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송전탑 농성장 사고 우려

철근 구조물 변형... 한전·경찰 "안전조치 불가"

겨울이 깊어가며 영하의 기온과 차가운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쌍용자동차 공장 앞 고공농성이 길어짐에 따라 농성자들의 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농성자 안전 문제와 관련해 한전 측과 함께 합동 실사를 진행했으며, 실사 결과 농성자들이 버티고 있는 합판 아랫부분의 송전탑 철근 구조물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휘어진 것을 발견했다.

  송전탑 농성장 [출처: 뉴스셀]

노조는 즉시 경찰과 한전 측에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농성공간 보강 혹은 이동 조치를 요구했지만 경찰과 한전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전 측 송전운영팀 관계자는 “현재 철근 구조물에 변형이 오는 것을 발견했으며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지만 송전탑 구조 자체가 하중을 버틸 수 없는 구조이기에 다른 물품으로 농성공간을 보강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장소를 아랫부분으로 옮기더라도 여전히 하중 문제와 강풍, 낙뢰 등으로 안전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남섭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은 한전의 이 같은 태도에 “당장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면 우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하는 게 우선이다. 위태로운 상황이란 걸 확인했으면서도 이를 방관하는 건 한전이 노동자의 농성을 묵인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다산인권센터, 평택민주단체연대회의, 경기시민단체연대회의, 진보신당 경기도당 등 경기지역 단체들과 이정희(통합진보당) 대선 후보, 김소연(무소속) 대선 후보 측 관계자들은 3일 오후 고공농성이 진행 중인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송전탑 아래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한국전력공사(한전) 측에 “농성자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조치 즉각 실시”를 촉구했다.

[출처: 뉴스셀]

비가 오는 이날도 송전탑에 오른 농성자 3명은 스티로폼과 천막으로 비바람을 막고 있었다. 현재 농성 중인 문기주 쌍용자동차지부 정비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비를 막느라 얼굴을 못보여 미안하다. 추위와 강풍으로 열악하고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 반드시 책임자 처벌하고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문기주 정비지회장을 비롯해 한상균 전 쌍용자동차지부장과 복귀성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등 쌍용자동차 해고자 3명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50미터 높이 송전탑의 30미터 지점에 성인 남성 3명이 앉을만한 크기의 합판을 깔아놓은 채 14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단체들은 정부와 사측에 “국정조사 실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앞으로 안전조치 마련 등 농성을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공장 앞 쌍용자동차지부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간담회를 가진 뒤 저녁 7시 송전탑 앞에서 문화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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