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이후, 핵 산업에 미래는 없다”

마이클 슈나이더 전주 초청강연, “탈핵·재생에너지 목소리 높아져”

“아직도 사람들은 그 사고가 얼마나 끔찍한지 잘 모른다
후쿠시마 사고는 현재진행형”


전북환경운동연합과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전북행동(준)이 국제에너지정책전문가 마이클 슈나이더 씨를 초청, 시민강좌와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세계 핵 산업의 동향을 살피고 탈핵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마이클 슈나이더 씨는 국제에너지정책 전문가로 ‘세계 핵산업동향보고서’의 대표 저자이자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의 중요한 조언을 하는 등 탈핵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30일 진행된 마이클 슈나이더 씨 초청 강연회 [출처: 전북환경운동연합]

31일 오전 10시 전북환경운동연합 느티나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클 슈나이더 씨는 “세계 핵발전량은 90년대 이래 증가하다 2006년 최고치를 기록하고 이후 감소추세이다. 전력 생산량 중에서 핵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면서 “태양열에너지 등 재생가능에너지가 주목을 넘어서 오늘날 일반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씨는 “핵발전은 국제 에너지 부문에서 점점 역할이 축소되고 있으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보험, 안전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여론 악화 등으로 투자 비용이 증가하여 핵 관련 기업들은 깊은 재정적 곤란에 빠졌다”고 말하며 “후쿠시마 이후 세계 주요 경제의 위기까지 겹쳐 미래의 주요 에너지 기술로 핵발전은 전망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발전의 내리막길을 독일 등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슈나이더 씨에 따르면, 독일은 2011년에는 핵발전보다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생산 비중이 높아졌다. 슈나이더 씨는 “독일의 경우 약 1,100만 대의 간이발전기를 통해 가정, 농촌, 시의회, 중소기업 등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제 에너지 생산이 한곳에서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핵발전 등의 출구전략을 세계적으로 모색하는 것과 다르게 한국은 ‘원전 르네상스’로 불릴 정도로 정부 차원의 핵발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슈나이더 씨는 “2012년에 세계에서 가동을 시작한 신규 원전은 2호기에 불과한데, 모두 한국에 있다”며 한국의 핵발전이 세계적 흐름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사회 에너지 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전력을 지목하고 “한전의 중앙집중식 에너지정책과 방식은 낡았다. 이를 현대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태양열 등 대안재생에너지의 수평적 방식,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고 생산자가 소비자가 되는 에너지정책과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고 이후 발전소에 공급한 물이 과연 어디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며 “오염된 물이 침수되는 것은 여전하다. 그리고 냉각시설은 원자로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연료가 다 꺼지기 전에 냉각수가 균열된 곳을 통해 빠져나가면 폭발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방정부의 에너지 패러다임 바뀌어야

마이클 슈나이더 씨는 지방정부의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방정부는 지역의 에너지 필요량을 조사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공급하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토대를 마련하여 핵발전과 중앙집중식 에너지 생산으로 인해 올 수 있는 에너지 낭비와 치명적인 핵발전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어느 누구도 KW의 전기와 수십 배럴의 기름,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필요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에너지를 활용한 불, 냉방, 난방, 이동과 기계운영 등 조리된 음식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소단위로 분석하여 효율성까지 디자인해야 한다. 필요한 것에 대한 조사와 에너지 생산의 다양화, 로컬화를 조직하여 에너지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에너지를 충당하기 힘들 때 충당할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에너지 생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리원전 수명연장, "낡은 기계 연장은 위험"

한편, 마이클 슈나이더 씨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리원전 1호기 수명연장과 관련해서도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핵발전소 연장 운영의 경험이 적다. 그리고 40년 이상 된 낡은 기계는 오래된 기술로 만들어져 기술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벨기에(도엘, Doel)의 오래된 원전 3호기의 핵연료를 담는 압력통(압력용기)에서 약 8,000곳의 미세균열을 발견했는데, 그 균열은 이미 초기 제작 당시부터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그 균열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해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현재 존재하는 기술을 연장하는 것은 혁신을 막는다”며 “한국과 같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 국가는 혁신 위에서 유지되는 것이어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핵발전과 같은 낡은 방식이 아닌 안정과 혁신을 위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전탑 건설 문제, “지방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와 로컬화가 해법”

마이클 슈나이더 씨는 밀양, 청도, 전북 완주, 군산 등에서 주민과 정부가 마찰을 빚고 있는 송전탑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슈나이더 씨는 “현재는 전기의 경우 한전이 운영하지만 운영하는 땅은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그 선을 사서 에너지를 직접 공급하겠다고 한다면 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변화 토대 위에서 한전의 에너지 독점권한은 지방정부로 이전한다면 무리하게 송전탑을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며 “현재 법으로는 힘들지만 변화는 요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마이클 슈나이더 씨는 “핵발전소는 ‘꽃밭에 있는 공룡’이다”라고 표현하며 “핵발전소와 핵에너지는 오래되었으며, 무겁고, 느리다. 그래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탈핵은 미래사회로 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혁신이라고 정리했다. (기사제휴=참소리)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주요 국가의 정책 변화>

벨기에
• 2011년 10월: 2015년에서 2025년 사이에 탈핵(phase-out) 확인.
• 2012년 8월: 도엘(Doel) 3호기의 압력용기에서 심각한 균열 발견.

불가리아
• 2개의 원자로 건설하는 벨렌(Belene) 프로젝트 포기 (1987년부터 건설).

중국
• 2011년에 신규 건설 없음. • 사이트 당 기수 제한
• 안전점검. 2011년에 2개의 상업 원자로 가동 시작 (1,600 MW).
• CPR1000 시리즈의 포기
• 2011년에 재생에너지 프로그램 가속화:+18,000 MW 풍력 (11개의 원자로 분량) --> 63,000 MW 설치 (= 프랑스의 핵발전소 용량) +3,000 MW 태양력 (2개의 원자로, 2010년의 5배 추가) --> 2015년까지 20GW로 네 배를 목표로

프랑스
•사르코지 및 2차대전 이후 모든 정부와의 단절: 핵발전 비중을 75% --> 50% 훼센하임(Fessenheim), 팡리(Penly) 발전소.
• 안전위원장: ”프랑스에서 심각한 핵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는 누구
도 보장할 수 없다.” (OECD, Paris, 2011년 6월 8일)
• 광범한 설비 보강 요구됨 (>10조 €); 유지보수 비용 2배로
• 정당간 합의 실종
• 녹색-사회당 선거 합의: 핵발전 비중 축소, 플루토늄 산업 전환, 효율화 및 재생에너지 확대
• 여론은 탈핵 찬성이 강력 (>75%).

독일
• 3/11 이후 27개의 원자로 중 8개를 즉각 폐쇄.
• 적어도 2022년까지 완전한 탈핵.
• 에너지 원의 근본적인 재디자인.
• 2010-2012년 사이에 20,000 MW 이상의 PV(태양광) 설치됨.
• 2011년에 최초로 핵이나 석탄 또는 천연가스 보다 더 많은 전력을 재생에너지가 생산. 현재 갈탄 다음의 전력원.
• 페터 테리움(Peter Terium)이 RWE(라인-베스트팔리아 전력회사)의 회장으로 취임: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핵전력으로부터의 벗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여기 독일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이 기술이 갖는 위험의 다발은 궁극적으로 선택지가 될 수 없습니다.” (2012년 8월 14일, 기자회견의 공식 발언)

네덜란드
• 신규 건설 프로젝트 포기.
• 독일 기업 RWE 철수함.

스위스
• 후쿠시마 이후 “새로운 에너지 시나리오와 이에 따른 행동계획과 수단” 작성 (연방에너지국)
• 모든 신규 핵발전소 건설 금지 투표 (2011년 9월 28일).

대만
• 발전소 수명연장 없음.
• ”핵없는 섬” 장기 비전.

영국
•정부는 공적 보조금이 없는 조건으로, 신규 핵발전 건설을 강력히 지지함.
•2012년 3월 29일: 독일 기업 RWE와 E.ON음 모든 신규건설 프로젝트를 포기함.
• 2012년 4월 16일: GDF-Suez는 투자 결정을 2015으로 미룸.
• 2012년 4월 20일: Centrica (EDF의 파트너)가 “핵발전 철수를 위협하다” (가디언).
• 2012년 7월 23일: 제출된 에너지 법안을 영국 의회 위원회가 맹비난하다.

미국
• 오바마 대통령 / 추 장관: “원자력은 중요한 역할이 있다”.
• 사우스 텍사스 프로젝트(신규 원자로 2기)의 대주주인 NRG 에너지는 프
로젝트를 포기했다 (4억8천1백만 달러 손실).
• 2012년 2월과 4월에 1978년 이래 신규 원자로가 처음 허가받았지만
(Vogtle, Summer), NRC(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장은 이에 반대표결했
다. Vogtle의 허가는 법정에서 이미 다투어졌다.
• 2012년 3월의 여론조사: 연방 대출보증을 핵에서 풍력 및 태양력으로 이전하는데 77%가 찬성.
•현재 1개의 원자로만이 건설중… 1972년 이래 (Watts Bar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