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산증인 이일재 선생 영면...영결식 엄수

“우리가 저들을 변화시키기 전에 우리가 저들에 의해 변하지 말자”

한국 근현대사 사회주의 운동과 노동운동의 산증인이었던 고(故) 이일재 선생이 영면에 들었다.

박정희 군부독재시절 중앙정보부가 조작한‘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으로 20년의 옥살이를 한 이일재 선생은 옥살이의 후유증과 노환으로 오랜 병원생활 끝에 지난 24일 숨을 거뒀다.

27일 오전 9시 30분, 선생의 가족과 오랜 벗 그리고 후배 등 80여명은 빈소가 마련된 대구의료원 국화원에서 영결식을 가졌다. 이후, 11시부터는 선생이 몸담았던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 옛 사무실 앞에서 노제를 진행했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 본부장은 추도사를 통해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삶을 살다 가신 선생님”이라며 “선생님이 그렇게 하신 것처럼 인간해방, 노동해방, 자본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故) 이일재 선생의 주치의였던 노태맹 선생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또, 선생의 마지막을 지켰던 노태맹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전 대표는 “완전히 감기지 못한 눈꺼풀을 마저 감겨 드렸다는 그 무거움이, 송구함이 저를 감싼다”며 마지막 주치의로서의 추도사를 남겼다.

  이일재 선생의 영정 사진이 장례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후, 자리를 옮겨 진행된 노제에서는 최영희 10월항쟁유족회 회장이 추도사를 통해 “제 아버지를 기억하는 유일한 선생님”이라며 “아직도 여쭤볼 말씀이 너무나 많은데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라고 흐느꼈다.

함철호 대구진보민중공투본 공동대표는 “우리가 저들을 변화시키기 전에 우리가 저들에 의해 변하지 말자고 생전에 선생님이 말씀하셨다”며 “선생님의 이 정신을 우리함께 이어갔으면 한다”고 밝혀 선생의 생전 정신을 되새겼다.

  노제에 참석한 한 할머니가 헌화를 하고 있다.


  노제를 마친 참석자들이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한 시간여 진행된 노제는 참석자들의 헌화와 추모 행진을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고인의 장지는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에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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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노동자

    삼가 이일재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