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출신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노총을 향해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추구해야 할 노동단체가 노동운동의 순수성을 상실한 채 특정정당의 정치적 도구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성태 의원은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상임부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와 정책연대의 결과 18대 국회에서 정치에 입문했다.

김성태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김황식 총리에게 “한국노총 내부에서 발생한 조직적 갈등은 노노 갈등을 심화 유발해 급기야 한국노총 위원장이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해야 하는 불미스런 사태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민주당과의 통합을 주도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 16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산별 위원장, 시·도 지역본부 의장단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직도 수행하고 있는 이용득 위원장이 사의 표명을 한 이유는 한국노총 내 친 새누리당 세력들의 반발 탓에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 단위가 사실상 식물화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하면서 노조법 개정을 이룰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이유로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한 이용득 위원장의 정치적 리더쉽에 심각한 타격이 간 것도 원인이다.

이용득 위원장은 2007년 위원장직에 있으면서 이명박 대선 후보와 정책연대를 추진해 성사시킨 바 있다. 하지만 2011년 초 한국노총 선거에 정책연대 파기를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와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후 민주당과의 지분참여를 전제로 통합을 추진했다.

따라서 이날 김성태 의원의 대정부 질의는 이용득 위원장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되고, 다가올 대선국면에서 한국노총이 다시 새누리당 지지로 선회하도록 하거나, 최소한 전면적인 민주당 지지를 막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김성태 의원은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노동자 권익향상의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며 “이제라도 한국노총이 노동자 권익보호라는 본연의 순수성을 되찾고 건전한 노동운동으로 돌아가 기업의 투명경영을 이끌어내는 긍정적 소임을 다하도록 한국노총을 정치적 중립지대로 되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김성태 의원은 이어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이 세계 10위로 도약하기까지 열악한 산업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한국노총의 희생과 헌신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원칙을 지키면서도 각 시대의 정치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했던 실리위주의 실용적이고 유연한 접근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새누리당과 정책연대를 유지했던 방식은 슬기로운 대응이었다며 미화한 셈이다.

김 의원은 “지금 한국노총의 상황은 야권통합의 명목으로 정당에 흡수된 후 지도부에 대한 불신은 쌓이고 분열과 갈등으로 조직 내부의 단결은 무너졌다”고 이용득 위원장과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김성태 의원은 또한 “특정정당이 노동세력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해 본연의 노동운동을 훼손하고 있는 것은 산업경제의 민주화에도 역행한다”며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이런 정당의 노동운동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가 계속돼야 하느냐”고 총리를 질타했다.

김황식 총리는 “노동조합의 기본목적에 비추어 보면 특정정당 예속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예속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자주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노동조합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어느 정도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것은 할 수 있다. 그냥 예속되는 상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