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선 불출마, “강령의 수호자 되겠다”

친노동 행보에 박수...“강령 입각 재벌개혁, 노동존중 사회 밑거름으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9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미 당내 주요 대선 후보군들과 지지율 격차를 만회하기 힘든 상황에서 나온 불출마 선언은 큰 파장은 없었지만, 많은 이들이 그가 최근 3년간 보여준 친노동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정동영 고문은 대한문 앞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길을 가려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고문에게 새로운 길은 용산과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와 같은 사태가 없는 길이다. 정동영 고문은 “저는 3년 전 용산참사를 보면서 새로운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용산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도미사 가운데 문정현 신부님이 ‘저기 앉아있는 정동영 의원이 조금 더 잘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던 말씀은 아직도 제 귀에 쟁쟁거린다”고 밝혔다.


그 날 이후 3년 동안 정동영 고문은 노동현장을 뛰어다녔고, 한진중공업 문제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슈화 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정동영 고문은 이어 지난해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앞서 국회 외교통상위로 옮겨서도 진보정당들과 함께 외통위 농성 등을 이끌어 왔다. 당내 한미FTA 협상파들은 정동영 고문을 두고 “민주노동당 의원”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이날 정동영 고문은 “저의 새로운 길은 용산으로 나 있으며,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사태는 저에게 또 다른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며 “비정규직과 무분별한 정리해고 없는 세상으로 가는 길이 또한 저의 새로운 길”이라고 밝혔다.

그런 정동영 고문을 두고 쇼라고 봤던 노동자와 시민들이 민주당의 태생과 한계를 언급하면서도 조금씩 진정성을 믿기 시작했다. 정동영 고문의 불출마 선언에 함께한 지식인들과 용산철거민들은 정 고문에 대한 진정성과 그가 민주당 내에서 추구했던 가치를 강조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씨는 “이 자리가 우리 의원님 대선 출마 자리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우리 의원님은 저희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하셨다”며 “용산의 저희 같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발로 뛰고 온 몸을 던진 분이 대선 나온다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한홍구 교수는 “지난 3-4년 동안 정동영 고문의 행보는 07년의 행보와 달랐다”며 “대선 패배의 아픔을 겪고 높은 자리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곳을 찾았다. 용산,쌍용,강정 등 대중이 고통 받는 곳에 달려갔다. 그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려고 나온 게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정 고문은 용산 어머님의 눈물을 보고 다짐하고, 한진과 쌍용에서 열심히 싸웠다”며 “그가 대선 출마의 길은 접었지만, 민주당은 이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석훈 교수도 “지난 3년간 정동영은 거리의 대통령이었고 거리의 깃발이었고 우리시대이 정치인이었다”며 “그가 만든 가치와 노선, 미래에 대한 이상은 이 자리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선대인 대표도 “2년 전까지도 정동영은 비호감이었다. 그가 조금씩 눈에 들어온 것은 길거리에 나서기 시작하고, 서민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며 “처음엔 쇼라고 봤지만 이 쇼가 쇼가 아니라고 느끼게 되는 어느 순간부터 이 분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선 대표는 “2-3년 동안 밑바닥 서민의 삶을 깨달으면서 자신이 잘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서민 민생경제 회복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에 불씨가 되겠다는 결심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동영 고문은 자신이 가야 할 새로운 길을 “민주당의 강령”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장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뒤에서 민주진보세력의 결집을 위해 누군가 내려놓은 사람이 있어야한다 생각도 컸다”며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정 고문은 민주당 강령의 의미를 두고 “민주당이 새 정권을 잡으면 제2의 참여정부가 아니라 강령에 입각한 재벌개혁 정부이고 복지국가 정부이며,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부가 되는 것”이라며 “제가 그 강령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는데 자부심을 느끼며 강령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시민사회와 민주당을 연결하는 통로역할도 하고 싶다”면서도 “당내 대선 경선은 장점도 있지만 폐해도 있다. 어떤 사람이 후보가 되고 자기 캠프를 중심으로 집권을 하려해선 성공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 집권해야 하고 강령을 실천하는 정부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고문은 당내 대선 주자들에게 “10년 동안 집권도 했지만 여전히 많은 서민들은 살기 어려워 절규하고 있고 여전히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고 있다”며 “경제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길로 가기 위해 후보 여러분이 더 치열하게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가치와 정책을 준비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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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롤레타리아

    계급화해의 전도사가 되겟다는 결의로군..흠..
    안그래도 맛간 민주노총에 노사협조주의와 자본주의 개량의 길을 더욱 활짝 열겠군.
    노동해방투사들의 긴장이 더욱 요하는 시점...!

  • 정동영

    그래도 통진당 보단 낫잖아요.
    진보외피 속에 자유본질... 민족본질을
    가진 이상한 무리보다...
    한계가 보이지만 명확하게 좌클릭한 정동영에게
    난 박수를 보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