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사 3만 명 파업... 보수 양당 체제에 물음표 던져

“교원평가 및 자립형사립고 확대 반대”

미국 시카고 교사들이 학생성취도 평가와 연동한 교사 평가에 반대해 전면 파업에 나섰다.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을 펴온 미국 민주당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이번 파업은 미국 대선 국면에서 보수적 양당 체제에 갇힌 미국 정치에 계급적인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10일 약 3만 명의 시카고 교사와 직원이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의 교육개혁안에 반발, 25년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벌였다. 교사들은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시카고 중심가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여러 구간을 통제했다. 미국에서 3번째로 큰 교육 지역인 시카고 교사들이 전면 파업에 나서자 전국의 이목이 빠르게 집중됐다.

시카고 공립학교 교사노동조합은 무엇보다 자립형사립고(차터스쿨) 확대 및 정부 지원 확대, 학생성취도평가와 연동된 교사평가제도 시행, 고용안정 후퇴, 수업일수 연장을 핵심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문제가 된 교육개혁안은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내며 ‘오바마의 남자’로 불리는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의 핵심 정책이며 그는 학생에 대한 표준화된 시험 결과와 연관된 교사 평가를 원한다.

노조는 이매뉴얼 시장의 교육개혁안에 반대하는 한편, 공립학교에 보다 많은 지원과 학급당 정원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출처: 시카고 교사노동조합 페이스북]

시카고 정부당국과 교사노조는 9일 협상에서 4년 간 평균 16% 임금인상 및 수업시간 연장 등 일부 사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교사 평가 등 주요 쟁점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자 교사들은 거리로 나섰다. 교사평가로 인해 6천 명의 교사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교사노조는 우려하고 있다. 교사노조는 교사평가 문제에 합의하지 못하면 11일에도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10일 미국 독립방송 <데모크라시나우>에 출연한 시카고공립학교 부모인 맷 파머는 “교사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교사들은 시카고에서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조건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의 학생 40만 명 중 80%가 빈곤층이다. 고등학교 재학생 중 60%만이 졸업한다. 미국 평균 고등학교 졸업률은 75%이다.

다른 도시의 노조와 교사들도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과 관련한 전국적 투쟁의 전조라며 시카고 교사 파업을 지지했다. 와인 갤튼 미국교사연합 의장은 “교사들은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10일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보수적 양당체제에 던져진 노동자들의 물음표

시카고 교사들의 전면 파업은 전국의 주목을 받으며 미국 대선의 쟁점으로 빠르게 부상했다. 그러나 미국 민주당과 보수당 모두 교사평가와 학교 자율화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취해 보수적인 양당 체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롬니 공화당 후보는 시카고 교사와 오바마를 향해 교사 편을 든다며 둘 다를 공격하면서도 민주당의 기본 정책인 교사평가 확대를 지지하며 교사들의 파업을 비판하고 나섰다. 10일 <로스엔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롬니 후보는 10일 성명을 통해 시카고 이매뉴얼 시장 정책에 대한 동의를 밝히는 한편 파업에 나선 교사들에게 학생에게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롬니의 런닝메이트 폴 라이언도 이매뉴얼을 지지하고 나섰다. ABC뉴스 10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매뉴얼과 나는 모든 이슈 또는 상당히 많은 이슈에서 다른 견해를 가지지만 시장의 오늘 입장은 옳았다”며 “교육개혁은 초당파적인 이슈”라고 말했다.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10일 교사들의 파업은 불필요하고 잘못됐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공립학교에 대한 지출을 삭감할 것이라고 공화당 롬니의 교육정책을 비판해 왔지만 시카고 교사들의 파업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애초 미국 연방정부는 시카고정부의 교육개혁안을 지지해 왔다.

10일 CNN/ORC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은 52%, 롬니는 46%로 오바마가 6%포인트 앞서고 있다. 시카고에서도 오바마는 47%로 롬니에 4%포인트 앞선다. 민주당은 시카고 정부와 노조의 정책적 갈등으로 노조의 지지와 기부금 축소를 염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