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은 고 황유미 씨의 5주기 추모기일이지만, 동시에 또 다른 죽음을 알리는 날이기도 했다.
지난 3월 3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노동자였던 김도은 씨가 유방암으로 또 다시 세상을 떠났다. 두 아이를 남겨둔 서른 여섯의 나이였다.
“죽음은 끝나지 않았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은 6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사망자 김도은 씨의 산재신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씨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산재신청을 준비해 왔으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산재신청을 알리려고 했으나 3월 3일 오전 1시 30분 경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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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1995년 5월 초, 19세의 나이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했다. 7라인 초기 셋업 멤버로 입사한 그녀는 임플란트 공정에서 3년 4개월가량 근무하다 같은 라인의 엔드팹 공정에서 식각 및 포토 장비를 다루는 오퍼레이터로 1년 4개월간 근무했다.
2000년 1월 15일 퇴사 후 결혼을 했지만 2009년 8월 28일, 조선대병원에서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이후 유방 절제술을 시행했으나 발견이 늦어 암이 뼈와 간에 전이돼 항암치료를 받다 2012년 3월 3일, 3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고 김도은 씨는 근무 당시 임플란트 공정에서 방사선과 비소 등에 노출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올림은 김 씨가 방사선 측정계 하나 없이 근무했으며, 차폐가 완벽하지 못한 장비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그녀가 포토 및 식각 공정을 수행하며 벤젠, TCE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다량 노출 돼 왔으며, 하루 8시간 내지 12시간씩 교대 근무에 시달린 것 역시 유방암을 유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씨의 수술을 담당한 조선대학교 주치의 역시 “체내에서 유방암이 발생 후 치료를 요할 정도의 임상증세의 발현가지는 수년 이상의 장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환자의 경우에 1995~2000년까지의 삼성전자 업체에서의 근무여건(방사선 노출, 화학물질의 접촉 등)과 유방암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사료됨”이라는 소견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반올림은 “고 김도은 씨의 유방암은 업무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이 자명하며,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충분하므로 산업재해를 신속히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고 김도은 씨는 하루라도 빨리 산재신청을 하고 싶어 했지만, 누구도 유방암 산재신청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며 “그래서 기자회견과 산재신청을 동시에 하기 위해 오늘로 신청을 미뤘고, 고인이 된 김 씨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 노무사는 “김 씨가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방사선과 벤젠에 노출됐고, 야간노동을 수반한 교대근무 역시 발암의 원인으로 산재인정이 되고 있는 만큼, 근로복지공단은 김 씨의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죽지 않겠다”
2012월 3월 6일 현재까지 반올림에 접수된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제보는 154명에 달한다. 이 중 61명이 사망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제보 수는 137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 직업병 피해 제보자 중 53명이 사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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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6월에는 4년만에 고 황유미, 고 이숙영 씨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 판결이 있었지만,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로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때문에 반올림은 “부패한 근로복지공단은 항소를 철회하지도 않았고 산재불승인은 계속되는 가운데 삼성과 매그나칩 등 반도체 자본의 책임 회피는 정부의 비호 하에 계속되고 있다”며 “올 해 만큼은 반드시 산재인정을 통한 정당한 보상을 쟁취하고 기업과 정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고 황유미 씨의 부친 황상기 씨 역시 “삼성은 계속해서 암환자를 만들어내고, 가족은 암환자를 치료하느라 망하고,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을 하며 항상 기업 편만 든다”며 “우리는 더 이상 죽을 수 없으며, 더 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삼성과 정부는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반올림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고 박지연 씨 추모기일인 3월 31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대정부 차원의 직업병 책임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6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서울역에서 대국민 선전전을 진행하고, 6일 저녁 7시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고 황유미 씨를 비롯한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노동자들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문화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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