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장관 “도 넘었다” vs 한국노총 “신경 꺼 달라”

한국노총 등 노동계 정치참여 두고 신경전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이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정치참여에 대해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한국노총이 “점입가경 망언 퍼레이드”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채필 장관은 지난 15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노조 정치활동 금지조항이 1997년 삭제된 이후 근로조건 개선이나 경제사회적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한 범위 내에서 정치활동은 가능하지만, 노조법 2조에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한 노조는 노조로 볼 수 없다고 돼 있다”며 “최근 한국노총은 특정정당과 통합선언을 했는데 이러한 정당활동의 방식과 절차는 국민이 볼 때 도를 넘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또한 이 장관은 한국노총과 민주통합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노조가 특정정당과 통합선언을 하고 노총위원장이 특정정당의 최고위원을 겸직하는 것이 문제”라며 “노조의 자주성은 사용자와 정부, 정당을 비롯한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했을 때 가능하고, 특히 한국노총은 정치참여를 결정한 대의원대회의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한국노총의 정치참여에 대해 배 아파하는 심정은 알겠지만 이러한 발언은 온전한 정신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망발”이라며 “이장관의 한국노총에 대한 관심은 감사하나 이제 신경을 꺼주셨으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정광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특히 이 장관의 발언을 선거를 앞둔 시기의 정치적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노동조합과 노동자에 대한 이 장관의 관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광호 대변인은 17일, YTN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앞둔 굉장히 애매한 시기에 최대 노동조직과 최대 야당을 폄하하는 정치적 발언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다”며 “특정정당을 무책임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하는 문제이며, 그럼에도 연일 독한 말씀을 퍼붓고 계시는데 두고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장관의 노조의 정치참여 확대로 인한 노조의 정당 예속 우려에 대해서도 “노동자를 보호하고 권익을 옹호해 주어야 할 노동부 장관께서 노동조합과 노동자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보고 있는지 의심스런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나 노동자가 정당에 예속되고 정치적 강요에 끌려다니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노동운동은 독재시대에도 민주화를 추동한 세력이고 정치권 변화를 계속해서 강조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대변인은 이 장관에게 “한국노총이 민주통합당에 참여하는 것은 정부에 맡겨두면 영영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비정규직 문제, 청년실업, 정리해고문제, 이런 산적한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다는 뜻”이라며 “정말로 한국노총의 정치참여를 줄여나가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한국노총의 행보에 대해 지나친 관심은 그만 거두시고 진짜 심각한 노동현안을 해결하는데에 더 많은 노력을 하시기를 권고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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