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청계광장 1만 운집

4년만에 다시 울린 “미친소 너나 먹어”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열린지 만 4년째인 5월 2일 저녁, 청계광장에 다시 촛불이 밝았다. 청계광장에 운집한 1만여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광우병 쇠고기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집회에는 시민들을 비롯해 시민 사회단체들과 정동영, 문성근, 남윤인숙, 정청래(이상 민주통합당), 강기갑, 박원석, 노회찬, 윤금순, 김재연(이상 통합진보당) 등 정치인들도 다수 참석했다.


무대에선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밝히고 수입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남배 한우협회장은 “농림수산부 차관이 광우병 쇠고기가 이슈화되면 한우가격이 폭락 할 것이니 집회를 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밝히며 “생산이력이 파악되지 않아 사육과정과 유통과정이 모두 불투명한 미국산 쇠고기와 달리 한우는 깨끗하고 안전하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중단을 요구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정부의 주장을 하나씩 반박하며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렸다. 그는 “정부가 주장하는 비정형 광우병역시 동물실험과 영장류 실험을 통해 전염성이 의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젖소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정부의 주장 역시 거짓말이고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한 농림수산부 공무원들과 쇠고기 수입 협상단 출신으로 이뤄진 역학조사단의 조사 역시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당시 협상대표였던 김종훈 19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4년 전 일이라 수입중단 광고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일을 꼬집으며 “광우병에 걸린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더 큰 촛불로 발전해야 할 것”

집회의 주된 요구는 ‘쇠고기 수입중단’이었지만 집회 분위기는 ‘현 정권에 대한 규탄’으로 모아졌다. 집회장 곳곳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와 ‘4.11 부정선거 규탄’, ‘조중동 방송 퇴출’, ‘9호선 요금인상 반대’같은 구호들이 등장했다.


자유발언에서도 현 정권의 정책에 반대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은 “핵 폐기물이 묻어있는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중단하고 원전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이 저들에게 장악돼 있으면 나와 내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광우병이 안전하다는 조중동과 KBS, MBC 뉴스들을 통해 밝혀졌다”면서 정권의 언론장악을 성토했다.

2008년 촛불집회에서 유명세를 탔던 일명 ‘고대녀’ 김지윤씨도 무대에 올랐다. 그녀는 쌍용차의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 언론노조의 파업 등을 거론하며 “2008년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 촛불도 광우병 쇠고기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키는 더 큰 촛불로 타올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용필 한국대학생연합 의장도 반값등록금 공약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반값등록금 시위자에게 거액을 벌금을 물린 현 정권을 비판했다. 이밖에도 시민들은 제주해군기지건설, 쌍용자동차 해고자와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하고 9호선과 KTX 민영화, 맥쿼리의 부당이익을 비판하며 “이명박 대통력을 배임혐의로 구속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민주진보세력 집권의 첫걸음” VS “민주통합당 못 믿는다”

정치인들도 줄지어 무대에 올랐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정부는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수입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를 규탄하고 동시에 민주통합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전략이 부족해 패배했다”고 자평했지만 동시에 “국민들에게 꾸짖음과 동시에 지지와 격려도 받은 것”이라 말했다. 이어 “부산 영남에서 40%가 넘는 지지를 받은 만큼 더 열심히 해서 12월 대선에서 민주진보세력의 집권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미 FTA와 광우병 쇠고기는 한 몸”이라면서 “이 촛불집회가 한-미 FTA의 전면재협상과 민주진보세력의 집권에 첫걸음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은 “광우병 쇠고기가 발견되자마자 검역중단을 넘어 즉각 수입중단을 실시해야 한다는 기조의 반대토론을 준비했지만 새누리당과 교섭단체인 민주통합당이 무슨 합의를 했는지 논의가 안건에서 삭제돼 버렸다”고 주장하면서 민주통합당의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했다.


시민들도 민주통합당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했다. ‘시지프스’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은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그렇게 싫어하지만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당이 된것은 그만큼 민주통합당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하며 “탄핵사유까지 되는 민간인 사찰이 밝혀졌을 때 민주통합당은 무얼했냐”고 물으며 “언제까지 시민들이 먼저 나서야 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한편 집회 시작전 일부 참가자들과 언론의 마찰로 집회 시작이 지연되는 헤프닝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조중동과 보수언론은 취재할 자격도 없다”면서 날을 세우며 일부 기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지만 주최 측의 만류로 일단락됐다.

경찰은 집회 내내 해산을 요구하며 3차 해산명령까지 방송했지만 집회는 마찰 없이 10시경 자진해산했다. 한-미 FTA 범국본과 시민들은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주말인 5일에는 여의도에서 예정된 언론노조의 집회에 결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