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노동자 한 목소리, "악화하는 노동권 규탄"

123주년 세계 노동절 대중 시위...곳곳에서 경찰 폭력

1일 서울 시청광장 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 외침이 지구 곳곳에서 메아리쳤다. 외침은 함성으로, 절규로 그리고 도처 경찰이 휘두르는 곤봉에 비명으로 바뀌며 악화되고 있는 “만국” 노동자들의 현실을 가리켰다.

아시아, “건물 잔해 속 노동자 절규를 들으라”

호흡이 멎고 으깨진 405명의 동료를 건물 잔해에서 끄집어내야 했던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은, “살인자 사장을 죽여라, 사형을 선고하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재봉일을 하며 푼돈을 벌었던 노동자 149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에 있다. 2만여 명의 노동자들은 노동절 거리에 나서 더 이상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을 수 없다며 살인적인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 참사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출처: http://www.thedailystar.net/ 화면 캡처]

15년째 제자리걸음인 임금 17% 인상을 요구하며 한달 넘게 파업 중인 홍콩 부두의 선박노동자들도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엔 1만여 명의 시민과 노동자가 참여해 파업 후 가장 큰 규모였다.

[출처: 화면캡처]

2만여 명의 일본 노동자들은 일본을 살리겠다고 나선 “아베노믹스”는 일본 대기업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레이버 넷>이 전한, 규제 완화로 치열해진 경쟁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시노동자, 엔화 약세로 재료비가 올라 떨어진 매출을 토로하는 영세업체, TPP와 헌법 개악에 반대하는 이들의 연대와 공동투쟁 결의가 뜨거웠다.

[출처: http://www.labornetjp.org/]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을 쟁취하며 강력한 노동운동을 보였던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은 노동절 1일 총파업을 단행하고 연료비 삭감 철회,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대중 교통을 마비시켰다. 강력한 노동운동의 압력 아래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부터 노동절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국가적 비상사태”

긴축에 멍든 삶을 지고 유럽 노동자들은 광장에 나와 정부가 몰아가는 위기에 맞섰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체코, 벨기에 등 모든 유럽 지역에서 긴축 반대 시위가 폭발했다. 그러나 긴축의 곤봉은 가차 없었고 성난 노동자들을 잡아가뒀다.

경찰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평화로운 시위대에 물포와 최루가스를 쏘고 폭력적으로 진압하며 28명이 부상을 입었고, 78명이 연행됐다.

  경찰 폭력에 부상당한 터키 시위대의 모습 [출처: http://www.defendtherighttoprotest.org/]

스페인 노동조합은 “국가적인 비상사태”라고 말하고 정부에 대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마드리드에서만 4만 명이 시위에 나섰다. 프랑스 노동자도 “긴축 반대”를 외치며 사회당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여 시위를 벌였다. 포르투갈에서도 40개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스페인 노동절에 참석한 지역 방송사 <텔레마드리드>에서 해고된 한 노동자는 “1,200명 중 829명이 해고됐다. 노동법원은 이를 적법하지 않다고 판정했지만 사측과 지역 정부는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24시간 총파업으로 긴축에 저항했다. 버스, 철도가 멈췄고 은행, 병원도 문을 닫았다. 그리스에서 18년 동안 슈파마켓에서 일한 한 노동자는 “2012년 6월 월급이 반토막 났다. 그러나 회사는 월급을 더 줄이려 하고 못 받아들인다면 나가라는 입장”이라고 분노해 말했다.

독일에서는 약 425,000명이 “양질의 노동, 안전한 연금과 사회적 유럽을 위한 우리의 날”이라는 구호 아래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아메리카, “야만이냐, 사회주의냐”

미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사회주의 정부들이 자리한 남미의 노동절은 극명하게 대조됐다.

쿠바, 베네수엘라에서는 노동절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계속되는 투쟁의 다짐이자 축제의 날이었지만, 칠레에서는 신자유주의 정부의 곤봉 아래 노동절 집회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희생됐다.

쿠바에서 수십만 명은 아바나 혁명 과장에 모여 노동절을 축하하는 한편 우고 차베스의 죽음을 애도했다.

[출처: http://aporrea.org]

칠레에서는 15만 명이 거리에 나와 피녜라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섰다. 거리에 나선 위력적인 시위에 경찰은 폭력적으로 대응하며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수천 명이 이민개혁법과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노동절 집회를 진행했다. 오큐파이월스트리트 운동은 “노동과 시민권을 위한 궐기”를 포함해 뉴욕시티에서 일련의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모두 8명이 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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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너무 달라요

    유럽권도 이제는 노동자들을 하대하는 추세네요? 단 신자유주의의 염증을 느껴 좌경화가 된 중남미일부국가에서는 노동자들이 시위를 해도 안잡아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