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 "역사왜곡 '경기도현대사' 공무원 교재 부적절"

야당 "교재사용 중단" VS 김문수지사 "자부심 느끼게 하는 좋은책"

경기도가 뉴라이트 계열의 경제학자와 전 조선일보 주필 등에게 집필을 의뢰해 만든 공무원 교재 ‘경기도 현대사’의 심각한 역사 왜곡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5·18기념재단이 밝힌 “‘경기도현대사’의 공무원 교재 부적절” 입장 발표로, 7일 열린 278회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는 ‘경기도현대사 교육을 중단하라’는 야당 의원들과 ‘대한민국 현대사의 자부심 느끼게 하는 좋은 책, 교육중단 사유 없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입장이 격돌했다.

양근서 의원(민주통합당·안산6)은 7일 열린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김문수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5·18기념재단에 의뢰한 결과 ‘경기도 현대사’는 ‘5·18 당시 미국의 역할 및 책임 관련 왜곡된 주장을 담고 있으며 진행과정 및 피해자 현황 등도 오류가 있기 때문에 역사적 진실을 전달하는 교과서로는 부적합하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해당 책을 경기도 공무원 교육교재로 활용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전량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18기념재단은 ‘경기도 현대사’의 5·18 관련 서술이 “광주 시민에 대한 신군부의 학살행위에 대해 미국의 책임이 가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군부의 결정’이었다며 미국의 책임을 전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5·18진압작전에 투입됐던 20사단의 작전지휘권이 10·26 이후 및 5·18전후 한국군의 요청에 의해 한미연합사로부터 한국군에로 이양되었다고 하나 군 이동 및 작전과 관련해서는 미국과의 합의(협의)가 필요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근서 의원도 김지사에게 “당시 미 군부가 20사단의 투입을 승인한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책의 5·18관련 내용의 40%가 미국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일관하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위컴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인터뷰 자료를 공개했다. 1996년 2월 존 위컴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80년 광주민주화 항쟁 당시 자신이 한국군 20사단의 투입을 승인했음은 사실이나 이것이 한국 당국의 ‘합법적 요구’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5·18재단은 이와 함께 항쟁의 진행과정에 대한 서술에서 시민 무장의 정당성에 의문을 품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내용이고,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수 등 피해자 현황도 공식 자료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역사적 오류가 있다면 (교재를) 고쳐서 하면 된다. 미국 책임 부분은 저자와 내 생각이 일치하지 않지만, 객관적인 자료를 놓고 토론을 하고 학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신군부가 최대 책임자이고 미국은 묵인한 정도로 본다. 역사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미경(진보정의당‧비례)의원도 “지난 3월 임시회 때에도 왜곡된 교재로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현대사 교육을 하는 것을 중지하라고 요청했는데 그에 대한 사후 조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김 지사에게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김 지사는 “기존의 현대사 책들은 다소 패배주의가 묻어나는 반면 이 책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있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육을 중단할 만큼의 사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뉴스셀

한편, 경기도가 공무원 교재로 만든 ‘경기도 현대사’는 4·19혁명과 5·16쿠데타, 5.18광주민중항쟁 등에 대한 역사 왜곡으로 수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5·18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왜곡 외에도 ‘경기도 현대사’는 제주 4ㆍ3항쟁에 대해서는 “제주도 공산주의 세력이 대한민국의 건국에 저항해 일으킨 무장반란이었다”(대한민국편 71쪽), 4ㆍ19혁명에 대해서는 "기존의 국가체제를 부수고 새로 짓는 수준의 혁명은 아니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1980년대 등장한 좌익세력은 4ㆍ19를 미완의 민중, 민주혁명으로 규정했다"(152쪽), 5ㆍ16에 대해서는 "5ㆍ16이 일어나자 대다수 국민들은 암묵적으로 지지했다"(172쪽), "5ㆍ16 군사정변은 그 토대 위에서 국가 경제의 곳간을 채우는 역사적 과제를 추구했다"(176쪽) 등으로 기술하고 있다.

386쪽분량의 ‘경기도 현대사’의 ‘대한민국 편’은 뉴라이트 학자단체인 ‘교과서포럼’을 이끈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집필했다.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강규형 명지대 교수와 유석춘 연세대 교수, 안병직 서울대 교수, 양동안 한국학 중앙연구원, 이대근 성균관대 명예교수, 장원재 다문화콘텐츠협의회장, 류근일(전 조선일보 주필)씨 등도 대부분이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오는 7월부터 이영훈 교수를 직접 강사로 초빙해, 경기도 현대사를 경기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교재로 사용할 예정이다. (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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