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국민보다 당원 더 챙겨...당권파 실력행사

전국위 파행, 부정선거 보고서 신뢰성과 비례당선자 사퇴 놓고 격돌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하던 전국운영위원회가 파행을 겪었다. 의장을 맡은 이정희 공동대표의 퇴장 후 유시민 공동대표가 의사봉을 이어 받아 쇄신안 의결을 강행하자 당권파 계열 당원과 학생 70여 명이 이를 막기 위해 실력행사를 하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가 일부당원들의 실력행사로 파행을 겪었다.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는 지난 4일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17시간여의 마라톤 회의로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진행됐다. 5일 아침 7시께 이정희 대표가 회의장에서 퇴장하자 전국운영위는 당권파의 실력행사를 피해 새로운 장소에서 속개를 하려고 했지만 당권파의 새로운 회의장 진입 봉쇄로 이날 정오까지도 여전히 열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회의과정에서 이정희 대표가 당권파들의 회의 방해를 묵인하고 부정선거 사태의 모든 책임을 조준호 진상조사 위원장에게 돌리는 모습은 이미 통합진보당에 후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날 전국운영위에는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 계파의 핵심 당원들 5~6명이 참관했으며, 이들과 함께하는 당원들의 욕설과 고함, 실력행사로 회의는 여러 차례 정회됐다. 주로 욕설과 고함을 치며 회의 방해를 주도한 당권파 계열 당원들은 민주노총 경기본부 출신 일부 간부들이었으며, 경기도를 근거지로 하는 건설일용직 노조원들도 눈에 띄었다.


유시민 대표는 5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128호에서 회의를 속개하려고 했지만 당권파 당원들이 의원회관 입구를 봉쇄해 결국 전자회의를 통해 남은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회의가 파행으로 봉쇄된 후 비당권파 계열의 한 운영위원은 “우리는 당권파들에게 권력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모두 함께 책임을 지고 함께 당을 세워나가자는 것”이라며 “당권파들이 저렇게 (실력행사로)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는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 보고 안건을 두고 12시간여 동안 질의응답과 토론을 이어 가면서 폭로전 양상으로 번졌다.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 운영위원들은 조준호 대표가 발표한 진상조사 보고서의 부실 문제와 조사위원의 정치적 편파성을 지적하고 조준호 대표의 사과와 재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비당권파 운영위원들은 보고서가 시간과 수사권, 인력 등의 한계로 일부 잘못된 사례가 담겼어도 총체적인 부실과 부정 문제에 대해선 경선 비례대표 후보 전원의 사퇴와 비상대책위 구성으로 국민들에게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한다고 안건 통과를 촉구했다.

회의를 시작한 지 17시간 만인 5일 오전 7시께 유시민 대표가 비당권파 운영위원들이 낸 현장발의안의 처리를 시도하자 당권파 계열 70여 명의 당원들이 회의 진행을 불가능하게 했다. 이날 제출된 현장발의안은 △공동대표단 조속한 사태 수습 후 12일 중앙위원회 보고 뒤 총사퇴 △비례대표 선출 경쟁 명부 당선자·후보자 전원 총사퇴 △선거 관리업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관련자 전원 당기위원회 회부 △차기 중앙위원회에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당헌 당규 제정,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선거시스템 구축 등 마련해 새 지도부 선출 뒤 해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관련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추천, 중앙위원회 인준 등이다.


이정희 직접 나서 보고서 일부 부실 사항 조사, 폭로

이날 전국운영위는 진상보고서 질의응답부터 첨예하게 대립했다. 안동섭 운영위원은 “선거 과정에서 부실이나 부정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실과 부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봐야 한다”며 “부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노쇠한 어머님에게 인터넷 투표를 도와드리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후보를 추천하는 것은 형식적으로 보면 부정의 소지가 있다. 어머니가 마우스를 못 눌러 아들에게 대신 누르게 하면 대리투표다. 그렇다고 우리양심에 기초해 그걸 부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악의적 의도적으로 부정선거 저질렀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가 되지만 부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정희 대표는 “선거가 부실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다만 부정이 나왔다는 현장투표로 제시된 사례들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부실 수사가 의심되는 사례들을 일일이 열거해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이 대표는 먼저 “보고서 18쪽의 현장 투표자수 불일치 582명 문제는 이미 선관위 위원장이 알았고 선거인명부 기준으로 다 무효 처리를 했는데 의혹으로 남았다. 조사가 제대로 된 거냐”고 반문했다.

이정희 대표는 또 “보고서 23쪽의 1인 단독 개표 문제도 이 사람이 누구인지 직접 찾아봤다. 울산시당 서지원씨 1인이 혼자 개표했다고 됐는데 이해가 안 갔다. 전화해서 물었다. 진상조사관련 당에서는 한 번의 전화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울산시당 전경연 간사와 함께 개표를 했는데 정경연 간사의 사인을 못 받았다고 한다. 물론 부실하다. 같이 개표했으면 사인을 했어야 한다. 여기서 4장 개표했다. 함께 개표를 본 사람도 있다. 1인 개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다른 건도 조사가 확실한지 궁금했다. 31쪽 선관위 협력 간사 서지원의 부정 조작사례도 서지원이 투표용지 부분은 본인의 이름이라 또박또박 써서 필체가 달라 보인 것이다. 두 개 다 본인 글씨라고 한다. 누가 서지원을 부정을 조작한 사람으로 만든 것이냐. 전화 한 통만 해보면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희 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학생 당원들과 당권파 계열 참관인들이 “왜 진실을 막아”, “전화 한 통으로 알 문젠데 당원에게 의혹을 제기해?”, “조준호 사과해라”,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구해야 한다. 진상조사위가 확인도 하지 않고 잘못된 보도를 나오게 했다”며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우위영, “진상조사 보고서는 특정후보 중상모략 악의적 문건”

우위영 위원도 “여러분은 상식적이고 합리적,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하지 않고 있다. 10시간 넘게 보고서에 대한 질의응답의 결과는 진상조사 보고서가 천안함 보고서처럼 누더기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조사가 사실이 아니고 부실조사가 들어가 있고 의혹만 제기하고 있다. 진상조사보고서가 아니고 진상 조작 보고서”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우위영 위원은 “그런 보고서를 가지고 당을 총체적 부정선거 당으로 낙인찍고 당원들을 모함하고 무차별로 모독하고 있다”며 “부실조사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고 은폐하고 가리고 덮었다. 그 부실조사로 특정 후보를 중상모략하는 악의적이고 정략적인 문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운영위에 의장직에서 사퇴하고 퇴장하는 이정희 대표

우위영 위원은 이어 “이런 보고서를 조준호 대표가 절차를 무시하고 언론 발표를 강행했다. 왜 그런 무모하고 비상식적이며, 당원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이런 천안함 보고서 같은 누더기 문건을 검찰이 야당 정치인의 피의사실을 공표하듯이 언론에 유포하고 마녀사냥을 해서 해당행위를 한 자가 조준호 진상조사 위원장이다. 용납할 수 없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또한 “조준호 위원장이 지금이라도 이 누더기 진상조사보고서를 인정하고 부실조사를 사과하고, 당원을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하고 범죄자 취급한 어마한 행위에 용서를 빌어야 한다. 국민에게 이 보고서가 누더기임을 인정하고 당을 이렇게 만든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위원은 “지도부는 당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게 맞다. 지금 지도부 사퇴는 교묘한 정치적 언사다. 공동대표단의 임무는 비대위 구성이 아니라 당 대표 선거일정을 제대로 잡는 것이다.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현장발의 안은 당 정상화 과정에 장애물을 조성하는 무책임하고 반당적인 행동이다. 당원과 당의 정신과 원칙에 대한 선전포고에 가까운 누더기 후속조치의 건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폐기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창현, “억울하지만 공직선거법 정신”

반면 김창현 위원은 “많은 분들이 억울해 하신다. 저도 억울하다. 총체적 부정이라는 보고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온통 부정투표를 하는 당이 됐으니 참담했다”면서도 “그러나 과거 관행이라도 다양한 부정의 방식이 존재했다는 것이고, 선거관리 부실이 존재했다. 혹자는 그것이 당락 결정도 아니고 순위가 바뀔 사안이 아니라고 해서 억울하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을 보면 그런 경우가 많다. 자그마한 향응 행위가 당락에 지장을 주지 않을 수 있어도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 공직선거법의 정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어 “우리는 대통령선거 투표구에서 부정선거가 몇 개 발견되면 투표함을 덮치고 지켜서 선거 전체가 무효라고 하며 재투표를 외친다”며 “몇 백만 표로 졌는데 그 투표함 결과가 전혀 당락에 영향을 못 미쳐도 우리는 그 투표함으로 전체 선거에 의구심을 던진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일 아이피에서 수많은 투표를 했는데 전국 곳곳의 여러 지역 당원이 그 아이피로 투표를 했다. 그건 부정 대리 투표가 맞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오프라인 상에서는 사실상 대리투표가 곳곳에서 셀 수 없는 자료가 발견됐다. 인터넷 투표 시스템 소스코드를 여러 번 열면서도 선관위 지시가 아니었다.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억울해도 인정하고 야단을 맞아야 할 때”라면서 “억울하고 또 억울해도 민주주의 일반 원칙과 도덕적 정당성을 국민 눈높이에서 보고 가야 한다. 현재 우리당의 정치는 너무 많은 상처를 입고 정당성을 잃고 있다. 보다 엄격하게 우리 스스로가 처벌하고 문제를 털고 갈 때가 왔다”고 말했다.


박상철 운영위원도 “진보정당의 최고의 가치는 도덕성”이라며 “새누리당이 이랬으면 우리가 난리 났을 거다. 우리는 이 진상보고서를 보고 엄청난 자성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위원은 “이미 밝혀진 것만 해도 창피해서 고개를 못 들 지경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게 무슨 진보당이냐고 난리”라며 “선관위원장이 10%가 무슨 부정이냐는 안이한 사고를 가져서 부정이 발생했다. 진상조사 보고서 이것만으로도 저는 사람들 앞에 고개를 못 든다”고 반박했다.

이광철, “보고서 실수 꼬투리 잡아 덮을 수 있는 문제 아니다”

이광철 위원은 “저도 조그만 꼬투리를 잡아서 진상보고서가 무효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는 이렇게 살지 않았고 보고서를 부정하고 싶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고 싶다”면서도 “조작을 했건 안했건 우리가 어떻게 느끼느냐에 관계없이 엄청난 부실 선거”라고 인정했다.

이 위원은 “오프라인 선관위 규정위반 12가지 이게 사소한 일이냐”며 “이건 총체적 부정 선거다. 이 사안은 선관위가 조작을 안 했어도 이 사안만으로도 당의 존립문제가 국민들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부정사례에 대해 국민에게 얼마나 빨리 책임 있게 답하느냐의 문제가 있다”며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다. 특정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당을 구하기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책임을 얘기하는 것이다. 보고서의 다른 지엽적 문제로 덮을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금순 이어 비례 8번, 11번, 13번 후보직 사퇴 선언

이날 오전 윤금순 비례 1번 당선자의 사퇴 이후 나머지 경선 비례후보들의 사퇴 선언이 이어졌다. 격론이 오가는 사이 최초로 비례경선 문제를 제기했던 비례 8번 이영희 위원이 “이 정도 진상조사 보고서면 무한 책임을 져야한다. 저도 내려놓는데 시간 많이 걸리고 괴로웠다. 오늘 이 시간부로 비례 후보직에서 사퇴한다. 우리가 이 시간을 놓치면 안 된다. 흔쾌히 마음을 비우고 이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비례후보 13번 윤난실 위원도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든 선관위에 유감이다. 어떻게 선거를 이렇게 치루게 하느냐”며 “우리 안에서 누가 더 잘못했느냐는 사소하고 작은 문제에 불과하다. 오늘 현장 발의된 후속조치에 대해 전국운영위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경쟁부문 비례대표 전원 총사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올바르다”고 후보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비례 11번을 받은 나순자 후보도 유지현 위원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유지현 위원은 “보건의료노조 조직의 대표로서 나순자 11번 후보도 사퇴하겠다고 하신 말씀을 전한다”며 “이게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다. 정말 그래도 진보는 해결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 하나라도 잡으려고 하면 죽는다, 다 버려야 저희 당이 살아난다”고 촉구했다.


이정희, “조준호 대표, 당원들에게 사과부터”
유시민, “버려야 산다”


비당권파 쪽 비례 당선자와 후보들의 줄사퇴에도 당권파 위원들은 김재연, 이석기 당선자의 사퇴 촉구 결의안이 담긴 현장발의 안건 반려를 촉구했다. 이정희 대표는 새벽 두 시를 넘겨서도 표결에 반대하며 계속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정희 대표는 “이 문제를 놓고 표결로 처리하면 당의 진로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결정으로 작용할지 저 스스로 매우 불안하다”며 “먼저 진상보고서의 부실을 인정하고 모함을 받은 당원에 대해서 포괄적으로라도 조준호 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6월 3일 당직 선거가 진행되도록 하는 것에 대해 전국운영위원들의 힘을 모아주셔야 당이 어려움을 겪고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 상황에서 표결로 가면 매우 상처가 클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혜선 위원은 “이렇게 주홍글씨 딱지를 붙여 조작의 주범 가능성이 농후한 보고서가 채택되고 총사퇴가 결정되면 당의 앞날이 걱정된다”며 “지금 현재 드러난 것들로 총사퇴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 안건을 반려해 달라. 접어 달라. 보고서에 근거한 사퇴는 동의 할 수 없다”고 안건 반려를 요청했다.

유시민 대표는 표결 처리 문제를 두고 “표결 처리가 당에 좋은지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걱정스럽고 기대도 있다”며 “당은 위기에 봉착했고, 국민에게 버림받을 상황이다. 경위가 어떻든 당을 책임진 분들이 놔야 한다. 버려야 한다. 버리지 않고는 모두 함께 살아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대표는 “이정희 대표와 더불어 주도적으로 당을 이끌었던 분들이 혁신을 위한 비대위 구성을 반대하는 슬픈 현실이 유감스럽다”며 “미래가 불투명하고 당을 아끼는 마음을 잘 안다. 일반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책임을 맡은 분들이 그 책임을 놓으면서 새로운 혁신이 될 수 있다”고 안건 처리를 촉구했다.

윤금순, “국민 앞에 사퇴결정 내리지 않으면 다 죽는 길”

이날 오전 당선직을 내려놓은 윤금순 위원은 “사퇴를 거부하는 데엔 사욕이 있다. 진정 당을 위한다면 결정하고 사퇴를 해야 한다”며 “시간을 끌수록 당은 존립 기반을 잃을 것이고, 당원은 떠나간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새벽이 되기 전에 이 결정을 국민 앞에 내놓지 않으면 같이 죽는 길이다. 빨리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강기갑 위원도 “정치지사 새옹지마다. 자기 과욕을 버려야한다. 이걸 더 끌고가면 당은 회복하기 어려워지는 빈사 상태로 간다”며 “이정희 의장님이 포기할 땐 포기하고 죽을 때는 죽어야 하고 손을 내려 놓을 때는 내려놔야 한다. 그것이 통합진보당의 새싹을 틔우고 회생하게 할 용단이다. 정중하고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반면 정희성 위원은 “아무리 안건을 훑어 봐도 당헌 개정사항”이라며 “이걸 계속 처리하자니 속이 터진다”고 반박했다.

이정희 대표도 “조직적 부정이라고 판단되는 것을 목도하고 국민 앞에 죄송하다고 말하듯이 당원 대상 보고서에 부실이 있고, 사실관계를 왜곡해 모함한 것이 있다면 당원들 앞에 내려놓으면 된다. 그것이 당원 명예 회복이고 첫 번째 할 일”이라며 “당원들에게도 그 말이 필요하다. 그 뒤로 다른 대안에 대한 논의도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할 것”이라며 조준호 대표의 사과를 계속 촉구했다.

  회의가 파행으로 치닫자 회의장에서 나오는 조준호, 유시민, 심상정 대표

이정희, “쇄신보다 당원 추스르기가 먼저”

끝없는 논쟁을 이어가던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다 새벽 5시 15분, 1시간 30분여의 정회에서 최종 절충을 시도하고 7시께 회의를 속개했다. 그러나 이정희 대표는 신상발언 후 의사봉을 놓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정희 대표는 “여론의 공세에서 어려운 지경을 어떻게 뚫고 갈 것인가의 면에서 잘못을 다 드러내되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국민 앞에 내려놓는 것과 당원을 귀히 여기는 것 둘 다 저에게는 배치되지 않는다. 부실한 진상조사로 과도하게 부정행위자로 내몰린 분들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오늘 현장 발의된 안건은 오늘 전국운영위에서 결정하지 못하는 문제다. 당헌을 지키려는 노력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당헌과 당원 추스르기에 더 힘을 실었다.

이정희 대표는 “제가 의장으로서 오늘 회의를 통해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조준호 대표의 진심어린 사과와 분명한 지도부 선출 약속이 이 안건에서 보장드릴 수 없게 됐다”며 회의장에서 곧바로 퇴장하고 회의장 근처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이정희 대표가 퇴장하자 유시민 대표가 “늘 이정희 대표가 없으면 제가 회의를 주재해 왔다”며 전국운영위 의장직을 이어 받았다.

조준호, 이정희가 요구한 사과 수용...“큰 상처 죄송, 함께 극복하자”

이정희 대표 퇴장을 두고 심상정 대표는 “이정희 대표가 요구한 사과 부분은 두 대표님과 상의 결과 어쨌든 진상조사 보고서 가운데 예시된 부분이 일부 부실하게 진행돼서 당원들에 상처를 준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비대위 설치 문제는 가능한 시간을 단축해야 하지만 지금 비례선거에서 사용한 선거 시스템 자체가 총체적 부실로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관리될 시스템 정비를 위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비대위 기간을 6월 말 정도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조준호 공동대표는 “증거자료 예시 과정에서 몇몇 당원동지들께서 극히 큰 상처를 받았으리라고 생각하고 후속조치를 명백하게 보완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대단히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당이 다시는 이러한 선거 관련으로 행정적 절차와 집행문제로 불미스러운 일 없도록 노력하고 함께 극복에 힘 모아주시고 저도 거기에 힘을 보태겠다”고 사과했다.

조준호 대표의 사과가 끝나자 유시민 대표는 현장발의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을 받고, 찬반토론 절차에 돌입했다.

현장발의안의 반대토론에 나온 정희성 위원은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 오늘 처리할 의안의 출발점은 진상보고서에 기초한다”며 “국민의 눈높이 맞추는 결과라면 적어도 당원에게 직접 물어야 한다. 전국운영위가 당원이 결정한 후보의 사퇴를 결정해선 안된다. 이 안 자체가 올라가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정희성 위원의 강한 반대발언에 학생들과 당권파 계열 참관인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그만하세요. 당원이 결정하는 당원총투표로 하게 해주세요”라며 소리를 질렀다.

더이상 회의 진행을 방해할 경우 참관인들을 회의장에서 내 보내겠다고 결정했던 유시민 대표가 이를 실행하자 당권파 계열 당원들과 학생들은 “조준호 당신은 형사처벌 감이야”, “전국의 당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운영위 해산하라”, “비례가 부정이면 그 시스템을 이용한 지역구 당선자도 다 부정이다. 비례직이고 지역구고 다 사퇴하라”, “4년전에 패권과 종북이라더니 이번엔 패권과 부정이라고!” 등의 고함과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10분간 정회 후 다시 회의를 속개하자 우위영 위원이 반대 토론을 신청하고 “표결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 오늘 안건은 당헌 위배다. 표결 처리를 중단하고 여기서 산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의장은 난입한 당권파 계열 당원들의 고함과 욕설로 더 이상 회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유시민 대표는 오전 8시 30분에 “일단 회의를 정회하고 다른 장소로 가서 회의를 진행하자”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당권파 계열 당원들은 회의장에서 나가는 조준호 대표를 향해 “조중동에게 당원을 팔아먹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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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wefe

    NL은 무슨 종교도 아니고... 유시민이 왜 욕먹어야 되지...

  • ㄴㄴ

    엔엘 다수파 정신나간 인간들인가? 이정희가 절차적 민주성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 이미 문자사건때 확인했지만 이건 정말 답이 없다. 국가의 법률은 자본가의 당파성아래 만들어졌기 때문에 부정할 수 있다. 투쟁 할때 합법이냐 불법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정당을 비롯해서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의 규칙은 지켜야 하는거 아닌가?

  • ㄴㄴ

    자기네들이 정한 규칙도 못지키는게 쪽팔리지도 않나? 그리고 저 자리에 참가한 한대련 일부 인간들 니네들 구사대 용역깡패냐?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운영위원이 아니라더라도 선전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크럼 짜고 입장 자체를 못하게 한다는게 말이 되냐? 조중동 핑계 대지 마라. 니네 더러운 내부분파투쟁 아니냐?

  • 지나가다가

    이어혹한현실은 당연히일어날것이라 예견되어졌다,,
    운영위원회 감무엇인데 당원들이 뽑은 비레후보자들 과 당선자들을 총사퇴시키려하는것인가?조준호 가무엇인데 비례후보자들을 총사토시킬려는것이다,, 당원들이뽑은비례후보절대 총사퇴시키면아니된다, 그리고 운영위원회를즉각해산하라,,진성당원들이 뽑은비례후보절대총사퇴반대한자,, 조준호 와 심상정,조승수 는 진보정당흔들기 시도 를즉각중단하라,

  • 패악질

    끝을 보네 잘한다, 종교단체들의 마직악 패악을...

  • 독자

    전 이 대표님이 이러한 실력행사에 동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단호하게 난동을 피우는 사람들을 경고했어야 하는데, 참..

  • 지나가다

    수정동의안으로 청년비례대표는 의원반납에서 제외하자는 안이 있었는데, 난동부리는 바람에 최종결정문에는 그 수정동의안이 폐기되었네요. 자업자득..ㅋㅋ

    그런데 장애인 비례대표를 의원반납에서 제외하자는 수정동의안도 같이 폐기됨.. ㅠ.ㅠ

    난동 좀 부리지 마!! 첫 번째 사진 쥑인다!! 학생이면 생각 좀 해라, 선배가 따뜻하게 대해준다고 따라하지 말고!!

  • 노동자

    "선관위 지시가 없는 속에서 프로그램의 소스에 손을 댓다"
    이것은 부정선거 입니다.

    그동안의 말에 대하여 사죄 합니다.

    통합진보당 대표님의 당원의 사실관계 부정사례가 아닌데 진상조사위원장이 부정사례를 발표한 것은 당원에게 사죄 해야 합니다.

  • 3

    석기주의자들

  • 김영수

    나는 통진당 당원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선거에서 통진당 찍었다.. 그런데 이정희는 당원만 챙긴다.... 할수만 있다면 내표를 무르고 싶다...

  • 시파

    개막장 통진당...
    저런 당을 지지하라는
    민주노총 지도부 개자슥들....

  • ㅁㄴㅇ

    동영상 봤는데 니들이 민주주의 진보냐.. 경기동부연합이 실체 민혁당 뿌리 결국 북한과 내통하는 종북세력자들 니들이 이기기위해선 어떤짓도 가능하고
    질때는 그냥 던저버리는 니들은 민주주의가 아냐

  • 점쟁이

    위 사진 중 손들고 고함치는 애 누구지?
    당에서 첨보는 애?

  • 석기 시대 사람들...

  • 지나가다가?

    여기 댓중에 지나가다가?지나가다? 이거 강성촛불노동자였다 온건파로 돌어선 기회주위자 통진당 이군봉아니요? 오래전 고이소선여사 서울대병원분향소에서 김문수가 조문와서 오래동안 거드름피고 있길래 어떤기자도 짜증나 식사하려던걸 말고 박차고나가자 오히려 그기자에게 무슨짓이냐는등 한쪽으로 끌고가 협박하며 그러고 참. 어처구니없던데. 등치는 섬머슴같은 사람이 작은 권력에 빌붙는 모습하고는, 그 통진당은 참 위로아래로 가지가지여.

  • 제목이

    이런 건 실력행사가 아니라 폭력행사라고 한다. 누구를 패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 이렇게 막는 것이 법적으로 멱확하게 폭력이다. 제목을 바꿔야 한다.

  • 노동자2

    지나가다가/님이 주장하신 내용에 대해 당 자체적 조사를 거친 후, 당총투표를 통한 이후 발언하세요. 이정희 어록에 따르면 "유죄에 대한 증거가 없으면 무죄"입니다. 당원에 대한 사랑이 없는 님의 주장은 이정희 어록2"당원에 대한 사랑이 없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