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포위의 날, ‘연대 버스’ 이번엔 울산으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울산으로 달려와 달라” 연대호소에 100여명 울산행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으로 연대의 발걸음이 향하고 있다. 최근 납치, 폭력 사태 등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에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비정규직없는일터와사회만들기 공동행동’을 비롯한 각계 사회단체와 정당 등은 24일 아침 대한문에서 출발, 울산 현대자동차 포위의 날에 참석한다. 서울뿐 아니라 과천과 수원에서도 울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했다. 화성 기아자동차 공장의 노동자 30여 명도 연대를 위해 울산을 향한다. 각지에서 출발한 100여 명의 인원은 오후 3시께 울산에 도착해 1박 2일간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포위하는 투쟁을 전개한다.

현대자동차는 대법원이 사내하청을 부당노동행위로 판결했지만,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내하청 노동자 중 3천 명만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교섭제안을 내놓았다. 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비정규직 노조가 전면파업을 실행하고 회사 본관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투쟁이 격렬해지면서 사측의 경비용역 직원이 노조간부를 납치하고 폭행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는 “투쟁을 지켜낼 수 있도록 울산으로 달려와 달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납치됐던 이도한(왼쪽) 총무부장과 천의봉(오른쪽) 사무국장 [출처: 자료사진]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이하 비없세)’의 박점규 활동가는 “중세시대에나 벌어질 법한 납치테러가 일류기업이라는 곳에서 벌어진 충격에 급작스럽더라도 울산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울산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울산행은 긴박한 상황에 급작스레 제안된데다 평일이었기 때문에 많은 참가자가 함께하지 못했다. 대한문을 출발한 인원은 70명 남짓. 그러나 참가자들은 “월차를 써서 참가”하거나 “회사를 결근하면서”까지 울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연대버스의 실무를 도맡았던 김소연 기륭전자 조합원은 “그제 제안해서 할 준비했을 뿐인데 100여 명의 사람이 모였다”며 급박한 제안에도 달려온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녀는 이어 “이번 울산행은 첫 번째고, 울산에 가면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와 ‘현대자동차 2차 포위의 날’을 논의해 다음 연대를 좀 더 대중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비없세의 박점규 활동가는 “이번에 잘 싸우면 다음에는 작년 영도를 향했던 희망버스처럼 더 대중적인 연대 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비록 작은 규모일지라도 잘못을 바로잡는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는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태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노위 학생분회에서 활동하는 정나위 씨도 “현대자동차 투쟁은 아직 대중적 관심이 부족하고, 더욱이 대학은 방학 중이라 학생들에게도 상황을 알려내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오늘 울산 포위의 날을 잘 해내면 이후 더 큰 투쟁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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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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