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방송, “삼성 전직노동자들, 죽음과 싸우고 있어”

독일공영TV 시사프로그램, 삼성 직업병 문제 다뤄

독일 공영 TV 방송국 ZDF(Zweites Deutsches Fernsehen)의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인 <프론탈21(Frontal21)>이 14일(현지 시각)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보도하며 국제적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출처: http://www.zdf.de]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반올림) 16일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프론탈21> 제작진은 “전세계에서 삼성은 인간성을 지닌 기술 기업으로 포장되고 있”지만 “삼성의 근거지 한국에서는 전직 노동자들이 죽음과 싸우고 있다”며 삼성 직업병 피해 가족 및 반올림 활동가, 삼성전자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인터뷰에는 삼성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투병 중인 한혜경 씨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만난 남편을 백혈병으로 잃은 정애정 씨가 출연해 삼성 공장 작업환경의 유해성에 대해 증언했다. 삼성반도체에서 백혈병으로 딸을 잃고 산재인정을 위해 싸워온 황상기 씨의 인터뷰도 실렸다. 반올림 활동가 공유정옥 씨는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정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 피해자들의 증언에 대해 삼성전자 건강연구소 김수근 부소장은 “암은 일반적으로 생기는 흔한 병”이며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은 반도체 산업이 시작할 때부터 사용한 적 없다”는 회사의 입장을 밝혔다.

[출처: http://www.zdf.de/]

제작진은 삼성에서 사용하는 물질 중에 벤젠이 검출되었다는 연구 결과와 백혈병에 대한 법원의 산재 인정을 소개하는 한편 삼성이 인바이런(Environ)을 고용해 비판을 무마하려 했다는 사실을 함께 보도하고 담배회사들에게 “간접흡연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면죄부”를 이끌어낸 인바이런의 공정성에 의심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이어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인바이런을 설득하거나 회유할 수 없었다”는 삼성측의 입장을 전하고 “언어 문제를 지닌 세계일류기업이라니, 피해자들이 모욕감을 느낄만한 일”이라고 평했다.

또한 “제작진은 삼성은 비판에 익숙하지 않”고 “노동조합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하고 “회사 홍보 비디오 속에는 번쩍이고 청결해 보이는 공장만 나올 뿐”이라고 보도했다.

ZDF는 독일의 공영 TV방송국이며 Frontal21은 이 방송국의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으로 2001년 이래 사회정의, 노동시장 현실, 보건의료와 연금 및 교육제도 개혁, 소비자 권익, 에너지 정책과 지속가능성, 현대사 등을 소재로 다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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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직업병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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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인수

    프론탈21삼성에서는 몇명의 노동자가 화학물질에 의하여 죽었지만 한국타이어에서는 수십명의 노동자가 화학물질에 의하여 죽었다 이들의 죽은 이명박행정부의 묵인 아래 앞으로 수백,수천의 노동자가 화학물질에 의하여 죽을지 모른다.프론탈21 죽인 이명박,삼성,한국타이어에서 지덜이 스스로 죽였다고 인정 하겠는가.한국타이어의 수십명의 화학물질에 죽은 노동자들에 대한 심층 보도를 부탁한다.이것은 도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