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오른쪽으로
빛들을 왁자지껄 몰아 온통 해는 지는데
땔나무 하러 산에 가신 울 아빠
발 동동 … 휴암리 쯤 오실까
발 동동 … 산중 마을 쯤 오실까
모둠발부터 저녁 어스름에 젖는데
논밭 사이
달래 쑥 … 봄나물들의 향기를 따라
땔나무하러 산에 가신 울 아빠
뉘엿뉘엿 돌아오시네
내게 줄 생의 선물이 오직 봄 산, 봄 풍경
그 잎잎의 색채와 향기라는 듯
지게 위에 진달래꽃 한 아름 꽂고서
뉘엿뉘엿 돌아오시네
영수야!
밥 짓는 저녁연기를 타고 사립문 넘어 오는
울 아빠 목소리
뚝배기에 팔팔 끓고 있는 달래 된장찌개를 닮았네
폴짝폴짝 … 울 아빠 너른 품
받아든 진달래 꽃망울
사립문 촉촉한 그늘에 꽂아 두면
신기하게도 꽃이 피네
그리움의 사립문 촉촉한 그늘에 울 아빠 생각 꽂아 두면
신기하게도 진달래꽃처럼 새록새록 아빠가 피네
울 아빠 너른 품 같은 저녁놀
촉촉촉 … 내 가슴에 번지네
저물녘. 그리움도 깊어지면 토닥토닥 격려가 되네
(2007년2월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