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용산 강정마을 빈민이 웃을 수 있도록”

철거된 노점상, 쫓겨난 노숙인들도 쌍용자동차 지지선언

“여기 사람이 있다. 함께 살자”

빈민들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향한 연대의 행렬에 가담했다. 철거민, 노점상, 홈리스, 장애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빈민들로 구성된 ‘쌍용차 노동자 범국민추모위원회 빈민대책위’는 26일 오전 대한문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다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살기위해 망루로 올라간 열사들과, 살기위해 공장을 걸어 잠그고 항전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는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싸움에 끝까지 함께하며 살인정권 퇴진과 책임자 처벌, 구속자 석방으로 승리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쌍차와 장애인, 노점상들의 투쟁이 전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해고는 자본으로부터 용도폐기되는 것이고, 장애는 사회로부터 쓸모없다고 버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써먹을만큼 써먹고 용도 폐기하는 것이 일상적이고 당연하게 받아지는 사회, 사람이 죽어가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공권력은 우리의 사회고 공권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본이 필요없다고 사람을 폐기해선 안되고, 능력과 강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당연시 돼도 안된다”면서 모두가 “함께 살아갈 것”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소속 노점상들은 “전날 새벽 기습적으로 진행된 철거에 철야로 맞서다 달려왔다”고 밝히며 “쌍용차 문제는 해고와 철거로 생존권을 위협받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서초구청은 이 날 자정 노점을 강제로 철거하고 노점이 있던 자리에 돌화분을 설치했다.

  부산역 분향소에 분향하는 노숙인 [출처: 김세균 교수 트위터 (@skkim47)]

홈리스행동의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금속노조 조합원이었음을 강조하며 쌍용차 분향을 하던 한 노숙인의 이야기를 전하며 “정리해고는 빈곤의 하강곡선을 강요하여 빈민을 만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숙인들의 과거 직업력을 살펴보면 건설, 기계 노동자가 대다수”라면서 “공장의 해외 이전과 정리해고가 이들을 홈리스로 만들고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쌍용차 노동자들은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그들의 자리는 거리가 아니라 공장의 기계 앞이며, 결코 서울역에서 만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윤용헌 열사의 부인인 유영숙 씨도 “이렇게 거리에서 연대발언을 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면서 “어느날 갑자기 자본의 이익을 위해 철거민이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쌍용에서 용산에서 또 강정에서 이뤄지는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서 이겨내고 모두가 웃을 수 있을 때까지 함께 연대하며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용산참사 윤용현 열사의 부인인 유영숙씨

빈민대책위는 “단지 지지와 연대를 넘어, 자신의 싸움으로 여겨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을 결의하고 선포하는 것”이라고 이날 기자회견의 의미를 밝혔다.

빈민대책위는 향후 5월 18일, 49재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농성장 지킴이를 자청하며 분향소를 지킬 예정이다. 또 용산참사 구속자와 쌍용차 구속자의 석방요구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쌍용차에 연대를 호소하는 영상제작과 ‘없는 사람은 서로 엮어 산다’는 의미의 ‘바늘땀 연대’라는 문화행동도 계획되고 있다. ‘바늘땀 연대’는 손수건과 헝겊조각을 모아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담긴 패치워크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완성된 패치워크는 49재인 5월 18일에 평택 공장 앞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전달된다.


한편, 빈민대책위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에는 대학생들의 지지선언도 이어졌다. 대학생들은 2646명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의미하는 2646명의 대학생 지지선언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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