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고 박지연 2주기...“나를 잊지 마세요”

반올림, “산자의 몫 다하기 위해, 진상조사 계속 벌여나갈 것”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23세 나이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지연 씨의 사망 2주기를 맞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이 30일 낮 12시, 강남역 삼성 본사 앞에서 추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고 박지연 씨는 반올림 결성 이후, 처음으로 제보를 했던 피해자로 약 3년의 투병기간 동안 반올림과 산재인정을 위해 싸워왔다.

고 박 씨는 강경상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4년 12월,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입사한 후 QE 검사과에서 X-선 및 화학물질을 이용한 반도체 칩 검사업무를 맡아왔다. 그러던 중 2007년 9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 오다 지난 2010년 3월 31일 운명했다.

고인은 2008년 4월 28일, 골수이식을 받은 후 반올림을 통해 집단 산재신청을 받고 투병 중에도 반올림 활동에 참여하는 등 산재인정을 위해 싸워왔다. 2009년 5월에는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자문의사협의회에 출석해 산재인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인이 당시 자문의사협의회에서 낭독한 자필 진술서를 통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면역력이 저하되고, 방사선과 화학약품에 노출돼 있었다는 점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충분히 관련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산업재해 신청을 하게 됐다”며 “더 이상 저와 같은 병에 걸리는 사람이 나오지 않길 바라며 앞으로 제가 병원비, 생활비 걱정만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근로복지공단은 치료비 보상과 생존권 보장을 마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고 박 씨에 대해 산재 불승인 처분을 내렸으며, 이후 다시 근로복지공단에 심사청구를 했으나 또 다시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그 사이 박 씨의 백혈병은 재발했으며, 2010년 1월 11일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행정소송을 신청했으나 두 달 뒤인 3월 31일 사망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고인은 산재인정을 위해 애썼지만, 삼성은 치료비를 빌미로 유족들에게 산재포기를 종용하고 결국 유족의 산재 권리를 포기시키는 등 돈으로 입막음을 했다”며 “우리는 산자로서 예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반올림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많은 피해자와 사망자 앞에 뻔뻔하게 ‘안정성에 문제 없다’고 주장하는 삼성, 여전히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삼성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한 정부의 모습, 닮고 닮은 현실에 우리는 무기력을 느낀다”며 “하지만 더 이상 이런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산자의 몫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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