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 민주+새누리 신자유주의 대동맹기”

조돈문 교수, “노동자후보의 정리해고·비정규직 의제화 중요”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5년이 ‘잃어버린 10년’이라거나 ‘빼앗긴 5년’이라는 것은 웃기는 소리다. 신자유주의 15년이었다”며 “중도개혁 성향의 자유주의 세력이 시장친화적인 전통적 보수 세력과 함께 신자유주의 대동맹을 형성하여 패권을 행사한 기간”이라고 규정했다.


조돈문 교수는 지난 5일 열린 ‘비정규직·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대선 토론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국제통화기금)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는데 납득이 안 가는 것은 노무현 정부”라며 “어떤 지표를 봐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자본축적의 전성기였는데도 경제위기 때 침해된 노동기본권을 복원하지 않았고 제도도 강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비정규직·정리해고 문제 해법과 대선후보 공약’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조돈문 교수는 “노무현 정부는 민주노총이 17번이나 비정규직 권리입법 총파업을 했는데도 경총과 한국노총과 야합해 자본과 기업이 요구하는 대로 법을 제·개정했다”며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핵심인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사용을 위한 규제완화를 완비했다”고 평가했다.

조돈문 교수는 이어 “이명박 정권은 누구보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잘 이용한 정권”이라며 “김대중 정부는 위기극복과 상생의 수단이라는 명분으로 정리해고를 도입했는데 이명박 정권에서는 살생의 수단이 됐다”고 진단했다.

“2012년 대선, 탈규제와 규제강화 블록으로 재편... 국가권력 향배도 중요”

조돈문 교수는 2012년 대선에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살폈다.

조돈문 교수는 “신자유주의 15년은 중도개혁 성향의 자유주의 세력이 시장친화적인 전통적 보수세력과 신자유주의 대동맹을 형성해 패권을 행사한 기간”이라며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는 15년간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현실로 드러난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자유주의 세력(노무현 정부)이 집권했던 시기에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노동시장 유연화에 맞서 투쟁한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주체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며 투쟁의 패배와 조직력의 약화를 겪었다”며 “그 결과,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자본의 강화된 공세 속에서 노동계급은 더욱더 큰 희생을 치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민단체 등 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자유주의 세력의) 2중대들이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을 하던 민주노조와 민중투쟁에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며 “신자유주의 세력은 그분들의 은혜를 잊지 않고 의원으로 모셔갔다”고 비꼬기도 했다.

조돈문 교수는 이어 “2012년 대선은 신자유주의 대동맹 내에서 패권을 누가 가져갈 것이냐의 문제”라면서도 “대동맹 내에서 보수주의냐 자유주의냐의 패권다툼을 벌이는 게 올 대선의 본질이지만 그 차이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각 후보의 노동공약 자료를 보면 민주통합당의 입장이 반성을 통해 많이 바뀐 것 같다”며 “집권하면 어떨지는 모르지만, 현재 구도에서 민주당은 비정규직 문제에서 상시업무의 직접고용 정규직 채용 원칙에 지지를 표명하는 등 지난 2006년 법제화 시기와는 전향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미FTA 이상의 큰 변화”라고 밝혔다.

조돈문 교수는 “민주당의 전향적 입장 변화로 인해 2006년 말 열린우리당(현 민주당)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탈규제 블록과 진보정치세력의 규제강화 블록의 구도가, 2012년 대선 국면에서는 새누리당 중심의 탈규제 블록과 민주당과 진보정치세력의 규제강화 블록으로 재편되어 있다”며 “국가권력의 향배에 따라 민주노조 파괴와 노동자 죽이기 작업의 지속 여부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2012년 대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돈문 교수는 진보·노동자 후보들에 관해서도 “대선은 당선을 위해서만 나와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진보 후보들의 역할로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가 의제화되느냐에 따라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고용안정성이 좌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노총과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조가 주최한 가운데 이도흠 민교협 상임의장의 사회로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열렸다. 패널로는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 김성희 고려대 교수, 권영숙 민교협 노동위원장이 참석했으며, 각 대선후보 캠프에선 정태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김인재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일자리위원, 김성혁 통합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 연구실장, 김혜진 무소속 김소연 대선 후보 선투본 정책위원, 김성일 무소속 김순자 대선 후보 선대본부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