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을 대체할 새 진보정당 건설 시급하다

[기고] 노동정치와 진보정치,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편집자주] 이 글은 ‘진보세력연대를 위한 교수-연구자 모임’이 주최한 “19대 총선 그리고 노동정치와 진보정치” 토론회의 발제문으로 작성된 글이다. 최근 통합진보당 사태와 더불어 논의의 활성화를 위해 글의 전문을 게재한다.


노동정치란 무엇인가?

노동정치란 무엇인가? 이 개념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 및 사회관계의 유지-재생산을 추구하는 ‘부르주아정치’ 내지 ‘자본의 정치’에 대항하여 노동자 자신이 중심이 되어 자본주의적 생산관계 및 사회관계가 만들어내는 계급문제의 해결을 중심적 과제로 추구하는 정치”로 규정내릴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진보정치는 진보개념의 상대성과 다차원성 등으로 말미암아 한마디로 규정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계급정치적 관점에서 규정 내린다면, 진보정치는 “노동자대중에 기반을 둔 노동정치 중심의 진보정치”로, 그리고 진보정당은 ‘노동자대중에 기반을 둔 노동정치 중심의 진보정치를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정당’ 내지 ‘노동자정당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닌 정당’으로 규정내릴 수 있다. 나는 여기서 진보정치와 진보정당을 이런 의미에서 사용하겠다.

그런데 자유주의는 자유주의 조류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그 경제적 내용에서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제의 유지-재생산’을 추구하는 정치의 성격을 지닌다. 즉, 자유주의정치 역시 부르주아 정치 내지 자본의 정치의 한 흐름인 것이다. 이 점에서 진보정치는 기본적으로 보수정치는 물론 자유주의정치에 대해서도 (조성된 정세에 따라 제휴-연대할 수는 있을지라도) 조직적으로는 자신의 독자성을 견지해야 한다.

이런 점들을 전제로 현 시기 한국의 노동정치와 진보정치가 어떤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이런 문제들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선 무엇을 행해야 하는 가에 대한 소견을 개진해 보려고 한다.

진보정치의 위기와 노동정치의 실종

자타가 공인하다시피, 오늘날 한국의 진보정치는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위기의 심연에 빠져들고 있고, 제도정치 영역에서 노동정치가 실종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진보정치의 위기와 노동정치의 실종은 아래의 몇 가지 측면들을 지니고 있다.

(1)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에 참여하지 않는 진보세력이 통진당을 어떻게 평가하든, 대다수 국민들은 통진당을 ‘진보정당’으로, 그것도 ‘진보세력 전체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통진당은 이번 19대 총선에서 20석 이상 의석 확보 및 야권 승리 라는 자신이 세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총유권자 10% 이상의 지지와 당선자 13명을 배출하는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 이와는 달리 ‘진보좌파정당’으로 자처하는 진보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1.13%라는 저조한 지지를 얻어 법적으로 해체당하는 패배를 경험했다. (이 패배는 진보신당이 창당되었을 때 내건 목표인 ‘진보의 재구성’과 ‘민노당을 대체할 수 있는 정당으로의 성장-발전’ 등에 비춰 심각한 자기평가가 있어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총선이 끝난 후 통진당에서 후보경선 부정행위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비례대표 후보 경선이 ‘총체적 부실-부정 선거’ 였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할 이른바 ‘당권파’가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당권파 죽이기를 위한 엉터리 조사였다고 주장하면서 자파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사퇴 등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당내 투쟁이 아직 아무런 퇴로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까지 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의 전면 봉괴’. ‘진보정치의 고사’와 같은 평가가 나올 정도로 통진당은 물론 진보세력 전체에 대한 노동자대중과 일반국민의 시각이 극도로 차가워지고 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진보정치의 위기는 주로 이 사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2) 통진당은 자유주의정당인 유시민 중심의 국민참여당이 한 축으로 참여해 창당된 정당이다. 때문에 통진당은 처음부터 노동자정당의 성격이 크게 약화된 정당으로 출범했는데, 이는 통진당의 출범 자체가 보수, 자유주의정치와 구별되는 진보정치의 위기를 내재한 것임을 가리킨다. 게다가 통진당은 이번 총선과정에서 ‘야권연대’를 통한 ‘20석 이상의 의석 확보’와 ‘야권 승리’ 등을 추구하고, 또 이를 위해 의식적으로 자신을 ‘탈노동’ 정당으로 부각시켜 총선과정에서 노동의제를 소실시키는 데에 앞장섰다.

또한 자유주의세력의 통진당의 한 축으로의 참여와 이로 인한 ‘노동운동진영의 통합진보당계와 진보신당계로의 분열’ 등에 영향을 받아 노동자밀집지대에서조차 통진당과 진보신당의 노동자후보들이 모두 낙선하고, 노동자후보 당선자라 할 만한 당선자가 한 사람도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제도정치에서 노동정치가 거의 완벽하게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게다가 노동정치의 실종은 “노동운동의 정당정치로부터의 전면철수”주장(임영일)등이 나올 정도로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3) 민주노총이 19대 총선 기간 중 쌍용차 해고노동자 투쟁 등 선거 시기에도 지속된 노동자투쟁 등을 적극 껴안는 투쟁을 방기한데다가 노동의제를 총선 이슈로 부각시키는 데에 힘을 쏟기보다는 ‘선거방침’으로 통진당을 지지하고 총선기간 중 내내 통진당 노선을 충실히 따르는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노동정치의 실종을 만들어내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통합진보당을 진보정당 다운 진보정당으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할까?

통합진보당이 노동자대중과 일반국민들에게 진보정당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제도정치 영역에서는 통진당을 대체할만한 진보정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정세 속에서 우리는 통진당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노동자정당’의 성격을 갖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고, 통진당을 그런 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통진당 내부의 당원들의 노력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지지해야 한다. 그러나 통진당을 그 이름에 걸맞은 ‘노동정치 중심의 진보정치를 추구하는 정당’으로 과연 개조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엔 그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통진당은 자유주의세력이 주요한 한 축으로 참가하고, 야권연대에 기초한 MB심판과 정권교체 등을 앞세우는 정당으로 조직되었다. 이 때문에 통진당은 기본적으로 노동자정당의 성격을 지닌 진보정당으로 개조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통진당은 오늘날 ‘민족주의좌파노선과 불안정하게 뒤얽혀 있는 자유주의좌파노선’이 관철되고 있는 정당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고, 노동자정당의 성격은 이런 정당의 성격에 부차화되거나 종속되어 있는 형태로 억눌려 있다.

(2) 작금의 통진당 사태는 통진당을 어떻게 변모시킬까? 이에 대해서는 3개의 시나리오가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A. 통진당이 당권파 중심으로 확고하게 재편되는 것,
B. 당권파가 이선으로 물러나고 당권파에 반기를 들고 있는 인천연합파과 울산연합파 등 민노당 비주류파와 국참계, 진보신당계가 연합한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서는 것,
C. 당권파와 그외 계파들이 어정쩡하게 타협하는 것.

A와 C가 관철될 경우 통진당이 추구하는 야권연대는 물론 타 진보세력과의 연대 등이 어려워지고, 통진당에 대한 노동자대중의 불신이 크게 증폭될 것이다. 이와는 달리 B가 관철될 경우 당권파가 새로운 지도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한 당내 투쟁이 지속되고, 또 이로 인해 지도부의 대내외적 지도력이 크게 손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유시민 중심의 국참계의 발언권이 높아져 노선 상으로는 더 많은 우경화와 자유주의 정당화가 진척될 것이다.

(3) 당권파와 연계된 노동운동세력은 오늘날 민주노조진영 내에서도 가장 큰 분파로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노동운동세력은 대체로 민주노조 운동의 상층간부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의 그간의 계급타협적 처신으로 인해 투쟁에 나선 일반노동자들로부터 ‘타락한 노동관료’ 등으로 비판받는 등 이들과 투쟁에 나선 일반노동자들 간의 괴리가 깊다. 이는 설령 이들 노동운동세력이 통진당 내에서 발언권이 높아진다고 할지라도 이들이 대변하는 노동운동 노선이 권력과 자본에 대항하는 올바른 노동운동노선으로 보기 어려움을 가리킨다. 이 점에서 민주노조운동이 이들의 영향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가도 노동정치의 복원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어떤 경우든 통진당을 노동자정당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닌 진보정당으로 개조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데 작금의 통진당 사태를 보고 외부인사들 중 통진당 혁신을 위해 통진당에 대거 가입하자고 제안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실제로 당 혁신을 위해 통진당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이 운동을 제안하거나 호응하는 이들은 대체로 자유주의적으로 정향된 사람들이다.

다른 한편, 작금의 통진당 사태가 어떻게 결말나든 통진당 당권파가 그 나름으로 진보정치의 성장-발전에 기여하고 타 진보세력과 연합하거나 또는 조직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정파로 재탄생하려면 1)그간 보여준 패권주의적 작태에 대한 공개적 반성과 그런 처신의 철저한 청산, 2)‘실체 없는 실체’에서 공개적 정책그룹으로의 전환, 3)자유주의(세력)와의 단절 등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노, 심, 조 등 진보신당 탈당파 역시 당 결정에 불복, 당을 탈당해 자유주의세력과 함께 통진당 창당에 나선 것을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그 반성이 진정성 있는 것임을 보이지 않는 한 타 진보세력과의 관계가 다시 회복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노동정치, 진보정치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통진당이 노동자대중 및 일반국민들에게 진보정당으로, 그것도 진보정당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고, 19대 총선에서 진보신당이 한 석도 내지 못한데다가 겨우 1.13%의 지지를 받은 데에서 알 수 있다시피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고, 이 정당을 노동자대중의 사람을 받는 정당으로 키워나가는 일은 지난한 과제이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통진당에게 진보정치의 미래를 걸 수 없는 한 이 일에 착수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일에 착수하지 않는 한 노동정치와 진보정치의 미래를 적극 개척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금의 통진당 사태로 인해 진보정치의 위상이 실추 될 대로 실추되고 있는 정세에 비춰 노동정치, 진보정치의 복원을 위한 노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실한 당면과제가 되었다.

또한 통진당 외부에서 노동정치와 진보정치의 복원을 위한 운동이 힘차게 전개될 때에만 노동정치, 진보정치의 복원을 바라는 통진당 내부의 인사들도 이 운동에 가담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건설해야 할 새로운 진보정당이 어떤 정당이어야 하는가 등을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자.

(1) 새로운 진보정당은 ‘노동자대중을 주축으로 삼는 대중적 진보정당’이어야 하고, “‘제2의 노동자정치세력화’에 기반을 둔 (자유주의세력과 분명하게 선을 긋는) 제 진보세력들의 연합정당”이어야 한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노동자대중을 주축으로 삼는 정당이어야 함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아울러 이 주장은 다음의 내용들을 담고 있다.

1) 이 정당이 ‘대중적 진보정당’이어야 한다는 것은 (그 정당이 제 진보세력의 연합정당이어야 한다는 것과 더불어) 그 정당을 더 이상 ‘전위정당’의 형태로 조직할 수 없음을, 그리고 ‘제도정치에의 참여’와 ‘집권을 통한 사회변혁’을 부정적으로 파악하고 - 물론 이 길을 유일한 사회변혁의 길로 간주하거나, 그것이 야기할 문제점 등을 결코 경시해서는 안 되지만 - 진보정치운동을 사회운동적 정치운동으로만 한정시켜서는 안 됨을 가리킨다.

2)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은 일차적으로 자유주의세력과 선을 긋는 동시에 대중적 진보정당노선에 찬성하는 제 진보정치세력이 기존의 자신들의 차이를 넘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합의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진보신당에게 자신이 현재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진보좌파정당’을 그런 정당 건설에 찬성하거나 찬성할 수 있는 세력들과 더불어 자신들도 그 건설의 한 부분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신당의 확대-강화’를 통해 건설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행여 라도 갖기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나아가 타 진보세력들에게도 진보정치가 현 시기에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함과 더불어 진보정치운동을 대중적 정치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간의 차이를 넘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적극 참여해 주기를 호소한다.

3) 새로운 진보정당이 ‘제2의 노동자정치세력화’에 기반을 둔 정당이어야 한다는 것은 민주노총 주도 하에서 ‘위로부터의 정치세력화’를 추구한 그간의 노동자정치세력화가 민주노동당 창당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의 분열 및 통합진보당의 건설 등을 거치면서 현 시점에 이르러 최종적으로 파탄했음을 인정하는 기초 위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함을 가리킨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무엇보다 노동자대중 자신의 ‘밑으로부터의 정치세력화’가 주축이 되는 새로운 ‘제2의 노동자정치세력화’에 기초해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나는 누구보다도 현재 투쟁에 나서고 있고 투쟁에 적극 연대하는 노동자들이 새로운 진보정당의 주축으로 등장할 수 있는가와,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얼마만큼 새로운 진보정당에 참여하는가에 의해 새로운 진보정당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이와 더불어 청년층의 획득에도 주력, ‘노동자계급과 청년층의 연대’역시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나는 통진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한 노동활동가들 및 민주노총 지도부가 통진당 지지를 선거방침으로 결정한 것에 반대해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한 민주노총 대의원 등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적극 나서 줄 것을 호소한다.

(2) 새로운 진보정당의 정강정책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참여하는 세력과 사람들의 광범위한 토론과 합의에 기초하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나의 견해로는,
1) ‘자본주의극복과 사회주의 실현’을 당의 최종목표로 삼되 ‘신자유주의반대를 자본주의의 극복과 결합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사회주의지향적 정강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런 구체적 정강정책을 마련하고 그 실현을 위해 투쟁함으로써 ‘사민주의냐, 사회주의냐’와 ‘신자유주의반대냐, 자본주의 철폐냐‘와 같은 좌우편향적인 양자택일적 문제 제기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는 ’개혁이냐, 변혁이냐‘ 또는 ’개량이냐 혁명이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성립된 정세 등에 가장 적합한 ‘변혁지향적 개혁‘의 내용을 담는 정책들을 구체적인 실천목표로 제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계급문제 해결을 지향하되 ‘계급문제와 민족문제의 증층결정’을 인정, 반제 민족해방과 자주적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NL의 정당한 문제의식도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3) 아울러 ‘계급문제와 생태문제의 증층결정’, ‘계급문제와 여성문제의 증층결정’을 인정, 생태주의적 가치와 여성주의적 가치의 적극적인 수용이 요구된다. (새로운 진보정당을 ‘녹색사회당’으로 만들자는 주장과 관련, 새로운 진보정당이 ‘생태사회주의’의 관점을 수용하는 정당이 되어야 하지만, 녹색사회주의의 입장만을 특화하는 정당이 되어서는 안 되며, 환경운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녹색당’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마당에 두 당의 수평적인 조직적 통합 역시 추구할 필요는 없다.)

(3) 노동정치의 복원을 위해 무엇보다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노동자들의 크고 작은 다양한 투쟁들과 적극 결합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을 위해서도 적극 활동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지역정치에 뿌리내리기 위해 ‘민중의 집’ 운동과 같은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협동조합 운동 등에도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새로운 진보정당은 사회운동적 정당, 비제도적 투쟁정당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니되, 대중정치와 지역정치 등에서 축적한 역량에 기반을 두고 제도정치, 의회정치로의 진출도 적극 추구하는 정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제도정당이냐, 비제도정당이냐’, ‘의회주의정당이냐 운동정당이냐’라는 양자택일에서 벗어나 ‘제도정치와 비제도적 정치 및 의회정치와 운동정치의 유기적 결합’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4) 자본과 권력의 신자유주의 공세로 ‘실질적’ 민주주의가 극도로 후퇴함과 더불어 MB 정부 하에서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 역시 후퇴하고 있다. 이런 정세 속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은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한 야권연대 등에도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야권연대로 인해 진보정치의 독자성을 희생하거나,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해 실질적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한 투쟁을 희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와는 달리, 야권연대는 진보정치의 독자성을 강화하는 데에,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역시 실질적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일정 및 결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하는 세력이 다가오는 대선 이전에 당을 출범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다가오는 대선에 독자후보를 낼 수 있을 것인지는 참여하는 세력들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어야 할 문제이므로 지금으로서는 가름하기 어렵다.

내 개인적으로는 대선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통진당 사태가 만들어내고 있는 진보정치의 위기 속에서 동요하는 진보세력의 활동가는 물론 대중들에게 새로운 진보정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가능한 한 앞당겨 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대선 독자후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 후보가 유의미한 득표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독자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런데 독자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다가오는 대선국면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은 심도 깊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고 이 정당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사업을 적극 전개해 나갈 경우 차기 지방선거에는 적극 대응할 체제를 충분히 갖출 수 있고, 많은 성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노동정치가 실종되고 통진당에게 진보정치의 미래를 더 이상 맡길 수 없음이 명명백백해진 정세 속에서 실종된 노동정치의 복원에 기여하고 통진당을 대체할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일은 진보정치의 활성화를 통해 세상을 변혁하고자 하는 모든 진보세력들의 제일의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나는 진보세력들이 그간의 분열 등을 극복하고 서로 합심해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고, 이에 기반을 두어 자신을 대외적으로 유의미한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또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제 진보세력들의 원탁회의 내지 연석회의 등이 가능한 한 빨리 소집될 수 있기를 바라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워크샵과 공개 토론회 등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활발하게 개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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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나...

    아니 이 아저씨는 경기동부 애들하고 배 맞어 지내다가 왠 또 헛소리여... 나이들었으면 곱게 들어야지 때만 되문 나타나서 되도 않는 얘기나 하구. 먼 각설이두 아니구말야.

  • 한 활동가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기 전에 자신의 기회주의적, 속물적 처신부터 반성하시길.

    진보정당운동은 이미 끝났는데, 그것도 아직 모르고 있으니.

    아직도 야권연대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야권연대하는 진보정당, 그게 통합진보당과 무슨 차이가 있지?

  • 독자

    선생님. 노선이 바뀌신 것은 좋은데요. 이 글의 가장 큰 전제는 통진당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묶어보자는, 그래서 통진동 일부도 결합시키자는 것을 절대적인 전제로 정세판단도, 당의 성격도, 활동과 강령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 이런 방식으로는 기존 민노당의 실패를 단 한발자국도 넘어서지 못하구요. 또 다시 다수파 패권 운운하며 부르주아 정당보다도 후진 당운동의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 호소하지 마세요

  • 사퇴

    의회주의자들은 더이상 노동자 팔아서 권력욕 챙길려고 하지마라 이젠 안속는다,
    이젠 노동자들이 대리투쟁 집어치우고 싸워서 쟁취 할련다, 조직의 대표자들은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민주노총위원장도 책임지고 사퇴하라

  • 나도 참나

    참 공감이 안 가는 주장들 투성이입니다.

    진보정당하겠다는 분들이 노동장 중심 정당을 하기 싫어서 안 했다고 보시나요. 안 되니까 그런가 아닌가요.
    유, 심, 노, 조 이분들이 그토록 분당을 않겠다고 하는게 밖으로 나와도 이런 식의 주장이 난무하여 대안을 모색하기 아주 어렵다고 판단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선뜻 수용되기 어려운 이런 얘기는 좀 나중에 하면 안 될까요. 그리 안해도 당권파랑 싸우느라 골머리가 터질 판인데 이런 식의 자기만의 주장은 고생하는 사람들 힘만 빠지게 할 것 같습니다.

  • 보스코프스키

    프레임 부터 문제가 심각하군요... 대안이 아닌 대체라니 실은 대안도 저 편(통합진보당)을 언급한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라니 그러면 구 민노당에 유사한 아직은 망가지지는 않은 노동자 진보정당인지 개량정당인지인가요? 프레임 부터 오류를 범해서 그런지 나머지 부분도 활력 떨어지긴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듭니다.
    문서에서 좋은 부분 두 곳은 노동자 정치의 실종에 대한 폭로와 NL의 정당한 문제의식 지적 정도이지만 전체 결론과 서론 모두가 영 어설프네요.
    마지막으로 과거에 주장했던 아래와 같은 언사에 대해서 현재의 입장도 들려 주시기 바랍니다.

    노동자-민중권력 창출의 길은 주어진 현실적 조건과 조성된 정세와 계급적 역관계 등에 따라 다양할 수 있겠지만, 어떤 길을 통하든 부르주아 국가장치의 전면적인 개조와 노동자계급의 전사회적인 헤게모니 확보 및 인민주권기구에서 변혁정당의 민주적 지도력 확보 등이 요구된다.

    원출처는 '변혁적 진보정당의 필요성과 기본상,<변혁정당 건설을 위한 지역/부문/현장 연속토론회>, 2008년 2월 13일.' 에서 인용부의 출처는 '반동의 시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진로(
    http://newscham.net/news/view.php?board=jinbo_media_16&nid=47025&page=5 )'에서 재 발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