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아직도 민노당 후원 재판 받는데...

정진후 전 위원장은 후원 탄압 배려 차원으로 비례 공천...“피해자, 이중고통”

민주노총 김모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지난해 검찰의 통합진보당의 전신 중 하나인 옛 민주노동당 후원 교사·공무원 기소자 1900여 명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의 통합진보당 전략(개방형) 비례대표 선정 명분은 더욱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이 정진후 전 위원장을 전략 비례대표로 영입한 이유는 옛 민주노동당 소액 후원으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가 탄압을 받은 것에 대한 배려 차원이 컸기 때문이다.

옛 민주노동당을 소액 후원했다는 이유로 검찰의 탄압을 받은데 대한 배려차원의 전략 공천이 오히려 성폭력의 상처와 검찰 탄압에 시달리던 피해자에겐 이중의 고통이 된 것이다.

그동안 민주노총 김모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지지모임은 정진후 전 위원장이 성폭력 사건 은폐 등의 2차 가해에 연루된 전교조 전 간부들의 사건 해결에서 보여준 태도 때문에 통합진보다 비례 영입을 반대해 왔다. 그런데도 지난 29일 새벽 통합진보당 대표단들이 정진후 전 위원장을 확정 지었다.

피해자는 성폭력 사건이후 정진후 전 위원장 등 전교조 지도부의 사건 해결 과정에 대한 분노와 실망으로 전교조를 탈퇴해 민노당 후원 재판 과정에서 전교조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 피해자는 수도권의 한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아직 재판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피해자 지지모임에 속한 한 전교조 소속 교사는 “피해자 선생님이 전교조와 민주노동당 문제로 재판을 받는데도 전교조를 탈퇴한 상황이라 전교조로 부터 대응지침도 못 받고 관련 정보도 제대로 받지 못해 저에게 직접 문자나 전화로 대응방법 등을 물어봤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피해자도 같이 소액후원을 했고, 같이 민노당 국회의원을 만든 사람”이라며 “정진후 전 위원장은 위원장이고, 이름이 있고, 권력이 있어서 비례대표가 되고, 피해자 선생님은 이로 인해 더욱 상처받고 위축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피해자 보다 정진후를 더 배려한 것에 대한 상처가 크다”고 전했다.

  지난 2월 299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정진후 전 위원장 비례후보 수락 기자회견

피해자, “정진후 위원장의 간교함 죽을 때까지 용서치 않으련다”

피해자는 최근 김모 성폭력 사건 백서에 들어갈 글을 통해 정진후 전 위원장이 독대를 요구해 만나는 과정에서 정 전 위원장에게 받은 배신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이 글에서 자신이 정 전위원장을 믿었다가 피눈물을 흘렸던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2009년 8월 24일
“위원장과의 독대가 불안했지만 정신을 차리자고 정신을 차리자고 속으로 반복해서 나 자신을 추스리며 위원장과 독대를 했다.

위원장은 “8월 29일에 있는 대의원대회가 위원장이 사건 해결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자신을 믿고 맡겨 달라, 선생님의 뜻을 받아들여 꼭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중략-

또 정 위원장은 ‘대의원대회에 발의할 위원장의 의견이 담긴 문건도 쓰고 있다, 그러니까 그동안 섭섭한 마음을 접고 지켜 봐 달라, 제대로 하겠다, 믿어 달라, 작성한 문건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나는 위원장을 믿을 수 없었지만 너무도 간절하게 읍소하면서 나에게 진정성을 보이려고 하는 위원장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믿어보기로 했다.

나는 위원장에게 “위원장을 믿겠다. 그러니 이번에는 나를 배반하지 말고 위원장이 말한 대로 제대로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다해달라.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늦었지만 제대로 해결해 달라. 위원장이 진정으로 잘해보겠다고 말했으니 문건은 나에게 보내지 않아도 된다. 문건을 보는 것보다 위원장이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내가 위원장에게 요구한 것은 전교조 성폭력재심위원회의 구성과정과 절차, 결과 모두를 받아들일 수 없으니 성폭력재심위원회를 재구성해서 재논의 해 달라고 했고 가해자 3인의 자숙 기간 3년과 공개 사과였다.

위원장은 “고맙다”고 하면서 “걱정하지 말고 끝까지 믿어달라”고 했다. 잘해보겠다고 하면서. 그리고 오늘 나눈 이야기는 위원장과 나 만이 알고 있고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래야 제대로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위원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입을 다물었다.

2009년 8월 29일

58차 (전교조)대의원대회가 열렸다.

내가 순진했다. 대의원대회 상황을 전해 들은 나는 위원장이 또 다시 나를 기만하고 조롱했음을 깨달았다. 나에게 그토록 독대를 원했고 내가 요구한 것이 대위원대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읍소하였던 위원장의 모습이 위선이었음을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위원장이 대의원대회에서 발의한 안건 및 제안 취지 설명에는 나의 요구사항은 전혀 반영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2차 가해자들을 살리는 내용으로, 나와의 약속을 철저하게 저버렸다.

-중략-

위원장에게 농락당한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어 나는 자학을 했다. 죽으라고. 죽어야 한다고. 바보같이 또 속았다고.....

대의원대회 결과는 예측한 대로였다. 나의 요구사항은 모두 거부당했다. 대의원대회 결과를 지지모임 분들로 부터 전해 들은 나는 꼼짝하지 않고 베란다 창밖을 바라보며 다음날 아침이 될 때까지 서 있었다.

그 날은 비가 많이 내렸다. 잠을 자지 않고 대의원대회 진행 상황을 들으면서 밤을 보냈다.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밤을 보냈다. 빗물이 흘렀다. 내 마음에도, 내 눈에도 빗물이 흘렀다. 아니 피눈물이 흘렀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정진후위원장의 그 간교함을. 죽을 때까지 용서치 않으련다. 정진후위원장의 비인간적인 행태를...”


한편 피해자 지지모임 관계자들은 3월 1일 오전 대방동 당사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대표단 회의에 직접 찾아가 정진후 전 위원장 전략비례 후보 사퇴를 위해 대표단이 노력해 달라고 입장서를 전달했다. 지지모임은 이 입장서에서 “3월 4일 비례후보 등록일 이전에 전교조 정진후 전 위원장의 비례후보 확정이 철회되도록 공동대표단의 노력을 주목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입장이 관철되지 않을 시, 3월 4일 민주노총 김**성폭력사건 백서 발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타깝게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규탄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지지모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2일 오후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정진후 전 위원장 후보사퇴는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
태그

정진후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조합원

    피해자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정진후는 그렇지 않았고 그런 정진후를 비례대표로 선정한 통합진보당을 이해할 수 없네요.

  • 한통속

    통진당에서 정진우에게 한자리 주는건 당시 두리뭉실 처리해준 것에대한 보은인데......
    두리뭉실 처리했으니 비래대표 주지말라고 하면 말이 안통하죠.
    통진당에 기대하는 모습이 더 초라해질뿐이에요.

  • 이정희 트위터 중

    이정희 ‏ @heenews
    @BigJoyKang 저는 성폭력의 불의에 맞서 싸운 사람입니다. 그 기준에서 볼 때, 정진후 후보가 이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낸 것은 못되나 피해자의 말을 경청하고 노력하고 성찰하며 애써왔다 판단했습니다.

    가관이다 잡것들아 가관이야!

  • 바로 위 니가 잡것이다.

    정진후는 국개의원 후보 자격없다.

  • 통합조아

    이런저런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모아 놓은 당이 통합당 아닙니까?
    냅두쇼.
    알아서들 하시게, 험 참!!
    이참에 새누리나, 민통당과도 합당해서 세를 불리는게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