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대신 반성폭력 댄스시위

세계 200개국에서 “10억명이 일어선다” 시위 진행

세계 2백여 개국 여성들이 초콜릿 선물 대신 폭력과 성폭력에 맞선 집단적인 댄스시위에 나섰다. 14일 발렌타이데이에 여성들이 ‘10억 명이 일어선다(one billion rising)’는 구호와 함께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에 맞서 시위를 벌였다. 10억이라는 수는 유엔 통계에 따르면 (성)폭력을 당하는 여성의 수이며, 이는 여성 3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출처: http://onebillionrising.org/blog/we-have-an-anthem 화면 캡처]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춤을 추며 메시지를 전했다. 세계 5천개 이상의 단체들이 공동으로 제안한 이번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학교와 대학 또는 일자리에서 집단 플래시몹을 했고, 광장이나 극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했으며, 거리 행진도 벌였다. 주최 측은 ‘사슬을 부셔라’라는 공식 음악에 맞춘 안무를 제안했고 많은 여성이 이 춤에 맞춰 플래시몹과 댄스시위를 진행했다.

호주, 타이완, 프랑스, 인도, 미국 등 많은 지역에서 시위가 진행됐다. 최근 발생한 성폭력 사건으로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된 인도 수도 뉴델리 의회 앞에서만 2천 명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었으며 가부장제도를 상징하는 관을 들고 행진했다. 인도에서는 12월 중순 6명의 남성이 한 여성에게 자행한 끔찍한 성폭력 후 이에 대한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심하게 다친 피해 여성은 끝내 사망했다.

이번 시위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이브 엔슬러(Eve Ensler)가 처음 제안했다. 그는 여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활동해왔다. 엔슬러는 여성의 성을 다양한 시점에서 표현한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유명하다.

이날 시위는 의도적으로 발렌타인데이에 맞춰 진행됐다. 1998년 엔슬러의 제안 후 많은 여성활동가들은 발렌타인데이를 V-DAY로 정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활동을 조명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두나 활동가는 한국 여성들이 당하는 폭력으로 인한 고통도 세계적 추세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그는 “신고률이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등 한국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수치는 정확하게 추산되지 않지만, 세계적인 추세와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성폭력은 사회문화와 관련된 범죄여서 남성 중심적이고 성차별 등 약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허용하는 문화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