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고립 노린 KTX민영화, 비정규직 운영 노림수?

국토부, 효율화 위해 경쟁체제 도입 강조...“일반열차 교차지원 없다”

1일 열린 KTX 민영화 토론회에서 고용석 국토해양부 철도운영 과장은 KTX 분할 민영화를 놓고 경쟁체제 도입과 효율화일 뿐 민영화나 재벌 특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용석 철도운영 과장이 설명한 KTX 경쟁체제 도입과 효율화의 필요성은 결국 철도공사 민영화가 노조와 사회적 반대에 부딪혀 불가능하게 되자 철도공사를 고립시키는 계획으로 읽혔다.

향후 건설될 알짜배기 수서발 KTX 노선의 운영권을 재벌 기업에 넘겨주면 저임금 비정규직이 운영하는 효율적인 KTX를 만들어 최대한 흑자를 내고, KTX 요금을 낮춰 일반철도 전반의 구조조정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이 과정에서 운영권을 따내는 기업엔 정권 말 특혜 논란도 나왔지만 특혜 논란엔 오히려 경쟁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정부 논리는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서비스 질의 향상 강조에 있었지만, 정부는 여전히 철도 민영화 효과를 철저히 신봉하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KT 민영화 했더니, “사랑합니다 고객님”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열린 'KTX 민영화 무엇이 문제인가-한미FTA가 철도산업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는 철도 노동자와 코레일 관계자, 정치권, 시민들 300여 명이 참가해 KTX 민영화 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KTX 문제가 민영화와 재벌특혜라는 김성희 고려대 교수와 이해영 한신대 교수의 주장을 두고 고용석 철도운영 과장은 KTX 경쟁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요금인하와 서비스 확대를 통한 철도 수요 확대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고용석 국토해양부 철도운영 과장
고용석 과장은 “정부의 철도 경쟁도입 문제에 대해 계속 민영화.재벌특혜라고 주장하는데 제가 철도담당 20년이 됐는데 그때부터 꾸준히 추진했다”며 “철도 개혁 작업은 코레일이 미워서 추진하는 것도 아니고 철도가 발전해야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도 편해진다는 일환이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쳐 현 정부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항공산업과 KT 민영화를 통한 경쟁체제 도입으로 서비스질 향상과 요금인하가 가능했다고 강변했다.

고 과장은 “88년 대한항공이 항공을 독점했지만 아시아나가 들어와 지금은 항공시장이 발전하고 저가 항공사까지 들어와 요금도 안정화 됐다”며 “민영화냐 국유화냐 문제가 아니라 시장을 독점으로 가져 갈거냐 국민 편익을 위해 경쟁체제를 가져 갈거냐의 논의가 진지하게 일어나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공산업은 도착지와 목적지까지 선로를 깔아야 하는 철도산업과는 독점 방식에 차이가 있고,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이 이미 도입된 사실과 비자금 논란 까지 일었다는 반박을 받았다.

또 “통신시장 서비스가 한국통신 민영화(KT) 이후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면서 서비스가 나빠졌다는 것은 절대 동의 못한다”며 “한국통신 시절에 민원인 전화하면 왜 전화를 하냐고 했지만, 지금은 전화를 하면 ‘사랑합니다 고객님’ 이렇게 바뀐다. 이건 소비자가 판단한다. 한통이 경쟁을 하기 위해 내부 구조개혁을 많이 했다. 내부고통이 있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히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이 주장도 통신시장 경쟁체제 도입이후 요금인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와 고 과장의 논리는 설득력 있게 다가가지 못하고 청중의 웃음만 자아냈다.

고 과장은 이어 “정부는 코레일의 경쟁대상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경쟁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경쟁효과는 분명하다. 저희는 민영화가 아닌 차라리 경쟁을 바란다. 어떤 산업도 경쟁으로 폐해가 발생한 적은 없다. 경쟁을 통해 궁극적으로 철도산업을 발전시키고, 단기적으로 철도공사도 효율화 된다”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심지어 전 세계적으로 실패한 민영화 사례로 소개되는 영국 철도민영화 사례도 서비스 질 향상을 통한 수요 증가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교통시장 구조개혁의 실패냐 성공이냐의 관점은 손님이 늘었느냐에 있다”며 “영국 철도도 민영화 전에는 손님이 떠났지만 민영화 이후 지금 까지 수요가 늘고 있다. 이것을 정확히 봐야한다. 영국 철도도 문제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문제를 개선해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가 좋아지고 요금도 오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인력 감축 요구 대신 효율화 하라는 말로 바꿔

고용석 과장은 토론과정에서 수서발 KTX의 분할 민영화를 통한 요금인하 주장의 궁극적인 목표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용석 과장은 “지금도 KTX 수입의 3천 억원 정도를 일반철도에 교차지원 하는데 교차지원을 끊으면 KTX 요금을 인하할 수 있다”며 “KTX 수익을 일반 철도를 운영하는 직원의 인건비로 쓰는 것은 안 된다. 일반철도와 고속철도의 암묵적인 교차보조를 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수서발 KTX를 민간에 참여시켜 소비자를 위해 철도요금을 내리고 일반철도에 대한 교차보조를 단절해 (코레일의)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철도공사는 당분간 현 체제로 유지 되겠지만 공사의 방만한 사업장을 신설 사업장까지 전파시켜서는 안된다. 향후 신설노선은 원칙적으로 민간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못박았다.

고 과장은 코레일의 효율화가 인력감축과 비정규직화 외주화 등을 뜻하느냐는 질문엔 “비효율적인 부분의 인력감축은 코레일 노사가 합심 할 사항”이라며 “코레일에 들어가는 많은 비용은 국민혈세다. 그러나 저희들이 인력을 줄여라 이런 말은 절대 안한다. 효율화 시켜라고만 한다”며 말하고 스스로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이런 고용석 과장의 논리와 주장에 토론회 참가자들은 주발제와 토론 등을 통해 강하게 반박했다.

주 발제를 맡은 김성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분참여 같은 소유권 이전만이 민영화가 아니라 민간이 참여한 경쟁체제도 민영화라고 지적했다. 김성희 교수는 “국토부는 민영화라는 표현을 안 쓰고 경쟁도입이라고 표현학 있다”며 “경쟁체제 도입은 부분적 사실이지만 민간사업자에게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며 본선을 주는 것은 직접적 민영화의 바로 전 단계”라고 주장했다. 김성희 교수는 “공공 철도 구조를 개편해 상업화-자유화-시장화의 흐름을 잇는 완전민영화 바로 전 단계로 민영화 개념에 가장 근접한 개념”이라며 “국토부의 안은 철도 민영화을 정점으로 하는 구조조정의 핵심영역을 완벽히 구축하는 것으로 이런 점에서 민영화가 아니라는 주장은 진실은폐”라고 경쟁체제 도입 논리가 민영화임을 지적했다.

김성희 교수는 고 과장이 수요증가 사례로 소개한 영국 철도민영화를 두고 “수많은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적자를 면치 못해서 정부보조금이 94년에서 2005년까지 24억 파운드가 증가했다”며 “영국 철도민영화가 실패하지 않았다는 최초의 분을 우리나라 철도정책을 담당하는 분에게서 들었다”고 비꼬았다.

또 “정부는 재벌 특혜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려면 사업성 분석자료를 공신력있게 얘기하면 된다”며 “그런 자료도 없이 ‘아니’라고만 얘기하는 것은 시민단체도 그렇게 일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고용석 과장이 강조한 항공산업 경쟁체제 도입을 두고도 “항공과 철도를 비교하는데 항공이 공중에 시설을 깐다는 얘기를 못 들어봤다. 항공은 점과 점을 날아가면 되지만 철도는 점과점 사이에 선을 그어서 선을 따라 움직이는 차이가 있다. 시설이용료와 건설부채가 생기는 것이 철도산업의 특수성이다. 여기서 경쟁이 타당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효율성 논리를 두고 김성희 교수는 “인건비 절감에 치중하는 효율성, 인원감축 전략 추진이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며 “비정규직 정책과 외주화로 인건비 절감정책을 쓰면 개별기업의 비용절감 책이 사회적대가로 만드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정부가 계속 철도공사 독점의 폐해를 말하는데 2000년대 KT민영화당시 SKT는 한국통신에게 ‘독점의 누더기를 벗자’고 했다”며 “그래서 KT민영화 10년 뒤에 어떻게 됐나. 매년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두지만 무슨 요금이 싸지나. 그렇게 거둔 수익금은 모두 월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영 교수는 “진짜 독점은 현대기아차가 시장의 70%를 장악하는 독점이다. 그런 독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의 당연한 공적기능이 왜 독점이냐. 진짜 문제가 되는 재벌들의 시장독점”이라고 반박했다.

박흥수 철도노조 철도정책연구팀장은 “자연 독점적 현상을 시장경제의 독점으로 오해해서 번지수를 잘못 골랐다”며 “철도 재정위기는 한국철도 만의 문제가 아닌 도로교통의 폭발적 증가로 전세계가 겪은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흥수 팀장은 또 “어느 나라도 철도가 주요 간선에서 경쟁한 나라는 없다”며 “공항철도나 지역철도, 관광철도 등 특수목적 철도만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독점이 폐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진단이다. 경쟁효율화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윤순철 경실련 기획실장은 “현 정부가 임기말에 민영화를 총력으로 추진하는 것 같다. KTX외에도 일련의 민영화 작업을 보면 민영화 귀신이 들린 것 같다”며 “정부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비난했다.
태그

민영화 , KTX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용석아!!!

    너는 아이큐가 몇이나 되니???
    그 잘난 교통연구원하구 너네하구 잘만든???
    공항철도는 왜코레일에다 덤테기 씌우고 또 사기친다고 당해줄거 같냐??? 우리 시민들도 마냥 속 좋은거아니야.... 글구 너네가 실패한 정책 책임지고 물러난놈있냐!!!! 최소한 인간 이라면 양심이란게 좀 있어봐라....

  • 미친국토부(미국부)

    20년동안 철도정책을 해왔다는 말이 자랑스러우슈,,, 철도를 이 꼬라지로 만든 장본이잖아... 한심한~~~, 철도와 도로에 대한 정부정책을 한번 보시오 얼마나 낙후되고 투자를 안했는지.

  • 김지석

    KTX 민영화를 반대합니다.

  • 경쟁찬성

    고장鐵…감옥鐵…지옥鐵 서울역~청량리행 1호선 고장·탈선…승객들 40분간 전동차 갇힌 채 방치, 5시간 스톱…한파속 거리로 내몰려...철도독점 언제까지 이대로 놔둘겁니까?? 경쟁체제 빨리 도입합시다

  • 떨거지들

    토론회가 아닌 그들만의 잔치?? 김진애년 떨거지들만의 잔치!! 토론회의 기본모르는 인간들!!

  • Mr.Zoo!

    재벌특혜 민영화 절대반대

  • 밤바닥

    국민 모두가 민영화가 답이 아니란걸 아는데 왜 유독 국토부 에서만 민영화가 답이라고만 할까.. 그러면 좀더 객관적인 자료를 내놔 보시던가..ㅡㅡ;

  • 용석아

    니가 해서 잘된게 뭐있니......그대가 까먹은 돈
    다 물어내라,,,,,

  • 익명의사내

    참네....말도안되는 소리만 늘어놓네,,,,
    공항철도 생각안나? 뭘더 말아 드실려구
    저런분이 국토부에서 과장을 하며 누구의 돈으로 먹고
    사는지.....민영화 반대~

  • 황꼼수

    인력효율화.. 말은 좋네.. 그러니깐 사고가 나지..
    국토부는 당장 민영화 철화하고 철도 안전성을 위해 인원감축문제서 말하지마!!

  • 국토부 칫

    국토부 니네들이 지대루 한게 뭐있나요?
    재발,,,,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서지마셈...
    어디가면 장사는 잘 하시겠네...팔아먹고 떠 넘기기는 잘하니깐

  • 니들이름이모니?

    아니 뭐,,민영화 시키는게 유행입니까?
    뭐 그냥 너도 나도 하는겁니까?
    생각을 깊게[하고 나중에 어떻게 될지 생각좀 합시다

  • 인력

    인력효율화라,,,,다 줄이는거
    나도 하겠다,,,그런건 사고 왜 자꾸나는데?
    열차 정검은 재대루 해야 하지않을까? 그러기 위해서
    시간과 인력이 필요 하거야...다 줄인다고 무조건 좋은게 아니구,.,,

  • 잘났니?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고 말을 좀 했으면 합니다
    그대가 잘 했다면 밑어주겠지 하지만 아니 잖아요?
    국민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대들의 꼼수를....

  • 꼼수

    용석님 과장 파워가 장난 아닌데요? 한번 놀래주고....혹시 공단,공사에 꼼수부린 공문 그대가 지시했나요?..그럼 님은 완전 짱인데 꼼수황제등극~~
    민영화 반대합니다

  • rowkdtn

    덜익은감, 따서 먹으면 배탈 날 뿐이제....ㅋㅋㅋ
    대운하 만들어서 배 띄워 놓았으면, 이 추위에 볼만 했겠지....ㅋㅋㅋㅋ

  • 일단반대..

    반대하는 이유

    1. 공기업의 독점은 국익을 위한 것.
    KTX로 보충된 흑자로 일반철도 부실자금 지원 및 KTX 서비스 개선

    2. 민영화로 인한 효율성 증가는 동의 못하겠음.
    결국 가장 돈되는 KTX를 인수한 기업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구조조정하기 위해 비정규직 인원들 무참히 버릴 것 같다. 결국 또 파업, 혼란 발생예상함.(물론 어느 새로운 일이든 혼란과 갈등은 생기겠지만)

    3. 차라리 민영화를 시킬거면 일반철도(적자나는 부분)을 개선시킬 방안을 찾고 그곳을 민영화 시키길.

  • 어이없다

    내가낸 세금이 왜 대기업에게 배를 불리는데 사용되어야 하나??? 한심한 국토부!!민영화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