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1번 윤금순 사퇴 결단, 이석기 등 동반 사퇴 호소

부정선거 사태 해결 물꼬 트나...4일 전국운영위서 결단 요구

윤금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번 당선자가 당내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를 선언했다.

윤금순 당선자는 4일 오전 9시 30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이 속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임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사퇴선언과 함께 비례대표 순위 경선에 참여한 비례후보 전원 동반사퇴를 촉구했다. 전여농은 통합진보당 배타적 지지단체다.

  사퇴 발표와 함께 눈물을 흘리는 윤금순 당선자

윤금순 당선자와 전여농은 “실로 제 살을 도려내고 애끓는 심정으로 통합진보당에 호소한다”며 “순위 경선에 참여한 비례후보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 순위 경선 자체가 투표한 값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금순 당선자와 전여농은 통합진보당의 당대표단 전원 사퇴도 요구했다. 이들은 “당대표단은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 가장 무거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고 통합진보당이 새롭게 다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당은 이번 사태를 봉합하고 수습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정당을 다시 건설하는 재창당 수준의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 책임이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선거에 관련된 실무적 책임이 있는 사무총국 또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여농은 기자회견문에서 “전여농 윤금순 후보는 어떠한 부정과도 무관하기에 후보에 대한 그 어떤 부정 의혹이나 흠집내기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대처할 것”이라면서도 “오늘 오후에 있을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에서 전여농의 요구안이 꼭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윤금순 당선자의 살신성인과 더불어 나머지 비례 당선자들도 결단에 동참해야 수습의 단초가 생긴다”며 “지역구에서 만나는 민심은 그 정도로는 수습이 안되는 정도다. 당을 해산하라는 수준까지 국민의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늘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당권파가 비례후보 사퇴 요구조차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참여당계가 탈당 결단을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노당계 비주류도 탈당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윤금순 당선자와 전여농의 선택에는 부정선거 논란이 진보운동 전체의 공멸과 당이 풀어야 할 현안 투쟁 사안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또한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이 사실상 진상조사 결과까지 거부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상황에서 당내 비주류 세력 인천연합 계파인 윤 당선자의 사퇴 결단은 패권주의로 막힌 당 혁신에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전여농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문제나 한-중 FTA 개시 선언, 쌍용자동차 노동자 정리해고, KTX 민영화 등 민생현안이 쌓여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투쟁의 현장에서 다시 통합진보당의 깃발이 힘차게 휘날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박점옥 전여농회장은 “아스팔트 농사에서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의 정치, 진보의 가치가 실현되는 통합진보당 재창당이 바로 여성농민들의 바람”이라며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