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노총 남성주의 종말

준비된 노동운동가 오그래디 첫 여성 사무총장

남성 중심의 영국 노동운동이 종말을 고했다. 14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노총(TUC)이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프란세스 오그래디(52) 사무총장은 54개 노조 650만 명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영국노총의 최고 지도자가 됐다.

가디언은 오그래디의 사무총장 임명을 두고 “그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훌륭하고 잘 훈련된 노동운동가이기 때문에 노동운동의 새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영국노총은 백인 남성 중심의 진부한 운동으로 폄하돼 왔다.

오그래디는 1989년 운수일반노조(TGWU)에서 노조 활동을 시작해 최저임금 도입을 주도했고 1994년엔 노총으로 자리를 옮겨 단시간 노동자들의 권리와 저임금 해결운동에 주력했다. 1997년부터 새 노조운동에 주력하면서 노총내 ‘조직학교’를 설립했고 2003년 최초 여성 사무부총장이 됐다. 언론은 오그래디가 능력 있는 협상가이며 뛰어난 대중연설가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노동시장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이었다. 1975년 경제활동참가율에서 남성이 90%인데 반해 여성은 60%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6년 이 비율은 남성 79%, 여성 70%로 좁혀졌다.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여성의 절반가량이 파트타임 노동자다.

특정 일자리에 여성이 집중되는 성별 분리 현상도 두드러졌다. 여성 일자리는 복지, 양육, 서비스 영역에 집중돼 있다.

여성 일자리 대부분이 저임금이다. 풀타임 임금은 남성 대비 17.1% 가량 낮지만 파트타임은 그 격차가 38.4%가 벌어졌다.

지난 30년 동안 영국 노동운동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영국노총은 1979년 1천200만 명이던 조합원이 2010년 650만 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본보 10월10일자 11면 머릿기사) 같은 기간 노조 조직률도 55%에서 28%로 떨어졌다. 특히 민간부분 조직률은 16.1%까지 떨어졌다. 반면 공공부문은 여전히 59%를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문을 제외한 모든 산업에서 조직률이 떨어졌다.

노총 내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0년 여성 조합원 비율이 절반을 넘어 54.5%를 차지해 남성을 능가했다. 그러나 여성 조합원의 분포는 고르지 않다. 공공노조인 유니손의 여성 조합원은 77%나 된다. 교사노조(NUT)는 76%, 강사노조(ATL) 73%, 초등교사노조(NASUWT) 68%가 여성 조합원이다. 이 가운데 강사노조와 초등교사노조는 여성 사무총장이 지도하고 있다.

이런 여성 조합원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노총내 집행위원 가운데 여성은 2005년보다 떨어졌다. 젊은층의 노조 가입률은 고작 9.6%에 불과하다.

오그래디 사무총장은 “녹색, 공공성, 아동 보호를 위해 위기의 뿌리를 찾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휴=울산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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