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이명박-오바마 1기 대북 강경정책 실패 선고”

국내외 대북 전문가들, 전면적인 기조전환 요구

북의 핵실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북이 핵실험을 강행한 궁극적 원인은 한미의 대북 강경정책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대북 전문가들은 날로 강화하고 있는 북의 위력 도발은 이명박-오바마 1기 체제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한 실패 선고로, 전면적인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출처: http://www.democracynow.org/ 화면 캡처]

13일 <손석희 시선집중>에서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군사적 행동도 그렇고 지금까지 경제적 제재,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도 거의 20년 가까이 해온 것인데 효과가 별로 없었다”며 “결국 협상을 통한 타결이라는 방향으로 가야되고 그런 점에서 6자회담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조승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군축팀장은 비핵화 불가 선언과 핵실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핵실험의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대북 핵공격을 포함한 적대 정책에 있다”며 전면적인 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 전쟁 이후 북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며 “미국은 2007년 9.19 공동성명이나 2010년 2.13 합의를 먼저 파탄 냈고, 최근 북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유엔안보리 제재를 주도하며 북을 위협해 왔다”고 설명했다.

북 스스로도 12일 “우리 공화국의 합법적인 평화적 위성발사 권리를 난폭하게 침해한 미국의 포악무도한 적대행위에 대처하여 나라의 안전과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실제적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되였다”며 이번 핵실험이 2달 전 위성 발사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로 인해 벌어진 일임을 밝힌 바 있다.

조승현 팀장은 결국 “한반도 핵문제는 제재와 압박 군사적 조치로는 해결할 수가 없으며 대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며 “박근혜 당선자는 적대 정책으로 남북 관계를 파탄 낸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교훈 삼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인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북이 93년 핵기술 개발을 시작한 후 2006년 핵실험에 성공하며 실질적으로는 핵보유국이 됐다”며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는 북한 붕괴론을 내세우고 또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오히려 북의 반발을 불러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오히려 꼬이게 한 것은 이명박과 오바마 정부”라고 못 박았다.

북 핵실험의 배경과 이에 대한 한미의 책임에 대해서는 국외 전문가들도 같은 입장이다.

12일 미국 독립방송 <데모크라시나우> 한반도 전문 독립언론가 팀 소록도 북에 대한 한미 대북 강경정책의 역효과를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북의 성명에 나타나 있다며 북은 핵실험을 통해 “미국의 적대를 저지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소록은 결국 “북은 한국과 전쟁을 중단시키는 평화조약을 원하며 그들은 미국과 직접 교섭을 원한다”며 이것이 핵무기를 저지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1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서 서울 국제위기감시기구의 다니엘 핑크스턴은 “문제는 상황이 확대될 것인지 여부”라며 “일정한 희생과 그에 따른 결과가 있겠지만, 그 결과 때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추정은 주관적 바람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그는 특히 “외부에서는 중국이 행동을 취하면 북한이 조심하고 핵정책을 재고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 측으로서는 바로 그 점 때문에 핵이 필요하다”며 “외부세계가 이렇게 적대적인데, 누가 핵강국이 되고 싶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12일 독일 <슈피겔>은 북의 핵실험은 기술적인 진보를 이뤘으며 미사일 사정거리도 미국 본토에 이르게 돼 미국은 이제 억제 정책 실패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함부르크대학 평화연구센터의 게르하르트 키르흐너는 <슈피겔>에서 “억제라는 미국의 전략은 실패했다”며 “미국은 이제 발생할 일에 대해 정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키르흐너는 또 미국은 이제 중국의 대응을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의 입장은 회의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석유와 다른 중요한 생산품을 북으로 운송하지만, 국경에는 통제되지 않는 암시장이 있기 때문에 북에 대한 압박 효과는 제한적인 한편, 태평양에서 자신의 힘을 증강하려는 중국은 결국 미국 보다는 북의 편에 설 것이라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