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정투위, 과천 본사 천막농성 300일 맞아

"9년을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묵묵히 승리 향해 갈 것"

“2005년 2월 21일 정리해고 되고 나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나온 과거를 절대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의 삶이 지금보다 더 힘들게 다가와도 절망하지 않겠습니다. 우리의 미력한 투쟁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조그만 밀알이 된다면 그 투쟁이 얼마나 오래갈지 몰라도 투쟁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9년째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코오롱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정투위) 성치만 씨는 상경해서 300일 동안 천막을 지켜온 최일배 정투위 위원장과 연대해준 사람들 앞에서 편지를 낭독했다. A4 네 장에 빽빽하게 적힌 그의 편지는 고마움과 미안함, 그리고 결의로 가득 찼다.

[출처: 뉴스셀]

6일 오후 5시부터 과천 코오롱 본사 앞에서는, 코오롱 정투위의 천막농성 300일을 기념해 ‘코오롱 이제 고마!’ 결의대회와 투쟁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과 코오롱 공대위, 지역 시민이 함께했다.

최일배 코오롱 정투위 위원장은 “지금까지 9년을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묵묵하게 승리할 때까지 가겠다. 같이 해준 동지의 힘을 받아 새로운 희망을 안고 싸우겠다”고 대회사를 했다.

천막농성 300일 차인 이날은, 코오롱 정리해고자들이 투쟁에 나선지 2936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코오롱 정투위의 싸움은 지난 2005년 2월 구미 코오롱 공장에서 노동조합 활동가 중심의 78명에 대한 정리해고가 단행되며 시작됐다. 당시 해고자 50명이 모여 꾸린 ‘코오롱 정투위’는 9년의 세월을 거치며 현재는 16명이 남아있고 그 중 13명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하며 정투위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구미에서 올라온 정투위 해고자들도 함께했다.

[출처: 뉴스셀]

코오롱 정투위는 대회에서 “코오롱 자본이 더 이상 이 땅에서 부정한 방법을 숨기면서 함께 공존할 수 없음을 알려, 코오롱 스포츠 불매운동을 전국민을 상대로 호소할 것”이라고 밝혓다.

한편, 2006년 이후 단 한 차례도 해고자 복직을 논의하기 위한 교섭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코오롱 사측은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도 친분이 깊다. 정투위는 ‘포항지역에서 국회의원 선거기간에 이상득을 지원하기 위해 코오롱 구미공장 직원 중 포항 출신들이 선거에 동원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코오롱 그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정상적인 회계처리 없이 고문료 형식으로 1억 5천 여 만원을 지급해온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투위는 작년 7월 26일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코오롱 그룹의 이웅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뉴스셀]

코오롱 정투위 최일배 위원장 인터뷰

구미에서 투쟁할 때와 과천 본사 앞에 투쟁할 때의 차이점은?
구미에서 우리가 어떤 투쟁을 해도 본사에 보고가 전혀 안 됐다. 본사 앞에 오니깐, 이 문제에 키를 쥐고 있는 본사 임원들이 바로 출퇴근 하면서 보니깐, 이 문제를 직시하도록 압박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300일 투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트윗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 ‘힘 내세요’ 말하던 시민들이, 오프라인으로 직접 연대를 오고 반찬이나 농성 물품, 후원금 등을 싸들고 오신다. 그런 분들은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와 연대를 해주시는 것이라 굉장히 고맙다. ‘우리 싸움이 좀 더 알려지고 있구나’는 생각에 힘이 많이 난다. 물론,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9년의 세월 동안 항상 마음 써주고 연대해주니 당연히 고맙다. 함께해주시는 모든분이 다 소중하고 감사하다.

상경한 300일 동안 ‘공동투쟁단’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공동투쟁단과 함께한 1년은 어땠나?
굉장히 행복했다. 경북지역에도 투쟁사업장 연대회의가 있지만, 워낙 땅이 넓어 여기 공동투쟁단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공동실천을 하기 어려웠다. 작년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이 만들어지고 나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이 자신의 필요 때문이기도 하지만,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동투쟁을 이어왔다. 투쟁 사업장들이 자신들 것만 챙기다보면 공동투쟁이 안 되는 것인데, 공투단 안에 있는 각 사업장의 문제가 ‘내 문제’라는 생각이 이제는 정착되어 있다. 그래서 공투단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공투단과 함께 한 300일은 너무나 행복했다.

9년이면 장기투쟁 사업장 중에 ‘형님’격이다. 쌍용차나 현대차 비정규직 등 장기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9년을 처음부터 작정하고 온 것은 아니다.(웃음) 굴다리 농성 중인 유성이나 철탑 농성 중인 현대차비정규직, 쌍용차 동지들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더 힘을 받는다. 그 동지들은 정말 열악한 조건에서 투쟁하고 있는데, 그에 비하면 나는 정말 행복하게 투쟁하고 있는 것 같다. 투쟁사업장 동지들 모두 함께 힘내서 투쟁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투쟁 각오는?
투쟁을 하다 보면, 이슈가 되려면 극단적인 투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극단적인 투쟁을 해야만 해결될 것 같은, 그런 조급함이 있다. 나 자신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지난 시기 돌이켜보면, 투쟁을 계속 이어가는 과정에서도 돌파구가 생기기도 하더라. 투쟁을 이어가면서 승리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같이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코오롱 문제는 근본적으로 정리해고 제도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다. 정리해고 제도에 파열구를 낼 수 있도록, 현장으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기사제휴=뉴스셀)
태그

코오롱 , 최일배 , 정투위 , 정리해고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백일자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