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 가리지 않는 사내하도급 무차별 확산 심각”

한노사연 100차 포럼, “대법 판결 현대차부터 직접고용해야”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와 같은 사내하도급이 제조업뿐만 아니라 병원, 유통, 서비스, 공공부문 가릴 것 없이 전략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시급한 문제 해결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한노사연)는 25일 오후 국회 의정관 101호에서 100차 노동포럼을 열고, 제조업, 비제조업, 법제도를 중심으로 한 사내하도급 실태와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손정순 한국비정규센터 부소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간접고용 비정규노동의 실태와 대안적인 법제도적 정책적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손정순 부소장은 “사내하청 노동은 제조업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서비스 업종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그 양상이 악성으로 구조화되고, 사내하청 내에서도 다단계가 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심지어 정규직 없는 공장의 양상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손정순 부소장은 이러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법제도 정책 개선방향의 핵심 원칙으로 △간접고용 억제, 간접고용 일소 △사용자성 부담 원칙 △노동기본권 확보 △노동시장의 격차 해소방안으로서의 정책방안 등을 제시했다.

손 부소장은 “현재 시점에서 노동을 둘러싼 정치계급적 역관계와 정치적 조건, ILO(국제노동기구) 등의 파견노동 합법화 등으로 단지 법제도만으로 간접고용을 폐지시킬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일차적으로 파견노동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게 필요하다”며 “상시 파견 허용업무부터 대폭 축소하는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파견과 도급에 대한 구분 기준을 명확히 하는 법제화 필요성도 제시했다. 손 부소장은 “현대차의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 기준에 맞춰 엄격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며 “스페인이나 독일 등과 같이 사내하도급 업체의 독립성이 부정되면 사실상 위장도급으로 간주해 고용의제를 적용하는 측면에서 경영상 독립성을 판별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부소장은 법제도적 개선을 넘어 노동조합의 역할도 강조했다. 손 부소장은 “노동조합이 어떻게 비정규 노동자의 대표성을 확보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라며 “노동조합이 차별철폐라는 의제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후퇴한 측면이 있어 차별철폐 관련한 노조의 정책과 사업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비정규 노동자의 대표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담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공공부문까지 전략적 선택으로 사내하도급 활용”

서비스업과 공공부문 사내하도급 주요현황과 과제를 발제한 김종진 한노사연 연구위원은 서비스업이나 병원, 공공부문 모두 사내하도급을 활용하는 것이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병원산업은 거대 병원을 중심으로 신경영전략 도입기법을 통해 외주화가 진행 됐다”며 “제조업이나 유통업과 마찬가지로 청소나 주차 업무를 넘어 전산관리시스템, 간호보조업무 등의 불법파견 업종까지 확장되고, 일부병원은 간호사까지 사내하도급으로 활용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실태를 밝혔다.

김종진 위원은 “유통산업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거대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사내하도급을 진행되고 있다”며 “다양한 업무와 직무에서 노무 도급 성격의 불법파견과 사내하도급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공공부문도 사내하도급 비중이 약 10만 명에 달한다”며 “공공부문은 파견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사내하도급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정부지침에 의한 경영평가로 외주화 되고 있는 것이 확인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공공부문 사내하도급 비율은 민간비율과 거의 비슷하며, 공공기관 비정규직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사내하도급이 증가하고 있다”며 “공공부문도 모든 직종을 망라하고 있으며, 중요한 사실은 동일직종의 정규직이 있는데도 정부나 지자체가 어떤 기준이나 원칙도 없이 외주화와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법제도 규제가 마련되지 않는데다, 민간이나 공공부문 상관없이 간접고용이 확산되는 것은 좋은 일자리나 양극화 해소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이제는 사내하도급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사내하도급 법안, 간접고용 폐해 확산”

법제도 개선 방안을 다룬 김선수 변호사(법무법인 시민)는 “새누리당이 발의한 사내하도급 법안은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기보다는 사실상 불법파견을 사내하도급이라는 명분으로 전면 합법화해 오히려 간접고용의 폐해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선수 변호사는 “현 단계 사내하도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할 일은 대법원이 불법파견으로 인정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유사 대기업 직접생산 공정의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은 원청업체의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또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상시업무에 대한 간접고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노동법상의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며, 파견법 개정을 통한 파견과 도급의 구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미 이런 내용이 담긴 구체적 법안은 모두 국회에 제출돼 계류 중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수단도 이미 충분히 검토됐다. 결국 남은 것은 정치권의 의지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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