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공농성 100일, 다시 희망버스가 간다

26일 평택, 울산 철탑으로...“연대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오는 26일, 다시 희망버스가 시동을 건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철탑고공 농성이 100일을 맞도록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 투쟁사업 공투단 등 희망 만들기 2차 버스 기획단은 23일 오전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철탑농성 100일을 맞아 2차 희망버스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오는 24일이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천의봉, 최병승 씨가 울산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00일이 된다”며 “사측의 사태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아 26일 다시 희망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내려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비없세]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상에서부터 40m 높이, 15만 4천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 자그마치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체감기온 영하 30도의 고통과 삭풍, 폭설을 견디며 노동자들이 철탑에 매달려 있다”면서 “한파를 온몸으로 맞서며 100일을 매달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세계 초일류기업 현대자동차에 대법원의 판결을 지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현대차의 사내하청은 합법도급이 아니라 불법파견이기 때문에 정규직”이라고 판결했지만 현대차는 불법파견을 지속하며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천의봉, 최병승 씨의 고공농성 시작된 이후인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정규직이라고 봐야 한다고 판결한 최병승 씨를 정규직으로 고용키로 결정했지만 최병승 씨는 “혼자만 정규직이 될 수 없다”며 비정규직 전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철탑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측은 최병승 씨에 대해서만 정규직 인사발령을 내고 일부 신규채용안을 제시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에 대한 정규직 전환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신규채용을 미끼로 나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현대차를 강하게 비판했다.

희망버스는 울산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평택의 쌍용자동차, 청주의 유성기업 등 긴 시간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도 동시에 진행한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현대차 울산공장 철탑만이 아니라 노조탄압에 맞서 유성기업 굴다리 난간에서 홍종인 지회장이 95일, 국정조사와 해고자복직을 요구하는 쌍용차 철탑농성이 65일을 맞고 있고, 부산 한진중공업에서는 손해배상과 노조탄압으로 자결한 고 최강서 열사의 뜻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환기하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철탑농성과 더불어 쌍용자동차와 한진중공업으로 향하는 연대의 발걸음이 절망의 시대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이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철탑농성 100일의 고통은 이 땅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이라며 “이 싸움에서마저 패배한다면 이 땅은 900만 비정규직의 피로 물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재벌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너무나 정의롭고 아름다운 싸움에 양심있는 노동자, 민중들이 연대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며 연대와 희망버스 탑승을 호소했다.

희망버스는 26일 오전 9시 대한문을 출발해 평택 쌍용자동차를 거쳐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으로 향한다. 이후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서 ‘다시 희망 만들기’ 행사를 열고 같은 날 밤 서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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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 현대차 , 불법파견 , 희망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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