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유가족, 경주에서의 마지막 밤

“막말도 들었지만 진상규명 활동 멈추지 않겠다”

용산참사 유가족의 경주일정 마지막 밤인 9일, 유가족은 경주역 광장에서 촛물문화제를 열고 유가족을 지지하는 경주시민들과 함께 했다. 유가족들은 “상처도 얻었지만 희망도 함께 얻었다”며 도와준 경주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민주노총 경북본부 및 경주지부, 경주이주노동자센터,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등이 참여했다.

문화제에 참여한 최해술 경북일반노조위원장은 이날 발언에서 “아침에 조현오 경찰청장이 사퇴한다는 소식을 듣고 몇 년 후 국회의원에 출마하는거 아닌가 생각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상식 밖의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김석기 후보는 당장 사퇴하고 반성하면서 살아야 한다”며 김석기 후보의 출마를 비판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문화공연과 함께 장호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개발에 맞선 그들의 이야기”를 편집해 상영하기도 했다.

영상을 본 오세용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은 “지난 2009년은 정말 어떻게 갔을지 모르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용산참사 영상을 보면서 우리가 더욱 뭉치고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유가족들과 함께하려 매일 이곳을 찾았다. 국회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함께 모여 현장을 직접 바꿔야 한다”며 현장에서의 연대를 강조했다.


지난 7일 경주를 찾은 유가족은 용산참사 당시 진압 책임자인 김석기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경주역 광장에 천막을 치고 매일 1인시위와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은 김석기 후보를 지지하는 경주시민들에게 모욕을 당하기도 하였고, 때론 위로를 받기도 했다. 또는 김석기 후보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상림 열사의 부인 전재숙 씨는 이날 발언에서 “우리 남편, 가족들을 무참히 살해한 김석기 후보를 막상 만났지만, 우리 앞에서 용산참사 진압이 정당하다고 외치는데도 힘이 없어 어찌할 수가 없었다”며 안타까운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성수 열사의 부인 권명숙 씨는 “오늘 안강시장에서 남편 잘 갔다고 비아냥을 들었다. 가슴이 아팠지만 우리와 대화를 나누고 위로해 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반드시 용산참사의 진상을 밝혀서 김석기 후보를 교도소로 보내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 탈락에도 불구하고 경주지역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김석기 후보는 경주 김씨에 경주 고등학교 출신이다. 유가족 측은 경주지역에서의 김석기 후보 지지층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경주일정 진행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예상외로 유가족을 지지해주는 경주시민도 많았다.

경주의 한 시민은 유가족이 도착한 7일 밤 유가족이 머물고 있는 경주역 천막을 찾아 편지와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유가족 천막에 전달한 경주시민의 편지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꼭 적대적이지만은 않다. 우리 얘기를 듣고 나서는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는 분들도 많다. 의외로 용산참사를 잘 모르는 분들도 많고, 용산참사 진압의 책임자가 김석기 후보라는 사실도 모르는 분이 많은 것 같다”며 거리 선전전의 경험을 설명했다.

유가족 측은 총선 전날인 10일 오후 1시 경주역 앞에서 해단식을 통해 3박 4일간의 경주일정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돌아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 7일 경주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가족의 천막에 찾아와 “선거법위반행위 중지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서는 4월 8일까지 불법집회중지, 불법현수막 철거, 불법유인물 배부 중지, 불법영상물 방영 중지 등을 요구했으나 유가족 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경주시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유가족 측을 선거법위반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석기 선거사무소 측은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유세활동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경주에 온 유가족에 대한 김석기 후보의 언급은 없었냐는 질문에 선거사무소 측은 “인명 사고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나 진압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입장”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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