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빈민지역 폭동, “우리에겐 복지가 없다”

스웨덴 4일간 소요사태...차량 30대, 학교 방화, 경찰서 습격

“복지국가”로 이름난 스웨덴에서 도심 외곽지역 청년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이는 2005년 말 차량 8,973대가 불타고 2,888명이 체포된 프랑스 청년들의 소요사태와 비견된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부 외곽에 있는 소도시 허스비(12,000명 거주)에서 3일간 청년들의 소요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21일 밤 수백 명의 청년들은 차량에 불을 지르고 건물 유리창을 깨며 폭동에 나섰고 진압 경찰에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소요사태는 다른 지역까지 번져 경찰서 한 곳이 침탈당했고, 학교 등 공공건물 수 채가 불길에 휩싸였으며 30여 대의 승용차가 불탔다. 경찰은 청년 10명을 체포했다.

[출처: http://www.jungewelt.de/ 화면 캡처]

폭동은 스톡홀름 외곽지역 허스비에서 경찰이 69세 남성을 사살하며 촉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이 칼로 위협했기 때문에 경찰의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23일 <융에벨트>에 따르면 허스비는 스톡홀름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으로 평가된다. 스웨덴 이주민 비율은 평균 15%이지만 허스비에서 이 수치는 60%를 넘어선다. 높은 실업률, 치솟는 임대료,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 조건 때문에 스웨덴에서는 “사회적 화약고”로 평가됐다.

<융에벨트>는, 스웨덴은 “복지국가”로 이름났지만 사실 1990년대부터 사회복지비를 대거 삭감해왔다고 전한다. 이에 따르면 대도시들에서는 사회적 분리 현상이 증대됐고, 가난한 외곽도시에서 공공 인프라는 줄어들었다. 이주민의 청년실업률이 증가했고, 허스비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년실업률을 보였다.

사회적 요구와 권리를 위해 스톡홀름 위성도시 청년들이 결성한 사회단체 “메가폰”은 현지 소요사태를 언론이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폭동은 장기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적합한 방법은 아니지만 사회적 결핍과 구조적 인종주의에 대한 반응이라는 견해다.

이들은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하고 인종주의적 욕설을 해왔다고 지적한다. 메가폰의 한 활동가는 “허스비 주민은 지속적으로 굴욕당해 왔다”며 “우리는 경찰과 정치인들에게 대화의 기회를 주었으나 그들은 우리를 완전히 무시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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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너무 달라요

    복지국가 스웨덴도 결국 천사는 아니라는게 실감나네~!