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차 국정조사 약속어긴 박근혜, 분향소 철거로 ‘폭거’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 49명 불법연행, 철거 과정도 불법

4일 새벽부터 중구청이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를 강제철거하면서, 지금까지 총 49명이 연행되고 다수가 부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 등은 이번 대한문 분향소 강제철거가 박근혜 정권의 노동정책을 명시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분향소 철거와 연행 과정에서의 불법성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무차별 연행이 잇따랐으며, 절차 없는 강제철거와 집회용품 탈취 등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분향소 강제철거와 폭력 연행, 박근혜 정부의 무덤 될 것”

쌍용차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5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문 분향소의 불법 철거 및 무더기 연행을 규탄했다. 대책위는 이 자리에서 “대한문 분향소 기습철거와 성직자, 노동자, 시민 등에 대한 무차별 연행은 무리를 넘은 폭거”라며 박근혜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노동자를 괄시해 왔던 박정희, 전두환 등 역대정권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며 “결국 쌍용차 강제 철거와 폭력적 연행은 박근혜 정권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전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했던 박근혜 정권이, 쌍용차 분향소 강제철거에 나서면서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대책위는 이번 강제철거가, 박근혜 정권의 쌍용차 국정조사 반대 입장과 이후 노동정책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조은정 향린교회 목사는 “대한문 농성장은 대한민국의 양심이었고, 국민들의 양심을 짓밟고 폭거를 자행한 박근혜 정권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며 “어제는 대한민국의 수치스러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덕중 쌍용차지부 수석부위원장 역시 “이 모든 책임은 쌍용자동차 국정조사와 민생정치 약속을 어긴 박근혜 정권에 있다”며 “이후 어떠한 연행과 구속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목숨을 내놓는 싸움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한문 분향소 즉각 원상복귀 △무더기 연행 사과와 연행자 석방 △분향소 철거 책임자 처벌 △해고자 복직 △국정조사 실시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더 이상 쌍용차 문제를 방치했다가는 민심의 역풍을 제대로 맞을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쌍용차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쌍용차 문제를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항의하면 연행하는 경찰, 절차 없이 강제철거하는 중구청
현재까지 49명 연행...다수 부상자 발생


중구청과 경찰이 철거와 연행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중구청 직원 50여명과 경찰 180여 명은 4일 오전 5시 50분, 대한문 분향소를 강제 철거했다. 이후 중구청은 분향소 자리에 화단을 설치했으며, 경찰은 철거에 항의한 36명을 강제 연행했다.

4일 오후 8시 경에는 대책위 등이 분향소 천막 설치를 시도했지만 경찰과 충돌하며 7명이 연행됐고 부상자도 발생했다. 5일 오전에도 대한문에서 지속적인 충돌과 연행이 발생해 현재까지 총 49명의 연행자가 발생한 상태다.

대책위에 따르면, 연행 과정에서 손가락이 부러지는 등 다수의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렸다. 양성윤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역시 연행과정에서 두 팔에 부상을 입고 병원치료를 받은 상태다.

양성윤 직무대행은 “어제 오전, 화단설치를 막기 위해 분향소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중구청 직원들이 몰려들어, 왜 그러냐고 항의를 했더니 그 때부터 연행이 시작됐다”며 “연행 과정에서 옷이 찢어지고, 돌에 팔이 부딪히는 등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다수의 연행자들이 불법 연행됐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경찰은 공무집행방해라며 사람들을 연행했지만,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폭행 또는 협박이 수반돼야 한다”며 “단지 항의한 것으로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데도, 경찰은 다수를 무차별적이고 불법적으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행정대집행 과정에서의 위법성 문제도 제기됐다. 권 변호사는 “철거된 분향소 1동은 적법한 집회용품으로 신고 돼 있었고, 대한문 앞은 24시간 집회신고가 돼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중구청의 집회방해죄가 성립되는 격”이라며 “뿐만 아니라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어떠한 계고장도, 철거명령도 없었기 때문에 절차상 심각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책위 등은 5일 오후 6시 30분, 대한문 앞에서 천주교 미사를 진행하고 7시부터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말인 6일에는 오후 4시, 분향소 강제철거 및 무더기 연행 규탄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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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O0

    박근혜 대통령께서 건망증이 심하거나
    치매증세일 수도 있으니 청와대 대통령 보좌관들은
    병원에 입원시켜 정밀검사를 해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