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의원, 국회 본회의서 ‘임을 위한 행진곡’ 불러

“5.18 망월동에서 박 대통령과 함께 부르고 싶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5월 7일 저녁 국회 본회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조용히 울려 퍼졌다. 자신의 지역구(광주 북구갑)에 망월동 5.18민중항쟁 묘역이 있는 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것이다.

5.18민중항쟁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을 추진하는 정부를 규탄하고, 5.18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본회의장 단상에 선 강기정 의원은 대형 화면에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띄워 놓고 반주도 없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강기정 의원은 노래를 부르기 전 “1982년 2월 겨울, 광주 망월동 묘지에서는 한 쌍의 영혼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5월 27일 도청에서 숨진 시민군의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였고, 신부는 5.18이 일어나던 그 전 해에 들불야학을 하다 연탄가스에 숨진 당시 대학생 박기순이었다”며 “이 두 열사의 영혼 결혼식을 기리는 노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소개했다.

강 의원은 노래를 부르고 나서 “이 곡은 창문을 담요로 가린 광주의 한 단칸방에서 몰래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로 수없이 복제돼 전국에 퍼졌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전국의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산 자들의 양심을 울렸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망월동 묘지뿐 아니라 민주주의가 있는 곳 어디서나 부르고 또 부르던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돼 정부 주관으로 진행된 첫 기념식부터 불렸다. 하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식순에서 이 노래를 제외하고 방아타령으로 대신하려다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이명박 정부 말기부터는 공식 기념노래를 새로 만든다는 명분으로 연구용역비까지 예산으로 책정해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 논란을 이어오고 있다.

강 의원은 “5.18의 흔적을 역사속에서 지우려는 일은 5공의 시퍼런 독재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5.18 정신을 계속 능멸한다면 저는 박근혜정부를 우리 정부라 부르지 않을 것이고, 용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의 가사는 ‘무기를 들어라. 시민들이여! 너희의 부대를 만들어라 진격하자, 진격하자! 그들의 불결한 피를 우리 들판에 물처럼 흐르게 하자’”라며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프랑스 국민들이 사랑하는 프랑스 국가를 보면 그 자체가 역사“라고 강조했다.

강기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올해 33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셔서 유족과 시민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5월 정신 계승 의지를 만천하에 보여야 한다”며 “5월 18일 망월동에서 기다리겠다”고 발언을 끝냈다.

강기정 의원은 지난 3일 56명의 의원과 공동발의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33주년 5.18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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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 강기정 , 임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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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태균

    이렇게 가볍게 처신하니까, 당신당 지지율이 그모양이지.

  • 독자

    용기있는 행동! 저는 의원님을 지지합니다.

  • 정의

    늘 정의와용기는 함께하는것
    누구나 용기를 내지못한다
    위선이나 명예를 버리는 자만이 진정한 국민의 대표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