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1년 성과 뻥튀기...정부, 제멋대로 해석”

“미국 광우병 발생하면 수입 중단한다더니... 실사도 제대로 못해”

“최근 관세청은 1년이 된 한미FTA 효과로 대미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 4.1% 증가했다며 한미FTA를 호평했다. 그러나 전년도 2011년의 12.8%에 비하면 4.1%는 매우 미미한 증가라고 평가하는 것이 온당하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정부 각 부처들이 최근 앞 다투어 제시한 한미FTA의 긍정 효과는 과장됐다며 비판의 쐐기를 박았다. 정 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프란치스코회관에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가 진행한 “한미FTA 발효 1년,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서 정부가 통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6월 16일 한미정상회담 중 양국 대통령이 한미FTA 실무 협의가 시작된 것에 대해 환영의 말을 하고 있다. [출처: http://www.mofat.go.kr/]

정태인 원장은 애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 위기를 문제로 한미FTA와 한EU FTA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 자체가 무리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모두 국내 수출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FTA 체결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평균 2.1%로 오히려 한국의 전체 수출 증가율인 3.7%에 못 미친다.

그에 따르면 대 EU 수출은 2012년 절대규모가 감소했고 그 비중 또한 2006년부터 급감하는 추세다. 대미 수출 또한 2009년 급감 후 회복세에 있을 뿐, 2012년에 특별한 모습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수입 역시 양 FTA의 효과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는 해석이다. 대 EU 수입 증가율이 2012년 주춤했고 대미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으며 이는 세계적 경기침체로 한국의 투자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18.1%), 선박(165.7%), 비금속제품(57.0%), 공구(42.9%), 기타비금속(17.8%) 등이 높은 수출증가율을 보였지만 비금속제품을 제외하고는 2011년에 비해 증가율이 모두 급감했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산 자동차의 수출이 소비자 평가 호전 등으로 한미FTA 이전부터 대폭 증가하고 있던 가운데 자동차 부품의 수출증가(12.5%)는 FTA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수출증가율이 FTA로 인한 관세율 감소폭과 비례하는 것도 아니어서 FTA의 효과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정부, 미국 광우병 발생 시 수입중단 약속 못 지켜

토론회에서는 특히 농업, 의료, ISA 등 부문 별로 한미FTA 발효 1년 동안 나타난 문제와 향후 쟁점도 토론됐다.

특히 국내 수입 감소로 국내 농업에 미친 한미FTA의 영향이 미미했다는 정부 자평에 대해 수의사로 일하는 박상표 건강과대안 연구위원은 이 원인은 세계 경제위기, 미국 곡물위기 등 한미FTA가 아닌 환경적인 이유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무책임한 정부 추진 과정을 비판했다.

2008년 촛불시위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4번째 광우병 발생이 확인됐지만 실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만다.

이날 토론회를 진행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15일 오전 10시 서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한미FTA 발효 1년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2시 국회 소회의실에서는 한미FTA 발효 1년 평가토론회도 열린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통합당 최규성, 김광진, 배기운 의원과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이 공동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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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노무현때부터시작헀던 FTA 이제1년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