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한미FTA 발효 논평에서 ‘폐기’ 언급 안해

국익 극대화 방안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미FTA 폐기 장기 투쟁으로”

정부가 오는 3월 15일로 한미FTA 발효일자를 확정지었다고 발표 했지만, 민주통합당은 한미FTA ‘폐기’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논평을 발표해 민주통합당의 FTA 입장의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1일 오후, 지난 12월부터 진행해 오던 한미FTA 이행 준비상황 점검 회의를 모두 끝냈다고 발표했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저녁 8시 브리핑을 통해 “2006년 2월에 개시되어 2007년 6월 30일에 타결·서명되었고, 지난 2011년 2월 11일에 서명된 한미FTA 추가협의 결과가 오는 3월 15일 정식 발효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태호 본부장은 지난해 한미FTA 비준동의안 국회 날치기를 전후해 폐기 요구가 높았던 투자자 국가 분쟁해결제도(ISD)를 두고는 “발효된 이후 90일 이내 서비스투자위원회를 개최해서 미국과 성실하게 우리 입장을 잘 정리해서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이 ISD 폐기를 요구하며 비준동의안 처리를 거부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와서 90일 안에 재협상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한미FTA 협정문에서 보장된 서비스투자위원회의 제도 개선 협의만 하겠다는 것이다. 서비스투자위는 독소조항인 ISD 페기를 재협상하는 위원회는 아니라는 뜻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지난 8일 미국 정부와 의회에 한미FTA 발효 전 ISD등 10가지 독소조항의 재협상이 없다면 정권교체 후 한미FTA를 폐기하겠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미국에 보낸 바 있다. 양당이 미국에 서한을 보내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서한을 문제 삼으면서 한미FTA 폐기 문제는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공세가 강화되고 총선 쟁점으로 FTA가 부상하면서 총선 승리 이후 FTA를 폐기해 나가겠다던 강경한 태도에서 우선 재협상을 최대한 해 본 후에 폐기를 논의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렇게 민주당이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는 사이 정부는 발효 일자를 확정해 버렸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한미FTA ‘폐기’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신경민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저녁 논평을 통해 “충분히 재검토를 마치지 못한 채 이뤄진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의 한미FTA 발효일자 발표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그동안 민주통합당은 한미FTA를 철저히 재검토를 한 뒤 재재협상을 통해 우리 국익을 충분히 반영할 것을 주장해왔다. 앞으로 한미FTA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해 국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신중을 기하려는 모양새로 읽히지만,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고 진보와 개혁을 바라는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기보다는 새누리당의 정치 공세에 연연해하다 국익 극대화만 강조하는 논평을 낸 꼴이 됐다.

이는 이날 오전 김진표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이 미국의 요구에 굴복해 참여정부가 4년에 걸친 협상과정을 거쳐 어렵게 맞춰놓은 이익 균형 중 자동차 분야 이익의 75%를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그대로 내어주면서 이익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FTA로 만들었다”고 한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한미FTA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한 한미FTA만 나쁘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끝내 국민의 힘으로 폐기”

반면 통합진보당은 논평에서 “우리는 1%의 강자를 위해 절대 다수 국민들이 희생되는 한미FTA의 실현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며 “통합진보당은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통해 결집되는 민심을 바탕으로 한미FTA 폐기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강력하게 추진해 갈 것을 국민들께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성공한 쿠데타도 결국은 처벌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이명박 정부는 상기해야 할 것”이라며 “경제주권을 팔아넘기는 한미FTA는 이명박 정부의 발효절차 강행에도 불구하고 끝내 국민의 힘으로 폐기하여 나라의 경제주권을 회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처럼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의 ‘폐기’ 논란 공세로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입을까 봐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민사회단체 내부에서는 민주통합당의 한미FTA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미FTA 범국민운동본부에 참가하고 있는 한 단체의 활동가는 발효 일자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한미FTA폐기를 위한 장기투쟁에 들어가야할 때”라며 “이번주 25일에 한미FTA폐기 범국민대회가 예정돼 있지만, 이날 대회는 이미 야권연대 총선승리 결의대회 성격의 대회로 누구를 위한 누구의 총선승리인지 모를 일이라 마음이 심란하다”고 토로했다.

이 활동가는 “한미FTA폐기는 이제 장기전이고 근본적인 계급갈등의 광범위한 쟁점들과 분리 불가능한 사안으로 바뀌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한미FTA 반대는 한미FTA 폐기를 더 어렵고 복잡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한미FTA 폐기 운동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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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넘들

  • 박승한

    저는 한미FTA를 결사반대합니다 한미FTA폐기는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미FTA결사반대 한미FTA즉각중단하고 폐기하라 만약에 힘들다 하더라도 반드시 이루도록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저지하여 미국으로 부터 자유로워 져야지 국민들도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뿐입니다.

  • 박승한

    저는 민노당계와 민주당단체를 저는 존경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 대해서 알고 국민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주고 한미FTA를 끌까지 저지해낸다면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민주당계열은 총선과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미FTA폐기 언급해주시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서 총선및대선에세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한미 FTA저지 범국민대회를 확대시켜 국민들이 원하는 한미FTA폐지를 반드시 이루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정치를 잘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민주당계열을 믿고 존경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