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촛불 4주년, 230차 촛불 문화제 열려

광우병뿐 아니라 다양한 의제를 담아 4년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진행

지난 달 25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청계광장 등 각 지역 도심에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중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또다시 열리고 있는 가운데 9일 저녁 수원역 광장에선 수원촛불 4주년 문화제가 열렸다. 지난 2008년 5월에 시작된 수원촛불은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자발적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져 매주 수요일 수원역 광장을 지켰으며 이번에 230회차를 맞이했다.

지난 해 11월 종로경찰서장 폭행 혐의로 구속되었던 김진효 씨는 지난 4년간 수원촛불을 함께 밝혀왔다. 그는 이날 발언에서 “이땅의 민주주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싸워 얻은 것이며 싸워야 지킬 수 있다. 4년 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촛불을 밝혀온 시민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지난 해 한미 FTA 날치기 비준 통과 후 항의의 뜻으로 수염을 깎지 않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면도를 못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다”며 수원촛불에 대한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김진석 다함께 경기남부지회 활동가 역시 “미국에서 또다시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다. 우리가 촛불을 들지 않았다면 우리는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야 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인권문제, FTA, 언론장악 등 우리의 문제의식이 옳다는 것이 계속 증명되고 있다. 촛불이 옳았다, 이명박이 틀렸다!”며 수원촛불 4년의 의미를 설명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수원촛불은 지난 2008년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와 함께 시작되었으나 회를 거듭할 수록 다양한 사회적 의제와 수원, 경기 지역의 현안들에 대해서도 다뤄져왔다. 이날 문제화에서도 거리에 마련된 부스에서는 “수원역 AK백화점 연장영업 반대”,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반대”, “한미 FTA 반대”, “KTX 민영화 반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입법 촉구” 등의 다양한 주제로 선전전과 서명운동이 진행되었다.

특히 이날은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뇌종양에 걸려 지난 7일 사망한 고 이윤정 씨(33)와 쌍용자동차 22명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차려져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남섭 사무국장은 이날 발언에서 “우리는 언제 23번째 희생자가 나올지 모를 상황에서 살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를 무기징역 같은 고통 속에서 우리는 저항하지 않으면 1%의 지배 아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명박 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모두의 힘으로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촛불을 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한신대 민중가요동아리 ‘보라성’, 청소년 율동동아리 ‘보라돌이’,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노래패 ‘작은노래’, 가수 김미정 씨, 노래패 ‘정면돌파’, 율동패 ‘들꽃’ 등의 공연이 이어졌으며,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 행동하는언론소비자연대(행언련),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등의 축하메시지도 전달됐다.

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수원역 광장에서 맞은 편 로데오 거리 끝에 있는 민주노총 경기도 본부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선전전을 진행하였으며 상가 상인과 행인 등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날 문화제 사회를 맡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지난 4년간 수원촛불 문화제 준비를 도맡아 해왔지만 “우린 단지 짐을 날랐을 뿐”이라며 수원촛불의 추최측이길 거부한다.

그녀는 “처음 시작은 2008년 5월 청계광장에서 촛불이 모이기 시작할 때 수원역 앞에서 어느 한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나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것을 보면서부터였다. 멀리 서울까지 가지 못하는 수원시민들의 공간이 있어야겠다고 느꼈고 당시엔 4년간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곤 생각 못했다”며 지난 4년을 되돌아봤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묻자 그녀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수원촛불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으로 시작하여 용산, 쌍차, 희망버스, FTA, 교육 등 다양한 의제로 번져나간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요구에 의해서였다. 수원촛불에 참여하는 이들은 이명박을 싫어하는 사람부터 자본주의를 싫어하는 사람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수원촛불은 이러한 다양한 의제를 수용할 수 있는 무정형의 열린 광장이며 다양한 고민들이 더 큰 광장으로 번져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규정하면 안된다”며 열린공간으로써 수원촛불의 의미를 설명했다.

수원촛불은 다음 주 수요일 231차 촛불을 밝힐 예정이다. 시작이 그랬듯 언제까지 촛불을 밝힐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요구가 있는 한 열린 공간으로서의 수원촛불은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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