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전태일들의 행진, 청계천에서 대한문까지

“네가 해야한다는 말을 줄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아내자”

122주년 노동절인 1일 오전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부터 대한문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까지 “우리시대 전태일들의 행진”이 진행됐다. 전태일 열사와 고 이소선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앞세우고 시작된 이날 행진에는 ‘쌍용자동차범국민추모위원회’와 ‘430 메이데이 청년학생 참가단’ 등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 30분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출발해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재능교육 농성장을 거쳐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참가자들에게 몸자보와 피켓, 구호 등을 이유로 불법행위라며 약 10여 차례 행진을 제지하기도 하였다.

영정사진을 들고 행진에 앞선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과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 등 참가자들은 평화행진 보장을 요구하며 경찰의 제지에 항의했으며 경찰과 참가자들 간에 큰 충돌은 없었다.

또한 참가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하였으나 경찰에 의해 방송장비 차량의 진입이 저지되어 방송장비 없이 육성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해야 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학생희망행동 실천단장 명아 씨는 이날 발언에서 “어제 학생들이 노동절을 알리며 선전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22명의 죽음이 발생했어도 정권과 경찰은 우리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는데 급급하다”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했다.

또한 “지금까지 힘없는 우리가 쓰러지고 좌절했어도, 우리 힘으로 공장 굴뚝 연기와 쇳소리를 멈추는 순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노학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시청광장 앞 재능교육 농성장을 거쳐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로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행진의 의미에 대하여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는 “전태일 열사와 어머니는 소외받고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늘 함께였다. 어머니와 형을 이곳에 모시고 온 이유는 더 이상 노동자들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며 이날 행진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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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는 타자가 아닌 당사자로서 매일 이곳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네’가 해야한다는 말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모두의 각성을 강조했다.

현재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에는 쌍용자동차 22번째 희생자와 전태일 열사, 이소선 어머니의 영정사진이 함께 안치되어 있으며 그들의 영정사진을 마주한 채 서울시청 광장에선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122주년 노동절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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