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PARK 게시판에 게시된 문자 내용 |
20일 한 야구동호회(MLB PARK) 카페의 한 회원은 이 카페 게시판에 이정희 대표의 보좌관인 조영래 보좌관이 서원동, 신원동, 서림동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내용을 공개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의 야권 단일후보 여론조사 경선은 17일과 18일 사이에 이뤄졌다.
조영래 보좌관은 17일 오전 10시 49분 문자에서 ‘ARS 60대는 끝났습니다. 전화오면 50대로...’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어 오전 11시 12분에는 ‘지금 ARS 60대로 응답하면 전부 버려짐, 다른 나이대로 답변해야 함’이란 문자를 보냈다.
이어 11시 35분에는 ‘ARS 60대와 함께 40~50대도 모두 종료. 이후 그 나이대로 답하면 날아감’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는 이정희 대표 선거운동본부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알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나이 대를 속여서 응답하라고 주문해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정희 대표와 야권단일후보 경선을 치른 김희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번 경선 과정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지도부의 밀실 야합 경선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자신에겐 여론조사 관련한 정보를 전혀 주지 않고 통합진보당 쪽은 사전에 여러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무소속 출마의 주된 변이다.
김희철 의원은 “전화명부 중복투표 방지를 위해 ARS와 RDD 번호의 조사대상을 달리한다고 했던 경선 시행세칙이 투표 직전 중복투표가 가능해 졌다”며 “우리는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17일 오후에서야 민주당으로부터 들었다. 중복투표 허용도 문제지만 이러한 사실을 민주통합당 후보자만 까맣게 몰랐다는 사실은 경선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조영래 보좌관은 17일 오전 10시 54분에 “여론조사는 ARS와 전화면접 두 가지로 진행되는데 두 번 전화 올수 있으므로 한번 안 받았다고 긴장 풀면 안 됩니다”라고 문자를 보내 김희철 의원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희철 의원은 또 “야권단일후보 경선 일정 확정 후 수 차례 야권단일후보 경선 방식과 동일한 행태의 사전 여론조사가 진행됐다”며 “사전 여론 조사를 통해 이정희 대표에게 유리한 지역과 유리한 전화번호를 파악해 특정지역에만 전화가 집중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시촌인 대학동에 전화가 뭉텅이로 오는 것은 특정 후보를 민주당과 지도부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희철 의원은 또 “관악을 제3선거구의 김희철 의원 RDD 득표율은 56.57%인 반면, ARS 득표율은 46.49%에 지나지 않아 10% 이상 차이가 난다”며 “동일한 시간에 일반전화조사라는 같은 조사방법을 사용했는데, 득표율 차이가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RDD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작이 쉬운 ARS 조사결과가 조작되었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쪽은 관련 문자가 조영래 보좌관이 보낸 것이 맞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정희 선본이 어떤 과정에서 이 문자를 보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 조영래 보좌관의 해당 핸드폰은 꺼져 있는 상태다.
한편 관련 문자 내용은 이미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간 상태라 그동안 진보정치와 야권연대 정신을 대변했던 이정희 대표와 통합진보당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실제 상당수 트위터에선 문자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정희 대표가 후보 사퇴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문자가 공개된 게시판에서 네티즌은 “‘본인은 몰랐지만 보좌관이 한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 이렇게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지난 4년 동안 MB 정권에 대해 해 오던 공격은 정말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게 됩니다. 깨끗하게 사퇴하실 것이라고 믿어봅니다”고 꼬집었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51분에 자신의 트위터에 “사실관계 확인했습니다. 빠르고 투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