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의 겨울을 맞고, 네 번째 봄을 기다리는 그들에게 싸움의 종점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간간히 진행된 회사와의 협상도 번번이 좌절됐다. 다른 투쟁사업장들의 타결 소식을 매번 접하며, 그들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어려운 투쟁을 절감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투쟁기간 동안 현장을 떠난 이들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을 볼 때는 더욱 가슴이 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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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디어충청 심형호 기자] |
하지만 남아있는 교사들은 수 백 번의 힘든 고비마다 또 다시 길거리로 나섰다. 언제 올지 모르는 ‘승리’이지만, 이제 재능교육 투쟁은 교사 개인의 투쟁이 아닌 ‘특수고용노동자’ 투쟁의 상징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노동계를 비롯해 인권, 시민사회, 종교, 학생단체들이 지난 4년간 이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엄호한 연대 또한 이들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됐다.
안 해 본 것이 없는 교사들의 투쟁
안 당해 본 것이 없는 회사의 탄압
2007년 12월 21일,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이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임단협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복직이라는 요구를 내 건 채였다.
하지만 노조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사측은 농성장 인근에 용역 직원을 배치했다. 농성과 투쟁의 기간은, ‘대화’ 보다는 ‘폭력’만이 난무한 시간이었고, 이는 투쟁 장기화에 한 몫을 차지했다. 4년간의 투쟁 기간 동안, 회사는 노조에게 현재 존재하는 모든 탄압 수단을 활용했고, 이에 맞서 노조는 할 수 있는 온갖 투쟁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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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농성 초기, 족족 진행되는 회사 측의 천막 탈취로 혜화동 재능본사 앞은 언제나 아수라장이었다. 게다가 2010년부터 용역회사가 고용되면서, 용역 직원들의 성희롱, 폭력, 욕설, 몸싸움 등은 일상다반사가 됐다. 조합원에 대한 회사의 고소고발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유성기업, 경상병원, 국민체육진흥공단, 유신코퍼레이션 등의 노사관계에도 개입했던 ‘CJ씨큐리티’라는 용역업체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행과 채증, 폭력, 욕설 등의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노조가 혜화경찰서에 용역들의 위협, 노조활동 방해, 협박 등으로 신고해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용역은 갈등을 유발해 노조 측에 숱한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노조 간부에게 떨어진 벌금만 1억 원이 넘는다.
회사 측은 또한 조합원들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진행하기도 했다. 회사는 2010년 10월부터 조합원 살림살이와 승용차, 노조 사무집기, 방송차 등의 압류 경매를 시작하고 조합원의 부동산과 월급 등을 압류하기도 했다. 조합원 살림살이 등에 빨간 압류 딱지가 붙어지면서, 회사 측이 ‘신종 노조 탄압’까지 개발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에 맞서 노조는 노숙농성, 1인 시위, 삭발, 동조단식, 서명운동, 불매운동 등을 진행하고, 범 시민사회와 함께 ‘재능OUT국민운동본부’를 출범해 대중적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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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한편 재능교육 사측은 공문을 통해 “2007년 12월 21일 학습지노조 노조원들을 회사 사유지를 무단점거하고 불법농성을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직원 10여명이 노조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현재까지도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인정과 단체협상 원상회복, 해고자 전원복직’이 그리 어렵나
지난 4년의 투쟁기간 동안, 노조와 사측은 간간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했다. 하지만 협상은 번번이 결렬됐으며, 서울지방노동청의 중재 또한 무위로 돌아갔다. 그 만큼 노사간의 이견차이와 갈등의 골은 깊었다.
2011년 4월 초에도 노사는 교섭을 위한 회의테이블을 마련했지만 결국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당시 사측은 노조에 ‘최종안’으로 12명의 해고 조합원 중 1명을 제외한 11명에 대한 순차적 복직을 요구했다. 2010년 말에 해고된 6명에 조합원에 대해서는 6개월 내의 복직, 다른 3명의 조합원에 대해서는 18개월 내의 복직, 유명자 지부장을 포함한 2명의 조합원에 대해서는 36개월 내의 복직이 그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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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복직에서 제외된 1명에 대해 사측은 ‘2007년 임단협 문제 등으로 발행한 해고 사태와 상관이 없다’며 복직을 거부했다. 아울러 사측은 해고자 전원에 대한 위로금 지급을 제시하기도 했다. 복직 대상인 11명에 대해서는 복직 시까지 한 달 5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복직에서 제외된 한 명에 대해서도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해고자 전원에 대한 원직복직을 주장하고 나서 사측과의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또한 회사는 노조 측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단체협약 원상회복 또한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는 지난 2007년 임단협 원상회복을 포함한 노조인정을 기본 투쟁방침으로 삼았던 노조의 요구와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양측 협상이 결렬된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2007년 당시 재능교육 노사는 교사들의 수수료를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00여 만 원 삭감되는 임단협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전 노조 집행부는 사퇴를 했으며, 신수수료제도를 반대하는 현장의 교사들이 새 집행부를 구성해 수수료 재개정을 위한 재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작년 11월에 역시 회사측의 요구에 의해 두 차례의 교섭이 열렸다. 하지만 사측은 4월, 노조 측에 제시했던 ‘순차적, 선별적 복직’이 포함된 협상 요구안을 그대로 제시했다. 노조 측에서 요구한 2007년 임단협 원상회복 역시 사측은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시 오수영 재능교육지부 사무국장은 “사측이 지난 4월 결렬됐던 최종 요구안을 또 다시 제시해 왔다”며 “하지만 노조는 해고자 전원 동시복직과 임단협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한 어떤 요구안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노사는 아직까지 교섭을 위한 협상 테이블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재능투쟁, 이제 ‘특수고용 노동자’ 투쟁의 상징으로
재능교육 투쟁은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는 ‘학습지 교사’들도 ‘노동자’로서 노동권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전 사회적으로 알려낸 싸움이었다. 때문에 노조인정 등을 내건 재능교육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의 투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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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실제로 학습지 교사 등을 포함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노동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때문에 대법원은 지난 2005년 11월, 학습지 교사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인정 문제와 관련해 “학습지 교사는 회사와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어 이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한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같은 판결은 회사가 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하는 주요 근거로 작용했으며, 노조는 학습지교사의 노동자성 인정을 주요 투쟁 방침으로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학습지 교사들도 매달 월급에서 소득세를 원천징수 당하고, 회사가 만들어낸 교재와 커리큘럼으로 회사가 지시한 시간과 방법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습지 교사역시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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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특히 노동부는 지난 1999년, 재능교육지부에 노동조합설립필증을 교부했으며 재능교육 노사는 2007년까지 임단협 갱신체결로 노사관계를 유지해 왔다. 국제노동기구(ILO)와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노조는 재능교육 회사와의 싸움을 넘어,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인정받는 대정부 법개정 싸움을 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28일 오후, 시청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정부와 사측은 특수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특수한 노동자 취급을 하며 재능 노동자들의 너무 간절한 소박한 요구조차 1500일간을 짓밟고 있다”며 “재능 학습지교사들은 유일하게 목숨을 건 단체협약을 체결했던 만큼, 남한 사회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을 위해 앞으로도 전진하는 싸움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