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누리 공세에 한미FTA폐기 입장 물러서

노회찬, “민주당, FTA 폐기 발 빼지 말라”...한명숙 대표는 재검토에 무게

14일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민주통합당을 향해 “한미FTA 폐기 입장을 고수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최근 한미FTA 논란을 두고 보여준 민주당의 행보는 새누리당의 공세에 끌려 다닌 결과라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8일 미국 쪽에 정권교체 후 한미FTA 폐기 의사가 담긴 서한을 보낸 후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공세로 논란이 일자 FTA 폐기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는 인상을 보였다.

  한명숙 대표 취임 한 달 대국민 기자회견 [출처: 민주당]

이용섭 정책위 의장은 15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 인터뷰에서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민주통합당은 한미FTA 폐기가 목표가 아니라 재협상을 통해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좋은 FTA를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와 새누리당이 재협상의 길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폐기문제를 거론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한미FTA 폐기보다는 재협상과 전면 재검토에 더 무게를 실었다. 한명숙 대표는 15일 오전 취임 한 달 대국민 기자회견문에서는 아예 한미FTA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명숙 대표는 기자들과의 1문 1답에서 “민주통합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잘못된 FTA를 반드시 재협상을 하고 전면 재검토를 정밀하게 할 것”이라며 “치밀하고 정밀한 전면 재검토를 하겠다. 전면 재검토가 무산되거나 재재협상이 무산되면 폐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노회찬 대변인은 한미FTA 발효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재협상 발언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노회찬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한미FTA 발효 중단이 불가능하다고 보이기 때문에 지금은 폐기 외에는 길이 없다”며 “민주당이 ‘FTA 폐기는 우리 목표가 아니다’ 이렇게 나와서는 곤란하다. 지금은 ‘끝내 발효가 되면 폐기를 하겠다’는 것이 맞지 ‘폐기는 우리 목표가 아니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의 재협상 당론은 지난 해 11월 22일 새누리당이 한미FTA를 날치기 하자 한미FTA 무효화 투쟁위를 설치하고 날치기 협정 자체를 무효화 하겠다고 한 당론과도 다르다.

한미FTA 무효화 투쟁위 위원장인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미FTA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심대한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철폐해야 한다”며 “날치기 된 FTA를 인정할 것이냐 말 것이냐 문제이며, 날치기로 국격을 떨어뜨린 그 FTA를 우리는 원천무효라고 본다”고 지도부와 입장을 달리했다.

민주당 물러서자, 새누리당 더 강하게 공세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폐기 입장에서 물러서는 기류가 보이자 더욱 강하게 공세를 폈다. 황영철 새누리당 대변인은 한명숙 대표의 FTA 입장을 두고 “한명숙 대표가 한미FTA 폐기 주장은 국민에게 저항을 받는다고 생각한 듯하다”며 “지난 정권에서 FTA 전도사 역할을 했던 분의 자가당착이다. 민주당은 한미FTA 폐기에서 재협상, 수정보완으로 한발을 뺐다. 중요한 국정 현안에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미FTA 날치기 처리 당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었던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처음에는 전면 폐기를 큰 목표로 내세우다가, 어제부터 또 폐기가 목적인지 재협상이 목적인지 그게 불분명하다”며 “막 나가다가 분위기가 안 좋으니까 대변인이나 정책위 의장 이런 분들이 말을 약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은 “민주통합당은 지난번에 지지율이 올라가고 FTA에 대한 비난여론이 올라가니까 거기에 맞춰서 춤을 추면서 전당대회 때 몽땅 폐기를 얘기했다”며 “여론이 본인들한테 좋다고 생각하니까 폐기로 완전히 갔다가, 그것이 역풍을 맞을 것 같으니까 입장을 조율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폐기냐, 재협상이냐 어떤 입장이냐. 이걸 분명히 토론하고 내 놓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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