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노동자가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와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송전탑 농성에 돌입한 지 벌써 100일 차를 맞는다. 유난히 추웠던 올겨울, 수십 미터 상공 위에서 15만 4천 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 농성은 결코 쉬운 투쟁은 아니다. 그럼에도 100일을 버텨낸 이들의 모습에서 쌍용차 투쟁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100일을 맞는 농성 당사자 3인에게 소감과 각오를 들었다.
100일 밤 자고 온다던 약속 못 지키게 된 아빠
“아빠 먼 곳에 일하러 가, 100일 밤만 자고 올 거야”라고 아빠를 붙잡는 어린 두 아이들을 달래고 올라온 복기성 씨는 100일이 되어서도 아이들과 약속을 못 지키게 된 게 너무 미안하다. 그의 집은 3인의 농성자 중에서 송전탑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 집을 지척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신세가 되니, 하루 중 가족을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가족들에게 할 얘기가 많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준 사랑하는 아내가 제일 고맙고 든든하다”고 100일 소감을 밝혔다.
문기주 정비지회장은 “농성 100일이 축하할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상 쓸 일도 아니고...”라며 덤덤하게 운을 뗐다. “우리의 문제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전체 자본의 문제이기에, 더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자본이나 정부에 시혜적 혜택을 바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담담하게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상균 전지부장은 “아기들의 백일잔치는 동네사람들에게 사람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날이다. 우리도 이제 쌍용차 사태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딛기 위한 투쟁을 다시 한 번 알리는 시점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지를 잃었을 때가 가장 힘 들었다”
100일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을까. 추운 날씨도, 국정조사의 요원함도 아니었다. 복기성 씨는 “기아차 윤주형 동지가 돌아가셨을 때, 소식을 듣고 며칠 밤잠을 설치며 힘들었다. 비정규직 투쟁에서 함께 얼굴보고, 연대했던 동지가 하루아침에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해고노동자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혼자라는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곳에 있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송전탑 농성 100일이 되어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요구는 회사의 담벼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변치 않고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절박함으로 인수위 앞에서, 평택에서 비닐 한 장 덮지 못하면서도 투쟁하는 쌍용차 동지들과 우리 투쟁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많은 힘이 난다”며 “우리는 기필코 살아서 건강한 모습으로 내려갈 것이니 걱정 말라”고 덧붙였다.
“마음을 보태는 투쟁도 큰 힘이 되네요”
송전탑에 올라보니 이전보다 함께 해주는 사람들에게 더 느껴지는 마음은 무엇일까. 한상균 전 쌍용차 지부장은 “이곳은 고립된 공간이다 보니깐… 전에는 함께 팔뚝질하는 투쟁의 힘만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여기 와서 보니깐 마음을 보태는 투쟁도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면서 “이곳 농성장에 직접 와서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면서 진실과 정의를 밝히려는 마음을 넓혀주는 것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문기주 지회장은 “송전탑 농성 3인이나 쌍용차 해고자들이 지칠 때도 있지만,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몸과 마음으로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우리들이 지칠 때마다 힘이 되어 주신다”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쌍용차 문제 해결에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아직은... 조금 더 많은 단결과 연대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쌍용차 투쟁에 대한 바람과 각오를 물었다. 함께하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그러나 아직은 부족한 연대의 힘을 아쉬워했다.
복기성 씨는 “수많은 사람이 쌍용차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10년의 과정에서 쌍용차에는 먹튀자본, 불법회계조작, 정리해고, 비정규직 불법파견, 노동탄압, 민주노조 말살 등 노동현안과 관련한 문제들이 모두 걸려 있다”며 “노동운동 진영 모두의 문제인 쌍용차 투쟁에 단결과 연대의 힘을 더 많이 만들어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기주 지회장도 “쌍용차는 정리해고의 대표 사업장이 되었다. 쌍용차의 문제는 쌍용차 해고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노동계의 문제다. 회계조작에 의한 부당한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는 한 모든 기업이나 자본이 불법적으로 정리해고를 해나갈 것이다”면서 ‘전체 노동계가 쌍용차 문제 해결에 좀 더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상균 전 지부장은 “쌍용차 문제 해결을 오래 끌수록 우리도 힘들겠지만, 회사도 힘들어 지는 것은 마찬가지지 않겠느냐”면서 “지금도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회사 측의 경영철학을 자세하게 알 수는 없어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쌍용차가 전체 노동자들이 살맛나는 일터로 되는 길을 막아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노동자들의 삶을 떼어 놓고 복지국가나 국민대통합은 허구일 뿐”이라며 “노동자들에게 진정성을 밝히는 것이 새정부의 중요한 과제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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