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간연속2교대, ‘비정규직’들은 어쩌나

현장의 노동강도 강화, 부품사까지 확대될까 우려도

현대, 기아자동차가 4일, 근무형태를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연속2교대’로 변경하면서 야간노동 근절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금속노조 등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부품사까지 교대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현대차의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이, 노동강도 강화, 임금 손실 등에 있어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전제로 한 근로시간 단축과, 이에 따른 임금삭감이 이후 부품사 등의 주간연속2교대 실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에 따른 임금문제 등 제반 사항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정규직에 비해, 노동강도 강화에도 직격탄을 맞고 있어 후속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에 따라, 오후 3시 30분에 퇴근하는 현대자동차 노동자들

현장의 노동강도 강화, 부품사까지 확대되나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해 8월 주간연속2교대 합의서를 통해, 8/9근무형태 도입 시 기존의 10/10근무형태와 같은 생산능력 및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주야 10시간 근무시간이 각각 8시간과 9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회사는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이전 시간당 생산대수인 402UPH(Unit per Hour)를 432UPH로 높였다.

UPH는 생산라인에서 한 시간 동안 생산하는 차량대수로, UPH가 높을수록 노동강도가 높아진다.

그간 현장에서는 UPH상승에 따른 인력충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일부 현장조직은 1공장은 조합원 3,200명을 기준으로 240여 명, 3공장의 경우 3,050명을 기준으로 228명 등 인원충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공장별로 보면, 평균적으로 시간당 3대 정도가 더 생산되고 있고, 현장 조합원들은 당연히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전보다 노동강도가 상승되는 부분이 있다”며 “시행 첫날에는 우려도 했지만, 과부하가 걸리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노사는 2012년 단체교섭에서, 한 달간 라인운영 후에 싸이클 오버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인력충원을 협의한다고 명시해 놓았기 때문에 정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협의해 나가면 될 것”이라며 “또한 어제 오전에 나타난 장비문제 등은 3월 한 달 내에 풀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원충원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첫날에는 울산과 전주공장 곳곳에서 라인이 정지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인원 충원 없이 관리자를 투입해 생산을 하면서 버스부 가동라인이 전면 중단됐다. 전주공장 버스부 대의원회는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라인중단에 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사측은 5일, 부서장의 사과문을 게시했으며 버스부 대의원회와 회사는 협의서를 작성했다.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 운영관련 추가 ET맨아워 협의를 3월 말까지 완료하고, 그 결과에 따라 라인별로 조치하기로 했다.

특히 노동강도 강화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이 부품사 등에서 실시하게 될 주간연속2교대제의 나쁜 선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견도 있다.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은 “현대차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는 필연적으로 부품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노조는 생활임금에 걸맞는 월급제를 요구해 왔지만, 2008년부터 지금까지 협상 과정에서 왜곡돼 왔다”며 “특히 이번 노사의 월급제 합의 채택은 생산성과 임금을 맞교환한 것이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주간연속2교대제에 따른 임금보전 등 제반사항,
‘비정규직’은 제외...노동강도 강화로 현장 신음


사실 주간연속2교대제로 가장 코너에 몰린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노조와 회사의 합의에 따라, 주간연속2교대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근무형태를 제외한 임금, 복리후생 등은 정규직들의 합의내용을 전혀 보장받지 못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UPH상승에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규직보다 어려운 공정을 작업했던 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강화됨에 따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과 관련해, 비정규직지회 측과 관련해 합의되거나 결과가 도출된 바는 없다”며 “UPH가 상승하면서, 여유시간이 없어 화장실 갈 때도 정신없이 서두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의장 2부의 정규직 조합원 역시 “원래 정규직들은 차 밖에서 비교적 편한 작업을 하고, 비정규직은 차 안에 들어가서 하는 어려운 공정을 맡고 있다”며 “거기다 5피치 정도의 노동강도가 상승하면서, 비정규직들은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정규직노조와 현대차가 합의한 임금보전 문제 역시 비정규직에게도 적용 될지는 미지수다. 비정규직의 경우, 임금 문제는 하청업체와 각각 협상해야 한다. 후생복지 문제 역시 아직까지 비정규직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노동강도 상승 문제는 정규직들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비정규직까지 논의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며 “임금 문제 역시 어떻게 정리될지 알 수 없으며, 후생 복지의 경우 1차 하청까지 통근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만 얼핏 들었을 뿐 확실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비정규직 3지회와 정규직노조는 오는 6일, 만남을 갖고 주간연속2교대와 관련한 비정규직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