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되는 여성들에 대한 침묵을 깨자”

여성살해 중단을 촉구하는 4개국 4.18 공동 행동의 날 선포

살해당하는 여성의 현실을 드러내고 여성살해를 중단시키기 위해 한국 등 4개국 활동가들이 공동 행동을 시작한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NGA)는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동성애자인권연대 등 단체들과 함께 여성 살해 중단을 촉구하는 한국, 중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4.18 공동 행동의 날을 선포했다.

[출처: NGA 제공]

박이은실 NGA 활동가는 “여성살해의 역사는 가부장제의 역사만큼 길다”며 “남편이나 애인에 의한 살해, 남아선호에 의한 여아살해, 여성의 임신출산결정권 침해로 빚어진 비전문적 낙태, 연쇄살인, 가정폭력, 성기절제, 강간, 의도적으로 콘돔을 사용하지 않아 에이즈를 감염시켜 빚어지는 죽음, 명예살인 등 여성들은 실로 갖가지 이유로 인해 살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2010년 한해 한국에서 120명의 여성이 남편 혹은 애인 등에 의해 살해됐다”며 “이는 3일에 한명 꼴로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자들에게 살해를 당했다는 말이고 피해자들의 49%가 40-50대인 것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가정폭력이 결국 살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그 심각성을 제기했다.

덕현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는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여자같은 남자에 대한 혐오와 이어져 있다”며 남아공에서의 레즈비언 교정강간 등 동성애자 혐오 살해와 함께 성소수자들이 자살이라는 형태로 죽음을 당하는 현실을 전했다.

밀사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 활동가는 “여성살해라는 의제는 성노동자 인권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며 “당장 검색 사이트에서 ‘성매매 여성’이라는 단어와 ‘살해’라는 단어를 동시에 검색해보아도, 우리는 성노동자 살해가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 문제에 얼마나 둔감하고 무감각해져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법상 성매매는 불법이고, 자신이 피해자임을 증명하지 않는 한 성노동자를 향한 실질적인 처벌의 강도는 구매자, 알선자보다도 더 높은 상태”여서 “성노동자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며 “사회와 정부는 성노동자 혐오와 여성살해가 사회적 문제임을 인지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과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18일 서울 보신각에서 저녁 6시부터 사전행사를 갖고 7시에는 “사라지는 여성들, 침묵하는 사회, 여성살해를 중단하라”는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영 NGA 사무국장은 “지구지역행동네크워크가 설립된 지 올해 4년이 됐고 지난 1월 남아공, 멕시코, 중국, 그리고 한국 등 4개 지역이 모여 지구지역적으로 함께하는 공동 의제를 여성 살해의 문제로 정하고 행동을 계획해 왔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출처: http://www.glocalactivis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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