원 30%를 정리해고하겠다"고 공문을 보내고 10월 6일 부산지방노동청에 77명을 해고하겠다고 신고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0월 7일 위로금 3개월치를 제시하며 희망퇴직자 모집 공고에 나섰다. 하지만 희망퇴직 신청자가 거의 없자 회사는 결국 11월 5일 58명에 대해 11월 7일자로 정리해고한다는 통신문을 각 가정으로 보냈다.

풍산그룹의 또다른 '꼼수'

풍산그룹은 부산시에 해운대구 반여동 풍산그룹 부지에 대해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해주면 돔 구장을 지어 부산시에 기증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지회 관계자는 "2만평의 돔구장을 지어주고 19만평은 아파트 등의 개발로 사용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돔구장이 연간 200~300억 원 이상의 관리비가 들어가고, 부산시가 지분 50%를 참여해야 하는 조건을 문제로 풍산그룹의 제안을 거부한 상태다.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풍산그룹이 반여동 부지 43만평 중 21만 평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기 위해 전경련 부회장인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 직함을 내세워 또다시 부산 반여동 부지 개발과 그린벨트 해제를 시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회사는 부산 반여동 부지의 개발제한 해제로 인한 시세차익을 위해 걸림돌이 되고 있는 풍산마이크로텍(PSMC)과 금속노조 풍산마이크로텍지회를 투기자본에 넘기는 국내공장 해체작업과 노동자에게는 정리해고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쌍용차 포위의 날에 참여한 풍산마이크로텍지회 조합원. 이 조합원은 쌍용차와 한진중공업에 이어 풍산도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는데 언제고 노동자를 길거리로 몰아낼 수 있는 정리해고법이 노동악법 중에 악법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함께' 살려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풍산마이크로텍지회 노동자 110여 명 투쟁 3개월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작년 11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으며 풍산그룹의 기획매각 의혹과 PSMC 자본의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수차례 상경투쟁, 시내 선전전, 거리행진 등을 벌여왔다.

지회 유하수 사무국장은 "일부 희망퇴직자와 공장에 복귀한 조합원을 뺀 110여 명의 조합원들은 3개월 가까운 시간을 투쟁하면서 해고자에게 연차나 보너스가 지급되면 비해고자에게 활동비를 지원하고, 비해고자가 실업급여를 받으면 해고자에게 활동비를 지원했다"며 "목이 메일 정도의 이런 동료애를 보면서 반드시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함께 현장으로 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회는 부산시청 앞 투쟁선포식에 이어 100만부 유인물 뿌리기, 부산시청 앞 노숙, 2월 3일 희망촛불 밝히기 등을 계획하고 있고 노동.시민사회단체와 노동자, 시민의 연대를 호소했다.

풍산마이크로텍지회는 작년 11월 2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으며 전체노동자수는 250여 명, 지회 조합원수는 희망퇴직 등을 빼면 현재 166명이고 사무직 중심으로 32명의 또 다른 노조가 만들어져 있는 상태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